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브랜드 성장시킬 ‘BAMP’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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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여개 브랜드 활동…시장 변화 주도하는 New Wave

2018-12-19 오전 10:37:00

연매출 100억대 브랜드로 성장시킬 성장 플랫폼 필요

# 디자이너 A씨는 올해로 창업 4년차다. 중견 여성복 기업 두 곳을 거쳤지만, 매 시즌 매출에 쫓기며 '잘 팔리는 히트 상품' 만들기에 지쳐 직장 생활 6년만에 퇴사했다. 창업 초기에는 W컨셉 등에서 월 2~3천만원 판매하며 재미를 붙였다. 그러나 점차 매출이 늘어나면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이어졌다. 자신있게 내지른 아이템이 반응이 시큰둥해 할인을 한 탓에 팔면 팔수록 손해였다. 4~5개 플랫폼에 추가 입점하면서 늘어난 일을 커버하기 위해 직원을 2명 추가했는데, 그 부담도 만만치 않았고, 플랫폼 내 저가 경쟁자가 넘쳐나면서 독립 디자이너의 한계를 실감했다. 몇번 부진 상품에 홍역을 치르다보니 다음 시즌을 앞두고 좀 질러야 하는 상품도 두려움이 앞서 망설이게 됐다.


디자이너가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인디 브랜드'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1년 '인디브랜드 페어(IBF, 한국패션협회/패션인사이트 공동 주관)'를 계기로 매년 꾸준히 늘어난 인디브랜드는대략 2000개 이상으로 추정된다. IBF는 매회 160여개 브랜드가 참가중 이며, 지금까지 10회 개최됐다. 또 패션코드, 서울패션페어, 대구패션페어 등을 포함하면 매년 전시회를 통해 시장에 선보이는 브랜드만 500여개에 이른다.

이들이 활성화되면서 이들의 주 무대인 무신사, 더블유컨셉, 29cm 등 관련 플랫폼도 급성장했으며, 삼성물산(비이커), LF(어라운드코너), 코오롱인더스트리(시리즈코너), 인디에프(바인드) 등 패션 메이저들도 이들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에 적극적이다. 또 최근에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도 커머스 플랫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는 등 '인디브랜드'는 최근 국내 패션시장 흐름을 주도하는 '뉴웨이브'를 일으키고 있다.



디자이너 브랜드 비즈니스 플랫폼. 브랜드 운영은 디자인 기획뿐 아니라 소싱과 유통 및 고객, 재고관리 등 수많은 관리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역량 있는 디자이너 브랜드가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를 체계적으로 뒷받침해 줄 수 있는 매니지먼트 플랫폼이 필요하다. 자료 출처 = 하이서울쇼룸

◇ 성장기 받쳐줄 체계적인 SCM이 관건

그러나 브랜드 숫자가 급증할수록 생존경쟁도 치열하고,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혀 지속하지 못하는 사례도 적지않다. 디자이너 출신의 A대표는 "가장 큰 어려움이 생산관리였다. 물량이 늘어나면서 원부자재 사입비용도 만만치 않았고, 더욱이 제때에 생산하기가 어려웠다. 스타일당 500장 이상으로 늘어나자 생산관리에만 집중해야 했다. 자금 흐름도 살펴야하고, 포장과 물류까지 디자이너로서 창업 초기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 대부분이었다. 주변에 두 세 명의 친구들이 공동 창업하는 것이 부러웠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실제 지난달 13일 글로벌패션포럼(한국패션협회 주최)에 참가한 '앤더슨벨', '디스이즈네버댓', '오아이오아이', '노매뉴얼' 등 스타트업 기업 대표들도 공통적으로 초기 성장기 때 제대로 된 공급망 관리(SCM; Supply Chain Management)가 가장 어려웠고, 연매출 100억대로 성장한 지금도 가장 어려운 숙제라고 입을 모았다.

디자이너 브랜드의 SCM을 지원하는 사업 모델도 등장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컨트롤클로더(대표 이지윤)는 '디자이너를 돕는 의류 생산 플랫폼-FAAI'를 출시하며 디자이너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가졌다. 샘플개발과 생산의뢰부터 납품까지 전반적인 생산 공정을 대행하며 공정별 피드백으로 생산 리스크를 줄이고 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최소화한다는 것이다.

◇ 브랜딩, 글로벌 네트워킹 가능한 'BAMP' 부상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SCM 외에도 인지도를 높이고, 소비자와 공감할 수 있는 마케팅, 글로벌 리테일러를 연결할 수 있는 세일즈랩 등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한국패션산업연구원(원장 주상호)는 최근 스타트업 브랜드를 성장시킬 매니지먼트 플랫폼 사업인 '*BAMP'를 기획, 정부지원을 추진 중이다.

주상호 원장은 "인디 디자이너들은 최근 국내 패션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음은 물론 글로벌 마켓에 서도 충분한 성장잠재력이 검증되고 있다. 실제 최근 홍콩과 중국 'i.t'에서 검증된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의 저력은 기대 이상이다. 향후에는 성장가능성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해 이들이 연매출 100억원대로 성장할 수 있는 지원 사업을 추진 중이며, BAMP가 구체화된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에서도 관심이 높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 한경구 전문위원은 서울에 스마트 리테일과 스마트 팩토리가 결합된 스마트 패션 빌리지를 기획하고 있다. 여기에는 디자이너 브랜드 오피스와 세일즈랩, 공동 쇼룸 등이 구성되고 인근 스마트 팩토리까지 연계하는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BAMP(Brand Accelerator & Management Platform): 스타트업 단계의 브랜드를 발굴해 전문화 및 가속화 시킬 수 있는 비즈니스 플랫폼. 성장 가능성 있는 스타트업을 선별해 그들에게 필요한 브랜딩, 소싱, 세일즈, 경영 등 사업 전반에 걸쳐 지원하며, 빅뱅과 소녀시대, BTS를 발굴하고 성장시킨 것처럼 패션업계에도 이와 같은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정인기 기자
ingi@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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