"'아파트멘터리'는 서울의 주요단지 300여 곳에서 리모델링을 시공했어요. 리모델링이라는 게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이 고스란히 녹아 드는 작업이라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하게 됐죠. 그렇게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해당 소비층이 원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론칭하기 시작했어요. '그란'이라는 타올 브랜드의 경우 아무런 광고를 하지 않았는데 론칭 첫날 '이르마홈'에서만 1억원이 넘게 팔리는 걸 보고 확실히 시장이 있다고 느꼈죠."
아파트멘터리는 윤소연 대표가 지난 2016년 설립한 토털 리빙 인테리어 회사다. '아파트'와 '다큐멘터리'라는 단어를 더해 획일화된 공간이 아닌 자신의 개성과 라이프스타일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겠다는 철학을 담았다.

"살고 있던 아파트를 리모델링 하기로 하고 공사부터 스타일링까지 셀프로 집을 고쳤어요. 그 과정을 '칼슘두유'라는 이름으로 블로그에 올렸는데 의외로 많은 분이 찾아주셨어요. 방문자가 늘어 파워블로거로 이름이 알려지며 책을 출간했죠. 그런데 카메라 뒤에 서는 사람이고 싶어서 방송사 PD를 선택했을 정도로 나서는 걸 즐기지 않은 터라 인플루언서로서의 삶은 성격에 맞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아파트멘터리'라는 브랜드를 앞세우고 저는 경영자로 한발 뒤에 서 있어요. 여전히 '칼슘두유'를 기억하는 분들도 있지만 이제는 '아파트멘터리'라는 브랜드를 찾아오시는 분들이 80% 이상 되는 것 같아요. "
아파트멘터리는 2018년부터 기존 리모델링 사업을 라이프스타일 영역으로 확장했다. 아파트 생활에 필요한 감도 높은 아이템을 공급하는 PB를 론칭하기 시작한 것. 베딩을 시작으로 타올, 린넨, 가구 등 어느새 8개가 됐다. 특히 지난 2016년 소프트뱅크벤처스의 시드 투자 이후 매년 평균 250%씩 성장해 누적매출 100억원을 달성, 그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8월에는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저희가 진행하는 리모델링은 평균 4500만원 정도 비용이 소요되는 아주 큰 소비예요. 당연히 쉽게 결정하고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는 아니죠. 큰 비용을 들이지 않더라도 브랜드를 좋아하는 소비자들이 공감대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아이템을 고민하다가 생활에 필요한 제품을 PB로 만들기로 했어요. 그리고 '이르마홈'이라는 커머스 플랫폼을 인수해서 해당 브랜드를 선보일 수 있는 세일즈 채널을 확보했죠. 라이프스타일 시장의 가능성을 높게 본 투자사가 힘을 실어줬고, 이를 기반으로 하나둘 PB를 론칭하다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리튼'은 아파트멘터리가 추구하는 공간에 대한 철학을 담아 선보이는 디자인 가구, 조명, 패브릭 브랜드다 |
◇ 리모델링-라이프스타일 아이템 유기적으로 연결
아파트멘터리가 선보이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가장 큰 특징은 생산자나 디자이너의 시각이 아닌 소비자의 시선에서 상품을 제작한다는 것. 예를 들어 데드스페이스에 어울리는 가구가 시장에 없다는 걸 알고 해당 공간에 가장 적합한 가구를 출시하는 것이다.
"한국 아파트에는 복도 끝, 화장실 앞 등에 활용하기 애매한 데드스페이스가 나와요. 아파트멘터리는 공간디자이너의 시각에서 그곳에 어울리는 크기와 높이와 폭을 모두 갖춘 가구를 기획해요. 가구 디자이너가 봤을 때는 단순할 수 있지만 소비자에게 '이게 내가 원하던 거야'라는 반응이 나오더라고요. 그렇게 론칭한 책장을 특별한 티징도 없이 인스타그램에만 올렸는데 첫날 매출이 5000만원이 나왔어요. 리모델링 현장 사진에 해당 상품이 종종 노출됐는데 비슷한 구조에 살고 계신 소비자들이 꼭 사고 싶은 아이템이었던 거죠."
그렇게 하나둘 선보인 아이템이 호응을 얻으며 이제는 전체 매출 비중의 30%를 넘게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올해는 보다 적극적인 전략을 펼쳐 라이프스타일 분야의 비중을 5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리모델링-라이프스타일 아이템-이커머스 구조로 사업구조가 완성되면서 멤버십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혜택을 제공하고 브랜드 로열티를 전달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리모델링과 라이프스타일 아이템, 두 가지 분야를 모두 전개하니 아파트멘터리에서 리모델링을 진행하신 분들이 PB로 집안을 채우고, PB 아이템을 사용해보신 분들이 리모델링할 때 아파트멘터리를 찾는 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어요. 저도 최근에 이사하면서 아파트멘터리를 통해 집을 리모델링하고, 저희가 선보이는 PB 제품을 하나 둘 채워 넣으면서 직접 사용하고 있는데 만족도가 높아요. 많은 분들이 이러한 편안함을 함께 즐기셨으면 좋겠어요."
현재 아파트멘터리가 전개하고 있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는 자사몰인 '이르마홈' 외에 CJ몰, 10꼬르소꼬모, 29CM 등의 온라인 채널에 입점해있다. 특히 29CM에는 입점하자마자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에서 주간 랭킹 1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아직은 온라인 채널에 집중하고 있어요. 저희가 선보이는 아이템은 최저가를 지향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어서 왜 더 비싼지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상세설명에 상품에 관해 '구구절절' 설명하는 통에 소비자들이 농담반진담반 '읽다가 스크롤압박이 느껴진다'고 할 정도예요. 하지만 더 좋은 퀄리티의 아이템을 만들기 위해 저희가 신경 쓰는 부분을 소비자들도 알고 사용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그러한 정보를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채널이 시공간의 한계가 없는 온라인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오프라인 공간을 운영하는 비용은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되잖아요. 좀 더 성장하면 오프라인을 통해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지만 지금은 온라인 채널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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