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물량 확대 = 성장’ 공식 깨져

한국과 중국의 패션시장이 성숙기를 맞은 가운데 새로운 비즈니스 패러다임을 모색한 기업들의 선전이 두드러지고 있다. 사진은 높은 재고회전율로 수익성 제고를 꾀한 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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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의 패션기업이 혹독한 성장통을 앓고 있는 가운데 자신만의 경쟁력을 갖춘 신흥강자들이 주목받고 있다.
MPI와 <패션인사이트>가 발표한 ‘2017년 한국 패션산업 경영백서’에 따르면 지속성장 가능 패션 기업 경영역량 상위 50위에 다수의 새로운 얼굴이 등장했다. 대표적인 기업이 스눕바이(젠틀몬스터), 데상트코리아(데상트, 르꼬끄스포르티브, 엄브로 등), 난다(스타일난다), 엔라인(난닝구), 우림에프엠지(스톤헨지), 플랫폼(플랫폼, 플랫폼 플레이스 등) 등 이다. 이들은 탄탄한 마니아층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온 데 이어 볼륨화까지 해내, 향후 성장 가능성이 더욱 클 것으로 평가된다.
철저한 판매량 관리로 수익성을 높인 기업들도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LF(헤지스, 라푸마 등)와 VL&CO(루이까스텔), 서양네트웍스(블루독), 영원아웃도어(노스페이스), 지오다노, F&F(MLB, 디스커버리 등), H&M코리아, 위비스(지센), 대현(블루페페, 모조에스핀 등) 등은 전년과 동일한 수준의 물량으로 판매량을 높여 수익성 제고의 효과를 거뒀다.
중국 시장에서도 판도가 뒤바뀌었다. 메터스방웨이(Meters Bonwe), 보스덩(Bosideng), 야거얼(Youngor) 등 리딩 기업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하이란쟈(Heilan), 안타(Anta), 타이핑냐오(Peacebird), 지앙난부이(JNBY) 등이 약진하며 상위권을 석권했다.
하이란쟈와 안타는 나란히 1, 2위를 차지하며 양강체제를 구축했다. 특히 안타는 10.3회 라는 높은 재고회전율과 수익률로 성장과 수익, 효율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으며 주목을 받고 있다. 여성복 전문기업 지앙난부이, 랑시(Lancy), 거리스(Ellassay)등은 이미 직영 유통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음에도 불구하고 관리 가능한 재고회전율을 유지하면서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 온라인에 선두자리 내어준 오프라인
이렇듯 한국과 중국의 패션기업의 순위가 뒤바뀐 것은 소비행태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보다 신선하고 다채로운 콘텐츠를 찾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증가하면서 오프라인 중심의 패션기업들이 온라인 기업들에게 자리를 내어주게 된 것이다.
‘스타일난다’와 ‘젠틀몬스터’ ‘난닝구’ 등은 온라인에서 차별화된 이미지와 영상 등으로 브랜딩을 다지며 마니아층을 구축했다. 온라인에서의 입지가 안정된 후에는 오프라인까지 그 영역을 확장하며 외형 성장을 거듭해 메스 브랜드로 성장했다.
중국에서도 ‘타오바오’와 ‘한두이서’ 등 온라인 기업들의 파워가 막강해지고 있다. 신속함, 다양성은 이들을 키운 중요한 키워드다. 특히 타오바오는 이커머스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며 아마존과 이베이의 매출까지 뛰어넘는 기염을 토했다. 이 기업은 온라인 상품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낮다는 점을 감안해 채팅과 영상통화 등을 활용한 실시간 상담 서비스를 도입했다. 또한 알리페이 등 간편 지불 시스템은 타오바오의 성장세를 가속화 시키고 있다.
안타와 함께 중국 패션시장에서 새로운 양강 구도를 만든 하이란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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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쾌적하고 편안한 쇼핑환경을 찾아서
오프라인 시장에도 변화는 찾아왔다. 소비자들이 보다 쾌적하고 편안한 쇼핑환경을 찾아 아웃렛, 복합쇼핑몰 등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는 것이다. 이에 기존의 백화점들도 아웃렛과 복합쇼핑몰 출점에 힘을 쏟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시장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경제력을 지닌 30~40대 소비자들이 백화점 대신 복합쇼핑몰을 찾고 있다. 중국의 복합쇼핑몰은 대형 주차 시설 및 각종 오락 시설까지 갖추며 소비자들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다. 이에 매출부진을 거듭하던 중국 백화점들이 줄줄이 폐업하는 사례까지 빚어지고 있다.
◇ 힘을 합쳐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때
중국의 메이저 패션 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비단 백화점의 부진 때문만은 아니다. 과거 중국 패션시장의 부흥을 이끌었던 대리상 체제도 그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연 4회의 대리상 수주회로는 더욱 빠른 콘텐츠 공급을 원하는 중국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에 많은 대리상들이 운영을 포기하면서 패션기업들이 주요 상권 점포를 인수, 직영점으로 전환했지만 이에 걸맞는 관리체제가 갖춰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한국과 중국 기업의 파트너십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패션기업들의 직영점 운영 노하우를 공유하고, 중국패션 기업이 현지 유통을 도맡아 한다면 현재의 위기를 타파하고 함께 글로벌 브랜드로 한 발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 안타와 휠라코리아가 파트너십을 통해 강점을 극대화하면서 윈-윈전략을 펼쳤듯이 말이다.
갤러리를 방불케 하는 플래그십 스토어 등 확고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볼륨화에 성공한 ‘젠틀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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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시내 기자
cesn@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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