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정 「제시뉴욕」 감사
“디렉터이자 오너의 두 가지 역할을 어떻게 조율해 나가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개인적으로 패션은 좋은 상품을 제안한다는 한 가지 중심에 고정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디렉터와 오너의 관점을 떠나서 그 중심을 지키기 위해 직접 발로 뛰고 노력하는 거죠.”
「제시뉴욕」의 남희정 감사는 시원시원하게 자신이 생각하는 패션에 대해 말한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좋은 상품을 만들고 제안하는 것이 좋은 브랜드고, 자신은 그런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항상 노력할 뿐이라는 것이다. 남 감사는 생산 기지를 직접 발굴하고 기획에 직접 참여하는 행동파다. 직원들과 함께하는 자세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투명 경영을 가능하게 해줘 자신의 가장 큰 경쟁력이 된다고 한다.
중가시장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캐릭터 브랜드인 「제시뉴욕」이 벌써 9년차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다른 브랜드 전개, 멀티숍 운영 등 다양한 일을 진행했지만 현재 그녀는 「제시뉴욕」의 볼륨화와 성장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그녀의 목표는 「제시뉴욕」을 1천억원대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것. 우선은 55개를 운영하고 있는 매장을 4월 말까지 65개로 늘릴 계획이다.
“이런저런 다른 사업을 전개하면서 고민도 많이 하고 시행 착오도 많이 겪었어요. 어떤 매장이든지 콘셉트가 없이 뒤죽박죽인 매장은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한다는 점도 배웠죠. 그동안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는 지금껏 저 자신과 함께 성장해 온 브랜드 「제시뉴욕」에 올인할 겁니다.”
남 감사가 생각하는 「제시뉴욕」은 재미있고 항상 새로운 브랜드. 확실한 자신만의 아이덴터티를 가지고 있으며 트렌디 아이템을 놓치지 않고 소비자들에게 제안하고자 하는 것이 그녀의 바람이다. 또한 중가 브랜드지만 캐릭터성이 강한 아이템으로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것을 브랜드의 장점으로 여긴다.
섹시하면서 시크한 이미지의 이 브랜드는 이번 시즌 여성스러운 ‘우먼 라인’을 출시해 브랜드의 중심 라인이며 기존의 판매 위주 상품으로 구성된 ‘뉴욕 라인’, 섹시하고 캐주얼한 스타일의 ‘지지 라인’(Gorgeous & Glamorous)과 함께 전개하고 있다. 올 봄 여성스러운 트렌드에 맞춰 유연성 있게 제안해 준 우먼 라인은 다른 라인보다 20% 정도 높은 가격임에도 뉴욕 라인과 비슷한 매출을 올리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남희정 감사는 매시즌 기획 초반에는 어떤 아이템을 만들어야 할지 고민을 거듭한다. 이번 시즌 어떤 스타일의 아이템이 유행할지, 어떤 색상과 소재의 아이템이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 수 있을지. 소비자들의 반응을 미리 알 수 없는 패션산업의 특성상 기획은 그녀가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다. 때로는 전개할 스타일이 전혀 떠오르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막상 기획에 들어가면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고민이 된다고 한다. 그녀가 타고난 디자이너이기 때문일까. 품평회 때 어떤 아이템을 빼야 할지 결정하기가 너무 힘들다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옷을 좋아했다는 남 감사는 생일, 크리스마스 때마다 선물로 옷을 받고 싶어했다고 한다. 한번은 그녀가 몰래 선물 꾸러미를 살펴본 적이 있었다. 포장 사이로 살짝 보이는 천 조각에 그녀는 부모님이 옷을 사주셨다고 생각하고 들떠서 기다렸다. 하지만 막상 포장을 풀자 안에는 인형이 들어 있었다. 그때 남 감사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려 부모님을 당황하게 했다.
피는 못 속이기 때문인지 일하는 엄마가 멋져 보였기 때문인지 올해 15세인 그녀의 큰딸도 입버릇처럼 “장래 희망은 디자이너”라고 말한다.
그녀는 올해 10세, 15세 된 두 딸의 엄마다. 출장도 잦고 늦게 끝나는 날이 많은 일과 가정을 병행하는 생활이 벅차지는 않은지 묻는 질문에 그녀는 역시 시원시원한 말투로 “일 하는 엄마가 자녀들에게도 존경을 받는다고 생각한다”고 답한다.
“저는 후배들에게도 일을 그만두지 말라고 합니다. 아이들도 일하는 엄마를 보면서 독립적이 되고 자신의 꿈을 키워갈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대신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적기 때문에 함께하는 시간만큼은 많은 대화를 하고 친구처럼 친하게 지내려고 노력하죠.”
지난해 11월 중국 상하이에 지사를 세우면서 남 감사의 출장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상하이 지사는 생산기지 확보와 중국이라는 넓은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 이루어졌다. 이미 기획실 인원의 절반은 물론 생산부장, 디자인실장이 상하이 지사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현재 스팟 아이템도 생산이 가능할 정도로 정비된 상태다.
“브랜드는 계속해서 새로운 고객을 만드는 게 가장 커다란 과제잖아요. 새로운 고객을 만들기 위해서는 결단력과 추진력을 갖춰야 하고 중국 지사 설립도 그런 관점에서 이루
신수연 기자
ssy@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