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브랜드들의 디자인 보호작전이 시작된 것일까? 유명 디자이너의 디자인을 카피한 제품을 단기간에 유통시켜 어패럴업계의 파워 세력으로 떠오른 「자라(Zara)」, 「H&M」 등에 불만을 표시해 온 럭셔리업계가 디자인 빗장을 걸기 시작했다. 럭셔리 제국 LVMH 산하 브랜드 「지방시(Givenchy)」는 파리 꾸뛰르 주간에 특정 기자들과 바이어들만을 상대로 은밀한 꾸뛰르 쇼를 개최하면서 노골적인 디자인 보호를 시작했다.
트렌디업계의 디자인 카피, 반박
「구찌」 「입셍로랑」 「지방시」 「크리스챤디올」 등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를 갖고 있는 LVMH는 디자이너의 창의성을 공짜로 훔쳐 파는 하이스트릿 브랜드들의 위조행위를 더 이상 방관할 경우 디자이너의 노력과 고통이 헛될 뿐 아니라 존립 기반이 흔들린다는 확고한 이유를 토로하고 있다.
특히 유명 디자이너가 한자리에 모여 작품을 선보이는 컬렉션쇼는 말 그대로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집단자살을 유발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입장.
하이스트릿 브랜드들의 디자인 카피에 대한 선전포고라 할 만한 LVMH의 행동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디자인 카피를 감내해 왔던 럭셔리업계의 본격적인 방어전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어패럴업계에는 ‘카피되지 않은 디자인은 실패한 디자인이다’라는 공공연한 말이 통용될 만큼 디자인 카피문제는 일반화되어 있다. 더구나 합리적인 어패럴 소비를 추구하는 고객들과 트렌드를 발빠르게 좇아가려는 소비층이 늘면서 싼값에 디자이너 브랜드 카피품을 제공하는 하이스트릿 브랜드들의 매출은 공격적으로 늘어가는 상황이다. 특히 어패럴업계를 강타한 「H&M」과 「자라」의 성공은 디자인 상도보다는 디자인 카피를 통해서라도 성공적인 매출을 구축하면 된다는 상업적인 논리를 광범위하게 확산시켰다.
소비자들 역시 디자인 카피 제품을 구입하는 데 도덕적인 거리낌을 느끼기보다는 ‘경제적으로 트렌드를 따라가는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LVMH가 그 동안 안으로만 삭혀왔던 카피 브랜드들에 대한 문제를 공식화한 것 역시 디자이너 브랜드의 기강을 재정립하고 카피 제품에 빼앗긴 매출 및 신규고객 창출 가능성을 되찾기 위한 선언이라 할 수 있다.
살롱쇼 컴백 움직임
이런 와중에 일부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수많은 디자이너들이 뷔페 식으로 컬렉션을 선보이는 대규모 컬렉션쇼보다는 자체 매장에서 특정 기자단과 바이어, 고객들을 상대로 컬렉션을 선보이는 살롱쇼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과거 오뜨꾸뛰르 업계에서 시행하던 살롱쇼는 구입할 능력과 여력을 가진 소비자들이 매장을 찾아오면, 그들 앞에서 모델이 의상을 입고 일종의 쇼를 펼치면서 매출을 유도했던 1 대 1 형식의 패션쇼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디자이너들은 이 같은 과거의 살롱쇼를 좀더 확대시켜 초청한 기자들과 바이어, 패션관계자와 유력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그들만의’ 패션쇼를 자체 매장이나 혹은 호텔의 홀을 빌려 개최하는 형식으로 살롱쇼 부활에 동참하고 있다. 물론 일부에서는 컬렉션쇼에 참가하는 데 드는 재정적 비용을 살롱쇼 부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지만, 살롱쇼나 폐쇄형 꾸뛰르쇼를 원하는 디자이너들은 디자인 카피 문제에 보다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엠마뉴엘웅가로」, 자체 매장에서 컬렉션
「엠마뉴엘웅가로」 역시 그 중 하나.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레디투웨어의 파워 때문에 한동안 정체성에 혼돈을 보였던 「엠마뉴엘웅가로」 파리 몽테뉴가에 위치한 매장에서 인하우스 식 패션쇼를 열어 화려하고 섬세한 꾸뛰르의 정신이 담긴 컬렉션을 선보였다. 화려하고 대담한 플라워 프린트, 다리를 감싸는 여성적인 롱스커트와 쇼트 스커트, 하체의 곡선을 강조하는 폭 좁은 펜슬 트라우저, 와일드한 애니멀 모티브가 돋보이는 미니스커트와 세퀸 망토 등은 럭셔리한 꾸뛰르의 감성을 일깨우며, 골든옐로, 라이트블루, 자주 등의 색채는 절제되고 기품 있는 색채감을 전달한다.
「엠마뉴엘웅가로」는 화려한 쇼 무대에서 진행되는 컬렉션쇼가 난립하면서 오히려 오뜨꾸뛰르의 정통성에 균열이 가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쁘레따뽀르떼와 차별되는 오뜨꾸뛰르 패션의 전형을 살롱형 쇼를 통해 되살리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살롱형 컬렉션쇼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디자이너는 「엠마뉴엘웅가로」만은 아니다. 살롱형 컬렉션쇼는 어패럴업계의 불황을 체감하고 있는 디자이너 브랜드들 사이에 화두로 자리잡은 상태. 뉴욕 9·11 테러 당시 일부 디자이너들이 대안으로 열기 시작한 살롱형 컬렉션쇼는 화려한 런어웨이쇼와 달리 적은 비용으로 알짜 관계자들을 초빙해 진행되면서 디자이너들에게는 디자인에 보다 충실할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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