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호 탑스어패럴 대표이사 상무
“구성원이 스스로 문제점을 찾아 해결하는 주도적인 조직을 만들겠다.”
“시장 상황과 소비자 변화에 맞춘 새로운 접근에 힘쓰겠다.”
“문화를 함께 파는 브랜드를 만들겠다.”
전문경영인으로 탑스어패럴을 맡을 무렵인 지난해 초 인터뷰에서 밝힌 김기호 상무의 다짐이다.
그로부터 1년여가 지난 최근. 다시 만난 김 상무는 당시와 같은 말을 반복했다. 1년 전과 다른 점은 말뿐이 아닌 구체적인 성과와 함께라는 것일 뿐….
김 상무는 불과 1년 6개월 전만 해도 패션과 전혀 무관한 일을 했다. 당시 그는 엔지니어 출신으로 한국전력에 오랫동안 근무하다 퇴사해 조그만 한전 하청업체를 수년째 운영하고 있었다.
패션과의 인연은 2004년 말 탑스어패럴이 수출업체인 위더스에 인수되고 전문경영인으로 합류하면서부터다.
패션은 신참, 경영은 전문가
김 상무가 경영을 맡은 이후 탑스어패럴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회사도 삼성동으로 옮겨 새출발했다.
패션에는 신참(?)이지만 경영에 있어선 전문가인 그의 역량은 이 기간 동안 유감없이 발휘됐다.
주요 백화점 철수 얘기까지 나돌며 위태했던 「꼬즈꼬즈」를 신선한 마케팅과 아이템 확대로 안정화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매장 수도 1년 만에 31개에서 45개로 늘렸다. 백화점이 출점해 있지 않은 김해, 경주, 영주 등 중소도시에 대리점도 내 수익구조를 개선시켰다.
지난해 말부터는 현지 파트너를 통한 해외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이다. 올 초 「모크베이비」로 러시아에 진출, 모스크바 중심가에 있는 한 백화점에 매장을 냈다. 내달 2일에는 홍콩에 있는 유명 쇼핑몰 오션스토어에도 매장을 낸다. 4월 5일부터 열리는 프리뷰인상하이에도 유아동 브랜드로 유일하게 참가한다.
경영자는 더 큰 시장으로 길을 내는 사람
김 상무는 시장 상황과 소비자 변화에 맞춘 새로운 접근을 통해 신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탑스어패럴의 두 브랜드에서 하고 있는 새로운 시도와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 모두 이러한 그의 철학에 따른 것이다.
“지금 우리가 있는 시장은 연못에 불과하다. 이곳에서 물고기를 키우면 어느 순간 자라 연못이 좁게 느껴지고, 이 상황이 되면 큰 물고기들은 살 수가 없다. 연못을 관리하는 사람은 이 상황이 되면 큰 물고기를 작은 물고기로 바꾸게 된다. 큰 물고기가 살기 위해서는 연못을 강과 연계해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한다. 경영자는 이처럼 연못을 강과 연결하고 다시 강을 바다로 연결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 상무는 스스로 문제를 찾아 해결하는 주도적인 조직에 대해서도 강조한다. 그 역시 이러한 조직문화를 만들고 실천하는 데 앞장 서왔다. 탑스어패럴을 맡은 초창기에는 전략회의 방식을 상사 주도 하달식에서 직원 스스로 해결 방안을 제안하는 상향식으로 전환했다. 지난해에는 지방 전 매장을 각각 4번씩 방문하는 파격적인 행보도 폈다. 해외 시장조사 때에는 젊은 직원들이 못 따라다릴 정도로 발품을 많이 파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의 이러한 경영관은 탑스어패럴 이전 한전 하청업체를 경영하던 때부터 비롯됐다.
작지만 대기업 하청업체라 큰 어려움이 없던 당시, 오더가 안정돼 있기에 회사의 수익 여부는 불량률을 줄이는 것에 좌우됐다. 그는 불량률을 줄이기 위해 수익을 비율에 따라 직원들과 공유하는 파격적인 나눔의 경영을 폈다. 이 후 생산성은 몰라보게 개선됐고 직원들의 업무 방식도 주도적으로 바뀌는 성과를 거뒀다.
유행은 수용하지만 디테일은 우리 것
김 상무는 패션 경영자로 뚜렷한 자기 철학도 갖고 있다. ‘유행은 최대한 수용하지만 이를 풀어내는 데 있어서는 반드시 브랜드만의 색깔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그의 패션철학은 「모크베이비」가 최근 출시 준비중인 주얼리와 인형 등 액세서리 상품에도 잘 나타나 있다. 빠르면 5월부터 출시될 주얼리 상품의 디자인을 산업대 교수이자 장식디자인 전문가인 조정희와 제휴해 풀기 때문. 생산도 기존 남대문 업체가 아닌 일본 유명 브랜드에 납품하는 업체에게서 공급받는다.
김 상무는 “「모크베이비」는 럭셔리한 유아복을 지향한다.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 해외 유명 브랜드와 견주기 위해서는 세세한 부분에 있어 우리 브랜드만의 가치를 담을 수 있어야 한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문화를 담는 게 중요
김 상무는 “문화와 이미지를 함께 제안해 옷 이외의 또 다른 가치를 팔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에 러시아와 홍콩시장 마케팅 전략을 달리한다. 왕가의 전통이 살아 있는 러시아는 고풍스러운 귀족 이미지로 어필한다. 왕가의 기풍을 한국적 미가 가미된 장식 디자인을 통해 제안해 갈 계획이다. 카탈로그도 앨범 형태로 제작해 고급스러움을 더했고,
박찬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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