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간 무분별한 싸움에 셀러들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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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쿠폰 배포 및 소통 부재 문제 수면 위로

2020-02-21 오전 7:31:46


패션 쇼핑앱들의 외형 확장 전략이 소호 셀러들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면서 플랫폼과 셀러들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패션 이커머스 기업들은 지난해 11월 블랙프라이데이부터 연말 할인, 지난 1월 설날 연휴까지 이어지는 쇼핑 대목에 소비자들에게 제공한 할인 쿠폰이 셀러들의 수익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져오면서 셀러들의 불만이 생겨나고 있다.


플랫폼 간 쿠폰 전쟁이 셀러들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플랫폼마다 추구하는 최저가 정책과 무료배송 역시 셀러들에게는 부담이 되는 요소다. 최저가 맞춤 정책으로 자사몰보다 더 낮은 가격에 판매할 수 밖에 없어 고객들의 자사몰 유입 비중이 줄어든 데다 무료배송이 붙은 상품의 배송비는 고스란히 셀러들이 떠맡고 있다.


블로그 마켓을 운영 중인 한 셀러는 "지난해 쇼핑앱에 입점하면 집객력이 좋아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잘나간다는 앱에 입점했는데 수수료와 쿠폰 할인 등이 겹쳐지면 판매가가 사입 가격보다 떨어지는 일이 발생해 적자를 볼 때가 많다"고 말했다.


◇ 쿠폰 전쟁,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
인플루언서 셀러들이 대거 입점해 있는 쇼핑앱은 10~30대 여성 소비자들의 지지를 받으며 최근 높은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소비자들에게 과감한 할인 혜택을 주고 실구매를 유도하고 거래액을 부풀리려는 전략이 결국 셀러들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


최근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는 쇼핑앱들은 입점 셀러들에게 10% 미만의 서버이용료 겸 수수료를 가져간다. 기존 오픈마켓(평균 13%)과 소셜커머스(평균 10~15%), '무신사' 'W컨셉' 등 플랫폼들에 비해 저렴하다. 또한 보다 정밀하게 구매 욕구가 있는 고객 매칭들과 만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하지만 이들 쇼핑앱에 입점한 셀러들은 동대문에서 물건을 사입해 판매를 하는 소호몰이 대다수다. 그만큼 판매 물량이 브랜드보다 많지 않으며, 사입한 가격보다 마진을 남겨야 한다. 특히 최근 설 연휴 전 일주일에 한 두번씩 가격별 5만원부터 1만원까지 도합 8~10만원 상당의 쿠폰을 배급하면서 이달 다수의 셀러들이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겨울아이템이 주력인 셀러들은 피해가 더 크다. 브랜드들에 비해 판매 배수를 1.5~2배 내외로 잡을 수 밖에 없는 소호 셀러들은 사입 단가가 높은 아우터들을 제때 제 가격에 팔지 못하면 그대로 적자와 재고 부담을 떠안게 된다. 여기에 자사몰 구축이 안됐거나 홍보를 할 여력이 없는 셀러들은 적자를 보더라도 퇴점을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것이다.


한 셀러는 "이번 겨울 핸드메이드 코트 판매를 기획했고 6만원 단가로 사입, 10만원에 판매가를 잡았지만 5만원 쿠폰이 고객들에게 뿌려지면서 절반인 5만원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이렇게 되면 사입 비용 만원에 5만원 쿠폰의 50% 분담 2만 5000원을 더해 결론적으로 적자가 발생하는 것이다. 여기에 배송비까지 더하면 손해는 더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셀러는 "앱 본사에서 할인 쿠폰 비용의 50%를 부담하고 있지만 전부 부담해주고 있지 않다. 쿠폰 발행이 된 것조차 모르고 정산 내역을 확인할 때 쿠폰이 적용된 것을 확인할 때도 많다. 이렇게 되면 적자가 나는 것은 물론이고 다음 판매 아이템을 기획하는데도 차질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각 쇼핑앱에서 제공하는 파트너 솔루션을 이용하는 셀러들을 과도하게 전면에 노출시켜 미이용 셀러들에게 제한을 주고 있다고도 주장하는 상황이다.


◇ 소통 부재, 플랫폼-셀러 간 갈등 불붙여
최근 브랜디에서 쿠폰 발행 관련해 이슈가 발생했다. 브랜디에 입점한 일부 셀러들은 "쿠폰 발행에 대해 어떠한 공지도 듣지 못했고 정산 내역을 받아보고 알게 됐다"라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한 이 셀러들은 플랫폼 측에 불만을 토로 했으나 "정책상 어쩔 수 없다"라는 답변만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셀러들의 불만이 커진 이유는 제대로 된 동의를 구하지 않은 쿠폰 발행과 이들의 심정을 헤아리지 못한 답변 때문이다.


한 셀러는 "기업이 커가면서 내부적인 지침들이 변화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셀러들의 수익성을 해치고 이러한 부분을 사전에 미리 동의 없이 통보했다는 것이 화가 난다"라며 "공지사항에 있긴 하지만 개별적으로 문자나 메일 등 제대로 된 내용을 전달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셀러는 "입점할 때 만해도 매출이 오를 것이라는 이야기만 했지 이런 정책 변화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 도저히 손해보는 구조에서 판매를 이어갈 수 없어 휴점을 신청해도 서버이용료는 내야 한다. 여기에 대해 문의해도 답변은 '어쩔 수 없다'가 전부였다"고 말했다.


한편 브랜디 관계자는 "입점한 4000여 셀러들에게 전부 사전에 동의를 구했지만 소통 방식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초기 셀러들과 논의를 거쳐 수수료를 인하하면서 상생을 추구했지만 회사가 커가는 과정 속에서 내부적인 정책이 바뀌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변동 사항에 대한 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던 점을 인정하고 소통과 상생을 이루기 위해 셀러들의 불만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 공정거래위원회, 온라인 거래관행 살펴야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부터 쇼핑앱에 입점한 셀러들에게 온라인 거래 관행에 대한 상담 문의가 늘어났다고 밝혔다. 올해 초 실시한 설문에서도 온라인쇼핑몰과 거래하는 납품업체에서 판매촉진비 떠넘기기와 같은 피해를 본 사례가 많다는 결과가 나왔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규모유통업법에 따르면 대규모유통업자는 판촉행사에 소요되는 비용을 납품업자에게 부담시킬 때 납품업자와 사전에 서면으로 약정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또한 판매촉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에 따라 분담 비율을 정해야 하고 그 비율은 50%를 초과할 수 없다. 허나 온라인 분야에 맞춘 명확한 시스템이 아직 갖춰지지 않아 기존 시행령들을 적용하기 어렵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최근 온라인 유통 분야에서 거래 규모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공정위에서도 이 시장의 거래 관행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쇼핑앱의 경우 오픈마켓이나 소셜커머스와 같이 대규모유통업법에 해당되는지에 대한 기준이 아직 명확하지 않아 기업 차원에서 상생할 수 있는 거래 관계를 먼저 구축하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한 셀러의 쇼핑앱 정산 내역. 1월 주문 34건 중 30건에 플랫폼에서 발행한 쿠폰이 적용됐다




서재필 기자
sjp@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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