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 컴퍼니빌더로 발판 마련
코오롱인더스트리FnC·플라톤벤쳐스, M&A 시동
무신사 파트너스·슈퍼홀릭, 전략적 투자
올해도 패션기업 투자가 한창이다. 패션 메이저들까지 투자에 적극 나서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
올해도 패션기업 투자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그동안 VC를 중심으로 한 금융권 투자가 대부분이었다면 올해는 패션 메이저들이 성장 가능성이 있거나 아이덴티티가 돋보이는 브랜드에 투자가 늘어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패션 메이저들은 내부에서 개발한 콘텐츠와 사업 모델로는 더 이상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현실을 직시하면서 성장 잠재력 높은 브랜드를 발굴해 투자하고 있다.
온라인 중심으로 유통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명확한 아이덴티티와 슬림한 경영 구조가 매력적인 강소 브랜드에 주목하고 있다. 여기에 대기업의 체계적인 내부 시스템과 풍부한 자본을 접목, 시너지를 일으켜 자사의 지속성장은 물론 패션산업의 진화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F&F 역삼 사옥
◇ 에프앤에프, 투자 불 붙었다
패션 메이저의 투자는 F&F(대표 김창수)가 선봉에 나섰다.
이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 무신사와 함께 엠앤에프패션펀드 합자조합을 신설하고 애슬레저 브랜드 '안다르'에 20억원을 투자 진행했으며 최근 주얼리 테크 기업 비주얼에서 전개하는 '아몬즈'에 10억원을 투자했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1000억원 규모의 자본을 유치해 컴퍼니빌더로서 성장가능성 있는 브랜드를 발굴해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컴퍼니빌더란 아이디어 개발부터 시작해 함께 회사를 설립해 스타트업이 본 궤도에 오를 때까지 함께 운영하며 도움을 주는 회사를 말한다. 국내는 컴퍼니빌더와 대기업이 협업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애초에 대기업이 원하는 기능이나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기획하고, 육성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불문율에 따르면 이런 좋은 조건에서 출발한 스타트업이 실패할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진다. 이를 위해 이 회사는 최근 전문 투자 인력 확보에 나섰으며 업계 내로라하는 투자자들이 면접을 본 것으로 파악됐다.
한 투자자는 "에프앤에프의 이 같은 행보는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신규사업에 대한 투자로 보여진다"며 "문어발식 투자가 아닌 성장 가능성 높은 브랜드에 과감하게 투자, 에프앤에프의 시스템과 시너지를 일으켜 그 파급력은 기대 이상일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에프앤에프만의 강점인 현 패션산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탄탄한 SCM, 그리고 김창수 대표의 예리한 '촉(觸)'이 더해져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대명화학그룹 역시 투자에 적극적이다. 이 회사의 컴퍼니빌더 역할은 대명화학그룹의 관계사인 PWD(대표 박부택)가 하고 있다.
이 회사는 강소 브랜드가 온라인 마켓에서 성장할 수 있는 한계치가 있다고 판단, 각 브랜드별로 적정의 규모를 정해 운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인수 브랜드들은 내부 점검을 통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데 외형을 확대하거나 매출 원가를 낮춰 배수를 높이든지, 운영관리비를 조정해 새는 비용을 막는다. '피스워커' '가먼트레이블'로 시작해 '어드바이저리' '페이탈리즘' '메종미네드'에 슈즈 브랜드 '바나나핏'까지 7개 브랜드에 지분 투자해 성장했으며 현재 브랜드 추가를 위해 업체들과 접촉 중이다.
