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브랜드페어 2017 F/W’가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다. 160여 개의 여성복, 남성복, 액세서리 브랜드가 참가해 기량을 펼칠 예정이다. 그만큼 우수한 콘텐츠도 대거 참가해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다채로운 이력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갖춘 브랜드가 참가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해외에서 발판을 다져 글로벌 DNA를 갖췄거나, 패션기업 및 유통회사에서 근무하며 쌓은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혹은 소비자의 호응 속에 시장 가능성을 먼저 검증받고 출발하기도 했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루키7 브랜드를 미리 만나보자.

왼쪽부터 류효주(필인더블랭크), 이상봉(235연구소), 이가연(마티아스), 신윤(시눈), 박지윤(유니스), 이은정(이제이노리), 이서정(시지엔이) 디자이너 촬영 : 인디스튜디오 |
◇ 해외에서 먼저 알아 본 유망주
“이번 인디브랜드페어에서 국내 첫 데뷔를 하는 거나 다름 없어요.”
이은정 ‘이제이노리’ 디자이너가 수줍게 웃어 보였다. 하지만 이력을 보니 겸손하게 말할 일만은 아닌 듯 하다. 아직 국내에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제이노리’는 해외 패션계에서 이미 유망 브랜드로 주목을 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보그에서는 ‘보그 패션 두바이 익스피어런스’에 이머징 브랜드로 초청한 바 있다.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해 육성하는 덴마크의 ‘뮤즈’에서 러브콜을 받아 제작한 컬렉션은 ‘헨릭 빕스코브’ ‘파페치’ 등 해외 유명 편집숍에 걸렸다. 패션스카우트 주최의 쇼룸 전시회 및 파리?런던?밀라노?코펜하겐 패션위크에 참가하며 글로벌 바이어들에게 눈도장을 찍기도 했다.
‘시지엔이’의 이서정 디자이너는 ‘니만마커스’와 같은 하이엔드 브랜드부터 ‘월마트’ ‘타깃’ 등 대중적인 브랜드까지 섭렵한 베테랑이다. 10년이 넘는 뉴욕 생활을 마치고 돌아와 한세, 신원 등에서 디자인실장을 지내며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던 것이다.
“옷이야 수도 없이 만들었죠. 하지만 내가 만들고 싶은 옷을 만들 수는 없었기에 독립해서 브랜드를 론칭하게 됐어요. 덕분에 매일 새벽 퇴근하던 인턴시절 만큼 바쁘지만 마음은 즐거워요. 옷이 좋다며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 탄탄한 실무 경험으로 다진 프로의식
분명 론칭한 지 몇년 되지 않은 신진 브랜드건만 프로의 냄새가 솔솔 풍긴다. 다시금 디자이너의 이력을 살펴보니 이해가 간다. 패션기업, 유통회사 등에서 실무 경험을 다진 이들이 출사표를 던진 브랜드들이기 때문이다.
‘마티아스’는 지난 시즌 인디브랜드페어 첫 참가임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바이어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남다른 영롱함을 갖춘 주얼리와 합리적인 가격에 바이어들이 홀딱 반한 것이다. 그의 이색적인 경력도 눈길을 끄는 데 한몫했다. 이가연 디자이너는 ‘스와로브스키’ 디자인실 출신으로 사내에서 그 실력을 높이 평가받아 퇴사 후에도 함께 콜래보레이션을 진행했다. 또 지난 패션코드에서는 파리패션위크가 주목한 여성복 ‘바실리’와 패션쇼를 꾸며 더욱 엘레강스하면서도 클래식한 무대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독특한 디자인의 셔츠로 ‘i.t’와 ‘타오바오’ 바이어까지 사로잡은 ‘유니스’의 박지윤 디자이너도 유통회사에서 실무 경험을 탄탄히 다진 후 독립한 케이스다. 롯데백화점에서 무려 9년간 잡화 MD를 해왔기에 어떻게 하면 유니크하면서도 상품성까지 갖출 수 있는지, 또 어떻게 어필해야하는지 잘 안다. 국내에서는 ‘위즈위드’ ‘갤러리아몰’ ‘인터뷰스토어’ 등 10여 개 브랜드에서 인기리에 판매 중이며 올해부터 해외 판로를 보다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35연구소’의 이상봉 디자이너도 다양한 경험을 지녔다. ‘하우앤왓’에서 디자이너 생활을 한 그는 도메스틱 브랜드를 론칭해 제법 큰 매출을 올려보기도 했으며, 이후 여성복 브랜드 론칭으로 실패의 쓴맛을 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다사다난한 경험이 자양분이 되어준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패션은 예술이기에 앞서 상업이기도 하잖아요. 시장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할 걸 알고 있어요. 그래서 대중적인 취향을 반영한 라인과 디자이너의 감성을 반영한 컬렉션 라인을 구분해 운영하고 있죠.”
◇ 소비자의 니즈에서 출발하다
소비자의 마음을 알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폭넓은 지식과 정보력을 갖춘 소비자들이 저마다 다른 취향을 갖추고 소비생활을 즐기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거꾸로 소비자의 니즈에서 출발하면 어떨까? ‘시눈’과 ‘필인더블랭크’는 소비자의 호응 속에 시장가능성을 보고 론칭한 브랜드의 대표적인 예다.
‘시눈’의 신윤 디자이너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브랜드를 만들게 됐다. 조금씩 올리던 일상 사진이나 패션 스타일에 팔로워들이 호응을 보였고, 그들에 요청에 옷을 한 두개 만들던 것이 브랜드가 됐다. 소녀다운 러블리한 감성으로 10대 후반~20대 초반의 정확한 타깃층을 갖췄으며, 이러한 점을 높이 평가한 중국 ‘타이펑냐오’와는 콜래보레이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류효주 ‘필인더블랭크’디자이너는 지난 2014년 두타 탑디자이너 12에 선정되며 브랜드 론칭을 결심했다. 특히 자신만의 메시지를 내걸 수 있는 가방은 10~20대 여성 고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필인더블랭크’의 인기는 SNS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가방을 구매한 고객들이 직접 인증샷이나 코디샷을 올리는 등 자랑하고 싶은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최은시내 기자
cesn@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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