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은 카페나 음식점, 비즈니스 정장, 유모차, 자전거, 심지어 집까지 구입하지 않고 빌리지도 않는 ‘정액제 이용소비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일정요금을 지불하고 정기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 정액제)서비스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월 정액제 서비스는 신문, 잡지, 음악·동영상 이외에 최근에는 의류, 자전거, 유모차, 집, 명품가방, 헤어샵, 카페 및 음식점 등 구입(소유)이나 렌트(공유)가 당연시 되었던 상품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정액제 서비스의 등장으로 구입하지 않아도 적당한 가격으로 다른 제품으로 교체해 이용할 수 있는 단순한 이용방식으로 소비의식이 변화하고 있다.
◇ 정액요금으로 매달 다른 정장 이용… 아오키(AOKI)의 ‘슈트박스(suitsbox)’
정장 전문업체인 아오키는 올 4월부터 ‘슈트박스’라는 월정액제 서비스를 실시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슈트박스는 월정액 요금을 지불하면 매달 정장을 보내주는 서비스로 이용자가 인터넷에 자신의 신체사이즈와 선호 디자인을 입력하면 전문 스타일리스트가 엄선한 정장이 배송된다.
이코노미 코스는 월 8424엔으로 정장과 셔츠, 넥타이 1세트가 배송되며, 매달 다른 디자인의 세트가 교환 배송된다. 반송된 제품은 세탁 후, 다른 이용자에게 배송한다. 아오키 슈트박스 마케팅 담당자는 “이코노미 코스에서 제공하는 정장1세트를 구입하려면 7만~ 10만엔이 드는데 이러한 정장세트를 매달 바꿔 입을 수 있어 이용자들이 경제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며 “2021년 3월까지 1만명의 회원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가입 회원이 급증하고 있어 목표달성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의류 기업 레나운(RENOWN)은 ‘의류는 사서 입는 것이 아니라, 이용하는 시대’가 되었다며 월 4800엔으로 비즈니스 정장 2벌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정액 요금은 4800~9800엔으로 최소 가입기간은 6개월간부터 가능하며 1벌에 6만엔 수준인 정장과 셔츠, 넥타이를 전문 코디네이터가 제안하고 상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쇼핑 시간 절약과 입지 않는 옷을 보관할 필요가 없어 공간 절약을 함께 누릴수 있다. 1년에 시즌 별로 6만엔의 정장을 4벌을 구입할 경우 24만엔을 지불해야 하나, 이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연 6만엔에 이용할 수 있어 경제적인 면에서도 메리트가 있다.
◇ 고가 자전거, 온천도 정액제로 무제한 사용
챠리컴퍼니에서는 2017년 11월에 시작한 스니클롱타임쉐어 정액요금으로 자전거 무제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레귤러 플랜은 월3480엔으로 인기 스포츠 바이크를 이용할 수 있으며 같은 모델을 90시간을 이용하면 다른 모델로 교체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특히 15~25만엔정도의 고가 제품이 대부분이며, 이용건수는 2018년 1월보다 7월에는 5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 8월 해약 건수는 하나도 없을 정도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가전 제품 등 대여업체인 렌티오는 5월부터 월정액제인 유모차 무한사용패키지 서비스를 시작해, 월 3000엔만 지불하면 3만~ 6만엔정도의 유모차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아이의 성장에 따라 유모차를 교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정액제 서비스는 기존 소비제는 물론 업종을 불문하고 우후죽순으로 등장하는 추세다. 월 1만엔으로 매일 헤어세팅 정액서비스를 제공하는 후쿠오카의 미용실은 wi-fi와 음료서비스도 제공되며, 오픈 시간을 아침 7시로 앞 당겨 출근 전 이용하는 여성들이 급증하고 있다.
월980엔으로 큐슈와 야마구치의 31곳의 온천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온천 서비스 baspo, 오디오북 전문 업체인 오토 뱅크는 월750엔으로 오디오북. JP에 가입하면 비즈니스 서적 등 약 1만점을 들을 수 있는 특화된 장르 정액제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다.
ICT종합 연구소에 의하면 2017년 말 시점으로 정액제 음악서비스 이용자는 약 1780만명으로 2016년 말과 비교하면 25%이상 증가했을 정도다.
◇ 소유에서 이용으로, 소비 문화의 변화
이처럼 현재 일본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무소유개념의 물건을 가지지 않는 삶이 확산되고 있다. 정액제 서비스는 구입하거나 빌리지 않아도 새로운 제품으로 교체해 사용할 수 있고 저렴하게 다양한 제품을 이용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직접 결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회피하고 싶은 소비자들과 여타 고정 고객을 확보하고 서비스차원에서 제품을 공급하려는 의도가 적절하게 균형을 이루면서 정액제 서비스는 앞으로도 폭넓은 장르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정액제 서비스의 확산 가능성은 여럿 있다. △비싼 판매 가격으로 섯불리 구매하지 못했던 고객들도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 △할부/렌탈구매와는 달리, 불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해약이 가능하며 △일정한 품질을 보증하고 있으므로 고장났을 경우, 업체로부터 대응을 받을 수 있으며 △정액제이므로 이용이 많은 고객에게 추가요금발생에 대한 리스크가 없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미국에서는 자동차, 면도기, 약품, 제초의뢰까지 정액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IT과 연결되면서 소비자와 기업과의 관계가 더욱 견고하게 이어지고 있다.
정액요금으로 고가의 제품을 손쉽게 이용하고 싶은 소비자의 요구와 소비자의 로열티를 높이고 지속적으로 매출확보를 할 수 있어 기업에게도 적합한 마케팅/영업 방식이다. 소유에서 이용으로의 소비가치관 변화로 더 많은 소비자를 유혹할 다양한 정액제 서비스의 비즈니스 모델이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아오키의 슈트박스 |
차리컴퍼니의 스니클리 자전거 무제한 이용 서비스 |
김숙이 일본 칼럼니스트
sooke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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