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48시간, 날밤은 기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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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21 오전 10:22:52

매장오픈 밀착취재기 흔히들 영업직을 ‘직장생활의 꽃’이라고 이야기한다. 업체들간의 치열한 경쟁을 피부로 느끼고, 브랜드의 생명인 ‘소비자’를 가장 가까이서 만나기 때문일 것이다. 봄을 맞아 패션업체들의 매장 오픈이 줄을 잇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활발하게 매장을 오픈하는 업체들은 역시 신규 런칭한 브랜드들. 매장 오픈을 앞두고 가장 바쁘게 일하고 있는 영업직원들의 모습을 취재하려는 기자의 레이더에 신규 브랜드 「GGPX」 영업부의 임영목 대리(32)가 잡혔다. 매장 오픈 준비, 밤을 지새우고 2월 29일 명동 중앙로. 매장 직원 6명과 임영목 대리를 포함한 「GGPX」 직원 3명은 뜬 눈으로 밤을 보냈다. 매장 오픈이 예정보다 하루 늦어졌기 때문이다. 사실 매장 오픈을 앞두고 영업직원들이 밤새는 일은 그리 드문 일이 아니다. 그래도 몰려오는 잠을 쫓기 위해 임영목 대리는 차가운 생수를 짧은 머리 위로 쏟아부었다. 밤새워 일을 하고 있지만 계획보다 늦어져 마음이 초초하기만 하다. “조금만 빨리들 움직여. 시간이 얼마 안 남았잖아.” 한쪽에서는 직원들이 힘들어 죽겠다며 툴툴거린다. “너희들 힘든 거 왜 모르겠니! 나도 이렇게 힘든데!” 오전 9시. 임영목 대리는 잠시 숨을 돌리고 빵 한쪽과 우유 하나로 간단히 요기를 했다. “매장 오픈이 있는 날에는 밥 찾아먹기가 쉽지 않다. 먹을 수 있을 때 열심히 챙겨먹어야 한다.” 영업생활 9년을 통해 얻은 노하우다. 식사가 끝나자마자 그는 직원들을 2층으로 불러모았다. 매장직원들은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간단하게 얼굴과 머리를 매만졌다. “오는 손님은 절대 놓치지 않도록 주의하고, 마감하는 시간까지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 이틀 동안 밤낮없이 일한 터라 지쳐 있던 매장 직원들도 그의 강한 어투에 눈빛이 빛났다. 드디어 시작이다 전쟁이 시작됐다! 모두들 몸놀림이 빨라졌다. 좀 전까지의 피곤한 모습들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임영목 대리는 셋째와 막내 판매사원과 함께 매장 입구에 섰다. 고객들을 맞이하기 위해서다. “안녕하세요!” “어서오세요!” “안녕히 가세요!”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지자 그의 목소리는 더욱 경쾌해졌다. 목이 쉬는 줄도 몰랐다. 출발이 좋다. 쇼핑백을 들고 나가는 고객들이 하나둘 늘어났다. 11시 30분. 이벤트 진행자들이 도착했다. 쭉쭉 빠진 모델들의 모습도 보였다. 드디어 이벤트 시작. 음악소리와 함께 모델들의 쇼가 시작되자 금세 길거리는 군중으로 가득 메워졌다. 잠시 쉴 틈이 생겼다. 모든 사람들의 관심이 이벤트에 집중되었기 때문이다. 짬을 내 간식을 추진하기로 했다. 매장직원 모두를 베테랑급으로 선발했지만 힘든 것은 마찬가지다. 김밥과 떡볶이가 도착했다. 모두들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정신없이 먹었다. “힘들지만 역시 먹을 때만큼은 기분 좋다!” 지치지 않는 ‘체력맨’ 오후 4시. 그가 명동매장을 뒤로 하고 돌연 집으로 향했다. 백화점 바이어와의 미팅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이런 모습으로 갈 순 없죠. 영업직원들은 이미지 관리가 생명이라니까요. 아무리 힘들어도 중요한 미팅을 앞두고 표정으로나 입에서 ‘힘들다’는 표현이 나와서는 안 되죠.” 푸르스름하게 자란 수염을 깎고, 머리에 무스도 발랐다. 옷은 정장으로 갈아입은 후 약속 장소로 향했다. 오늘 미팅은 「GGPX」 모델인 ‘이효리의 안전’이 주요 안건. 팬사인회를 앞두고 ‘경호문제’와 ‘고객 진입로는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1시간 정도 회의가 진행됐다. 임영목 대리는 미팅이 끝나고 밖으로 나오자마자 담배를 한 대 꺼내 물었다. 다시 명동으로 향했다. ‘하루 2천700만원’ 대박의 기쁨 “여러분! 오늘 대박 터뜨렸습니다. 2천700만원입니다.” 마감하던 매니저가 직원들을 향해 상기된 얼굴로 소리쳤다. 2천700만원이라는 숫자를 듣는 순간 임영목 대리는 모든 피로가 가시는 것 같았다. 역시 영업직원들은 숫자에 죽고 사는 사람들인가 보다! 11시 30분. 매장 정리를 마치고 매장직원 6명과 본사직원 3명은 목에 낀 먼지(?)를 빼기 위해 삼겹살 집으로 향했다. “아무리 힘들어도 오늘 같은 날 술 한잔 없이 집에 갈 수는 없다”는 의견이 대세였기 때문이다. “아니, 언제 이렇게 많이 먹은 거야!” 삼겹살 18인분, 소주 13병을 먹었다. “여자라고 무시했다가는 큰일 나죠. 우리는 먹는 것도 일하는 것도 일등”이라는 둘째 판매사원의 한마디에 모두들 웃음으로 하루를 마감했다. 집에 돌아갈 때가 되어서야 임영목 대리는 아내 생각이 났다. 지난 2월 한 달 동안 그가 집에 들어간 날은 불과 15일. 1주일의 절반을 밖에서 보낸 것이다. 결혼한

김용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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