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록 발란 대표
ERP 활용…노후화된 유통구조 혁신
해외 럭셔리 온라인 쇼핑 플랫폼 발란이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받아 주목을 끌었다. 또한 콧대 높기로 소문난 부티크까지 사로잡았다고 하니 놀라울 뿐이다. 론칭 5년차 100만명 이상의 국내 소비자를 확보한 최형록 발란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학생 때부터 돈을 모아 명품을 구매했습니다. 남들과 비슷하게 대부분 해외직구를 이용하거나 유럽 현지에서 구매했습니다. 하지만 해외 직구는 배송부터 시작해 정품 여부, 천차만별인 가격, 터무니없는 서비스 등 불편한 점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시장 흐름에 맞춰 해외 명품 플랫폼을 시도, 유럽의 편집숍을 이커머스화 한 것이다. 이어 그는 "아시아 명품 시장이 약 100조원입니다. 이 가운데 한국이 약 14조원, 이 중 서울이 11조원을 차지합니다. 충분히 매력적인 시장인 거죠."

◇ ERP시스템으로 부티크 40곳 제휴, 이탈리아 현지 법인 설립
최 대표는 시장 개척을 위해 우선 제휴할 만한 부티크를 찾는 데 주력했다. 부티크는 브랜드에 독점적인 도매 구입 권한을 가진 유럽 도매상으로, 한 부티크가 많게는 수십 개의 편집숍을 보유하고 있다.
"피렌체, 베니스, 시칠리아 등에 위치한 유명 부티크와 제휴를 맺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습니다. 한국 럭셔리 마켓 규모가 매우 크다고 설득하기도 했지만 꿈적도 하지 않더라고요."
연이은 거절에 지쳤을 무렵 ERP 시스템이 완성됐다. 부티크와 판매 플랫폼의 재고관리 시스템을 통합하고, 데이터를 토대로 판매 추세까지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소개하자마자 현지 부티크의 반응이 달라졌다. 그 결과 40여개의 부티크와 제휴하게 됐다."
이어 그는 "유럽의 부티크들은 아직도 노후한 방식으로 경영을 하다 보니 저희가 제시한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이 반응이 좋았다"며 "상품 등록 자동화를 비롯해 실시간 재고 확인, 주문 및 배송 진행 상황 등 스피드한 업무 개선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 줬다"고 말했다.
따라서 발란과 제휴한 부티크는 40곳. 이들이 보유한 편집숍은 200여곳에 달한다. 여기에 센스닷컴, YNAP, 24S닷컴, 국내에서는 한스타일 닷컴과 롯데 톱스 등 영향력 있는 E-리테일러를 확보해 496개의 브랜드와 57만개에 달하는 다양한 상품군을 확보하게 됐다.
럭셔리 온라인 쇼핑 플랫폼 '발란' |
발란의 ERP 시스템은 발란과 유럽 현지의 부티크를 잇는 '허브'다. 현지 부티크에서 판매한 상품의 재고를 자체 시스템에 기록한다. 기록은 발란의 ERP 시스템에 즉각 공유되며, 소비자에게 노출되는 발란의 상품 재고 현황도 자동으로 변경된다. 가품 의혹을 방지하기 위해 발란은 상품 설명마다 동영상을 첨부한다. 또한 챗봇 서비스를 실시해 고객 만족이 증가했으며, 명품 전문 퍼스널 쇼퍼 팀을 신설해 신뢰도를 확보했다.
이미 국내에도 명품 이커머스 선두 기업이 몇몇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 낡은 운영 방식에 멈춰 있었던 것.
그는 "일례로 상품 정보 수집에 대한 어려움, 신뢰도, 할부 불가, 느린 배송 및 교환 반품 불가 등 문제점들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발란은 요즘 ERP 시스템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의 ERP 시스템은 부티크들에 어떤 상품이 가장 많이 팔리며, 앞으로는 어떤 상품이 주로 팔릴 것으로 예측되는지를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제공한다. 앞으로는 상품 이미지만 입력하면 알아서 관련 판매 전망을 예측하는 형태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이를 위해 발란은 내년 이탈리아에 법인을 설립, 현지 ERP 회사를 인수해 좀 더 고도화된 서비스를 선보일 방침이다.
발란은 IT 기술 바탕으로 챗봇을 활용한 퍼스널 쇼퍼, 실시간 배송 알림, 검수 및 패키징, 픽업 수선 서비스까지 가능하다 |
◇ 럭셔리 이커머스, 밀레니얼 저격... 인플루언서·중고 명품 시장 진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발란은 2030 밀레니얼 세대에게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특히 20~29세 40%, 30~39세 30%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젊은 고객이 주를 이루고 있다. '발란'은 오픈한 첫해 27억원의 매출을, 지난해에는 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서비스를 개선해 8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발란은 이 같은 반응에 힘입어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콘텐츠 강화에 나선다.
"올해는 콘텐츠 강화에 주력할 것입니다. 특히 구매 영향력을 갖춘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콘텐츠를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젊은 소비자의 구매 패턴을 활용해 중고 명품 시장 진출도 고려 중입니다"
이은수 기자
les@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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