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엔느(PARIENNE)'가 초저가 전략으로 실버 마켓에서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 브랜드의 이번 겨울 베스트셀러인 양모 코듀로이팬츠는 11만8435장을, 2위 웰론 베스트는 9만장, 3위 날염 반폴라티셔츠는 6만4320장을 팔았다. 잘 알려진 브랜드도 아니고 '파리엔느'란 간판을 걸고 있는 매장이 30여개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이다.
'파리엔느' 사업은 이성환 대표가 2011년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본격화했으며, 초기에는 동대문에서 제품을 사입해 '이동우' '마드모아젤' '쥬비드' '앙페르' 등 노면상권 점포에 위탁사입으로 공급하는 방식이었다. 첫 해 2억원에서 시작한 거래 규모가 2년차 10억원, 4년차 50억원, 5년차 50억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했으며, 급기야 지난해는 출고가 기준으로 200억원대를 기록했다.
'파리엔느'의 가파른 성장 배경에 대해 이성환 대표는 "제품 공급자들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긴밀한 제휴"를 첫번째 비결로 밝혔다.
그는 "1년차는 1인 기업으로 시작했지만 3년차부터 중국으로 소싱처를 이전했다. 초기에는 이유 푸텐시장이 주 공급처였는데, 이윤정 다샘 대표와 김복환 KTS 대표를 만나면서 생산 경쟁력 높은 중국 공장들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성환 파리엔느 대표 |
◇ 동대문은 공임 2000원, 우리는 1000원에 생산
이 대표는 생산공장과 거래 시 공임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을 먼저 찾았다. 예를 들어 바지 한 장 공임이 2000원인 공장 사장은 월수입 500만원이면 만족한다고 한다. 그러면 이 대표는 월 500만원을 고정 지급하기로 하고, 공임을 1000원으로 계산해달라고 요구한다. 이럴 경우 초기에는 손해지만 물량이 안정적으로 공급되면서 매일 7시간(5일) 노동시간을 지키고도 3개월 이전에 실지급액이 공임 1000원에 맞춰졌다고 한다.
이 대표는 "공장은 오더만 예측되고 공 치는 날만 없으면 공임을 줄일 수 있다. 우리는 협력업체를 같이 성장하는 파트너로 생각했기에 시장경쟁력 있는 소싱력을 만들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원단 구매도 같은 방식이었다. 통상 1야드를 생지로 구매하면 5000원이지만 가공하면 1만3000원, 도매 상가에서는 더 비싸진다. 이 대표는 일단 자본을 투입해 생지 상태에서 1만장 단위로 구매해 가공처리한다. 물론 리스크는 있지만, 동대문 도매시장에 비해 많게는 50% 저렴하게 구매 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제조원가를 원단에서 50%, 공임에서 50% 절감함으로써 높은 공급경쟁력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이성환 대표는 "총알이 좋으면 대충 쏴도 맞는다고 생각하고, 최고의 가성비를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 이제 '파리엔느'는 기본물에서는 최고의 가성비를 갖췄다고 판단되고 앞으로는 특정 아이템 중심으로 소비자 선택폭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남다른 추진력으로 1인 기업에서 200억원대 기업으로 성장시킨 이성환 대표 |
◇ 월 1500 팔아도 남는 구조입니다현재 '파리엔느' 브랜드 간판을 달고 있는 점포는 30여개, 제품을 사입하는 특약 점포는 400여개 운영되고 있다. 1월말에는 부산 덕천역에 190㎡(60평) 규모의 직영점을 오픈했고, 이달 5일에는 서면역에 132㎡(40평) 규모의 직영2호점을 오픈했다. 직영점은 마케팅 차원에서 투자고, '파리엔느'의 유통 전략은 실제 판매력이 좋은 판매자와 연대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한다.
이 대표는 "흔히 '마담복'으로 통칭되는 실버 마켓은 수요가 줄었다고 생각하지만, 고령화로 인해 큰 변화는 없다. 다만 공급 브랜드가 줄었고, 이 시장은 트렌드 민감도가 낮아 재고율이 높지 않다. 실제 주 고객은 7080이 많고, 5060까지 커버되고 있다. 특히 이 시장은 가격에 민감하기 때문에 유통비용을 최대로 낮추는 것이 관건"이라며, "'파리엔느'는 '크로커다일레이디스'보다 50%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이 목표고, 이를 실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파리엔느'는 매장 개설 시 '월매출 1500만원'으로도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예를 들어 소매가 10000원인 바지의 제조원가는 4,600원. 이를 본사에 5000원에 공급하고, 본사는 사입 매장에 6000원, 위탁 매장에는 7000원에 공급한다. 본사는 70%를 소진하면 원가를 회수하게 되고(시즌 평균 판매율 80%), 약 20% 재고를 다음 시즌에 30% 할인 판매함으로써 이익을 남긴다는 것이 이 대표의 주장이다.
이 대표는 "일반적인 기업은 마크업 개념으로 접근하지만, 우리는 10초에 1장씩 팔리기 위한 소비자 욕구에서 출발한다. 이를 위해서는 제조에서부터 본사, 판매자에 이르기까지 거품을 걷어내야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파리엔느'는 최근 '마담드815'란 이커머스 전용 브랜드를 출시했다. '파리엔느'의 소싱력을 기반으로 11번가, G마켓, 하프클럽, 애터미 등 신규 채널을 활발하게 공략하고 있다. 오프라인과 마찬가지로 온라인에서도 매스 마켓을 가격으로 공략할 방침이다.
◇ 이젠 조직, 시스템 정비로 승부해야죠이성환 대표는 현대자동차 출신의 패션 경영자다. 출발부터가 감성보다는 "무조건 잘 팔아보자"가 철학인 만큼 여느 패션기업 경영자와는 달랐다. 이 회사는 올해 출고가 기준 300억원을 바라보는 탄탄한 중소기업으로 성장했다. 이에 2년 전에는 인동어패럴에서 13년 근무한 김승환 씨를 사업 총괄 본부장으로 영입했다. 이후 MD팀을 중심으로 내부 시스템을 재정비했으며, 물류 시스템에 투자했다. 김 본부장은 입사 초기 4개월간 물류팀에서 일하며 '파리엔느'의 역발상을 익혔으며, 그 과정을 거친 후에 본부장으로 출근함으로써 전직원의 화합과 변화를 리드하고 있다.
이성환 대표는 "'파리엔느'는 설립 이후 한번도 급여와 결제를 미루지 않은 것을 신뢰로 삼았다. 이를 기반으로 협력업체와 판매점과 동반 성장한 만큼 지금부터는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가 브랜드를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가치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정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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