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사체(Versace)」의 개혁전이 초반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도나텔라 베르사체가 경영에서 손을 뗀 뒤 전문경영인으로 영입된 파비오마시모 카치아토리가 취임한 지 석 달도 안 되어 「베르사체」를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다. 카치아토리는 「베르사체」의 구조조정 계획을 진행해 온 인물로 그의 사임은 「베르사체」의 구조조정 작업과정이 쉽지 않을 것임을 알려주는 전주곡으로 해석된다.
전문경영인 사임, 개혁 차질
「베르사체」는 지난해 74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후 경영-디자인-유통 전반에 걸친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하기 위해 카치아토리를 영입했다. 구체적인 결별 사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베르사체 일가와 카치아토리의 구조조정 작업에 대한 견해가 원인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도나텔라 베르사체는 지난 9개월 동안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해 온 카치아토리가 떠난 후에도 구조조정 작업은 계속 진행될 것으로 밝히며 투자자들을 달래는 모습.
카치아토리의 후임은 「베르사체」의 CFO로 활약해 온 다니엘 발레스트라찌가 결정되었다. 이처럼 구찌나 LVMH 그룹에 대적할 만한 럭셔리 제국을 세우기 위한 야심을 갖고 있지만 지속적인 매출부진과 디자인에 대한 혹평으로 럭셔리 브랜드의 체면을 손상시켜 온 「베르사체」가 야심차게 출발한 구조조정 초반부터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여 브랜드의 향방에 대한 우려가 가중되는 상황이다. 「베르사체」의 지난해 매출은 5.3% 하락한 4억8천300만달러이며 올해 7월까지 1억유로 상당의 채권을 변재해야 할 처지.
한편 경비절감 방편으로 런어웨이 무대를 피했던 도나텔라 베르사체는 오는 19일 리쯔호텔 풀룸에서 오뜨꾸뛰르 캣워크 쇼를 펼칠 것으로 알려져 카치아토리의 사임과 그녀의 활발한 움직임 사이에 관련성이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전문성 부족의 교훈
「베르사체」는 「지아니베르사체(Gianni Versace)」와 「버서스(Versus)」 이름으로 의류·액세서리·향수를 생산하고 있으며 전세계에 120개 직영매장, 89개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하는 럭셔리 브랜드지만 도나텔라 베르사체 체제하에서 지속적인 매출부진과 디자인 창의성 결여로 유동자본 압박에 시달려왔다. 「베르사체」는 불안한 유동자본 확보를 위해 비용을 절감하고 부동산 매각, 운영시스템 정비 등을 통해 수익상승을 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뾰족한 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한동안 시대를 풍미하던 럭셔리 브랜드 「베르사체」의 흔들리는 모습은 아무리 브랜드 명성이 높더라도 변화하는 고객의 취향과 발빠른 시장 흐름을 반영하지 않는다면, 더구나 아마추어식 경영을 고집한다면 브랜드의 명성은 쉽게 퇴락할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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