贊:스타 디자이너에 대한 의존도 최소화시켜 개인보다 브랜드 라벨 「강조」에 유리
反:스타 디자이너와 소비자들의 감정적 교류가 갖는 마케팅 효과 무시한 처사
톰 포드의 후임자를 알아맞추는 게임의 재미도 한풀 꺾인 지금 「구찌(Gucci)」 그룹의 ‘포스트 톰 포드 시스템’이 마침내 그 윤곽을 드러냈다.
기대했던 알렉산더 맥퀸의 「이브생로랑 리브고시」 입성도 본인의 고사로 물 건너가고 마크 제이콥스의 「구찌」 라인 지휘에 대한 기대도 현실화되지 않고 있는 지금, 「구찌」 그룹은 세 명의 젊은 디자이너를 내세운 ‘트리오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결정은 「구찌」 그룹내의 젊은 디자이너 세 명에게 권한을 고르게 배분, 책임과 부담을 덜면서 PPR의 권한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스타 디자이너 영입 포기
사실 톰 포드는 의류와 핸드백 디자인뿐 아니라 광고 전반 및 매장 인테리어 등 「구찌」의 전방위 전사로 활약해 왔기 때문에 광범위한 그의 역할을 한 사람이 감당하기에 벅차다. 따라서 세 명의 디자이너들이 각각 「구찌」의 여성복·남성복·액세서리 부문을 책임지는 분권형 시스템을 구축, 각 디비전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고 위험도를 낮추는 안정형 시스템을 구축하는 대안이 제시된 것이다.
오랜 고민 끝에 PPR이 밝힌 ‘구찌’의 디자인팀 구성표는 알레산드라 파치네티(여성복), 알프레다 지아니니(남성복), 존 레이(액세서리) 등으로 어패럴업계는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생소한 디자이너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시스템이 ‘프라다 그룹’ 산하에서 질 샌더를 곤경에 몰아넣은 시스템과 비슷하다고 지적하면서 PPR의 결정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무명의 디자이너들이 톰 포드의 후임자로 결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구찌」 팬들의 실망도 만만찮다.
04~05 F/W 밀라노 컬렉션의 마지막 구찌 컬렉션에서 많은 열성 팬들의 눈물을 자아냈고,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샤를리즈 테론이 ‘톰 포드가 떠나는 게 너무 아쉬워서 구찌 드레스를 더 찾게 된다’라고 밝힐 만큼 카리스마가 뛰어났던 톰 포드의 후임으로 무명의 트리오 디자이너가 결정되자 ‘톰 포드의 구찌’에 매료되었던 사람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것.
한편 알렉산더 맥퀸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진 ‘이브생로랑리브고시’의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로는 톰 포드의 오른팔 역할을 했던 스테파노 필라띠가 낙점되었다.
PPR 파워 구축 나서
「구찌」 그룹의 전권을 통제, ‘PPR의 구찌’로 재탄생시키려는 PPR은 디자이너의 책임(혹은 권력)을 최소화시키는 트리오 시스템이 톰 포드의 흔적을 터는 데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보고 있다. 디자이너의 권한을 분산시키는 트리오 시스템은 디자이너 개인보다 「구찌」 라벨 자체를 더 강조하고 브랜드 통제력과 마케팅 파워를 PPR에 제공하는 구조라 할 수 있다. 즉, 「구찌」를 PPR의 지휘를 받는 분대로 만들겠다는 구상.
이는 PPR이 58억달러를 지불하고 「구찌」의 지분 68%를 확보한 만큼 어쩌면 당연한 권리 추구라고 할 수 있다. 높은 비용을 들여 「구찌」의 지분을 확보한 만큼 「구찌」를 수익중심형, 마켓지향적 시스템으로 구축해야만 투자 비용을 환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트리오 시스템의 모형은 럭셔리업계가 고민하고 있는 두 가지 문제반드시 유명 디자이너가 있어야만 패션 라벨이 성공할 수 있는가와 패션 라벨도 사이즈·스케일·마케팅 조절을 통해 일용품처럼 지속적인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가?에 대한 해답을 제공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어 스타 디자이너와 공방전을 펼치고 있는 LVMH 그룹을 비롯한 여타 럭셔리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브랜드를 지휘, 이미지를 만들어낸다는 자부심을 가진 디자이너와 브랜드 자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영진의 생각 중 어떤 것이 마켓(소비자 및 매출)을 지배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 셈이다.
PPR은 톰 포드와 함께 「구찌」 그룹을 떠나는 CEO 도미니크 데 졸레의 후임자를 이번달 말까지 결정, 3월 말까지 톰 포드가 떠난 「구찌」 시스템을 정비할 예정이다. PPR은 현재 「구찌」의 주식 67.6%를 보유하고 있으며, 올 4월까지 전체 지분을 모두 인수할 계획.
도미니크 데 졸레 파워의 가지치기 작업
톰 포드 스스로 밝혔듯 ‘톰 포드 & 도미니크 데 졸레’ vs ‘「구찌」 & PPR’의 갈등은 명품 하우스 「구찌」 경영권에 대한 양측의 의견불일치 때문이었다. 노쇠한 「구찌」 그룹을 젊은 층까지 사로잡는 럭셔리 브랜드로 재탄생시킨 ‘톰 포드 & 도미니크 데 졸레’는 패션하우스 경영에 문외한인 PPR 체제에 대한 불안을 드러내면서 경영에 대한 깊숙한 관여를 요구했고, 「구찌」 그룹이 ‘톰 포드 & 도미니크 데 졸레’ 브랜드로 정착되는 데 우려감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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