◇ 대기업 품에 안긴 '하이드아웃'… 이번엔 성공할까
코오롱인더스트리FnC(COO 이규호)는 최근 유니섹스 캐주얼 브랜드 '하이드아웃'을 인수했다. 앞서 이 회사는 2012년 '쟈뎅드슈에뜨' '슈콤마보니'인수했다. 당시 강소 브랜드와 패션 메이저의 만남은 이슈를 불러일으켰다. 이번 '하이드아웃' 인수 역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하이드아웃' 인수를 통해 온라인 기반의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를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이드아웃'은 온라인 유통에 맞게 성장해온 브랜드인만큼 차별화된 디자인, 생산, 유통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런 강점을 유지하면서 코오롱FnC와의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다양한 방향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우선 젊고 작은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 프로젝트 그룹으로 하이드아웃팀을 운영, 수평적 구조를 통한 빠른 실행력을 지속시킬 계획이다. 자사몰 기반이었던 유통 전략을 무신사, W컨셉 등으로 채널을 확장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8년 전 3개 브랜드를 인수하면서 조직과 채널에서 기존 방식을 무리하게 적용해 강소 브랜드의 강점을 살리지 못한 실수가 반복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구재회 코오롱FNC 상무는 "지난해부터 트렌드에 기민하게 반응하는 빠른 조직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온라인 시장에서 아이템 중심의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전개해 온 하이드아웃의 노하우를 FnC 내부로 전파하고, 하이드아웃을 FnC의 새로운 포트폴리오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무신사는 무신사 파트너스를 통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브랜드를 발굴, 투자에 나서고 있다 |
◇ 무신사 파트너스, 안정된 콘텐츠 확장 or 브랜드와 동반 성장
무신사(대표 조만호)는 별도 법인 무신사 파트너스를 통해 투자를 확대해 나간다. 특히 패션산업의 성장을 위해 패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콘텐츠, 미디어, IT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투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올 초 부사장으로 서승완 이사를 임명하고, 기업 투자와 재정 컨설팅 지원 등의 역할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한 브랜드 관계자는 "최근 무신사와 대명화학의 대결 구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투자 유치가 한창"이라며 "무신사는 자체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안정된 콘텐츠에 투자, '무신사 only'를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무신사 파트너스는 '내셔널지오그래픽'을 비롯 '커버낫' '앤더슨벨' '크리틱' '안다르' '로맨틱크라운' '마크곤잘레스' '이누인터내셔날' '아이콘서플라이' 등에 투자를 진행했으며 최근 복종에 상관없이 성장 가능성이 높은 브랜드 위주로 투자 제의를 진행하고 있다.
◇ 슈퍼홀릭, 남성 패션에 관심 높아
플라톤벤쳐스, '블러1.0' 이어 액세서리까지 인수 나서
'인스턴트펑크'에 100억원을 투자한 회사로 알려진 슈퍼홀릭(대표 김회진)은 올 초 대표로 라이크홀릭스랩 김락근 CCO를 임명하고 본격적인 전개에 이어 투자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김락근 '인스턴트펑크' 대표는 "불확실성 시대에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거나 리뉴얼 하기보다는 성장 가능성 높은 브랜드를 찾아 투자하는 것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며 "'인스턴트펑크'와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남성 패션 브랜드를 물색 중"이라고 전했다.
이밖에도 슈퍼홀릭은 패션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의 스타트업, 아이덴티티가 돋보이는 브랜드의 전략적 투자를 계속해서 진행할 계획이다.
'파인드카푸어' 백으로 잘 알려진 플라톤벤쳐스(대표 이상백)의 투자 행보도 거침없다. 이 회사는 지난 2018년 말 '아더에러' COO출신 전승혁 이사가 준비한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블러1.0'의 가능성을 보고 인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수 이후 1년여 동안 아카이빙 기간을 두고 캡슐 컬렉션으로 테스트 마켓을 진행, 지난해 말 정식 판매를 시작했다. 리즈너블한 가격과 세련된 디자인,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유니섹스 감성으로 남성, 여성 고객에게 벌써부터 주목받고 있다.
이어 최근에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브랜드를 물색하던 중 스트리트 캐주얼 '알투와이'를 인수했으며, 김누리 디렉터가 전개하는 액세서리 브랜드 '넘버링' 인수를 추진중에 있다. 제품마다 고유 번호가 각인되어있는 '넘버링'은 동시대적이고 기능적이며 세련된 주얼리를 추구, 셀러브리티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다.
이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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