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남성복에서 반바지, 시스루, 핑크 등이 유행할 예정이다. 사진은 왼쭉부터 '브루넬로 쿠치넬리' '디젤' '메종 마르지엘라' '드리스 반 노튼' '엠포리오 아르마니' |
"포스트모던 시대에 남성의 연약함은 더 이상 숨길 필요가 없다."
전위적으고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유명한 디자이너 메종 마르지엘라가 이번 봄·여름 시즌 남성 컬렉션에 대해 설명한 말이다.
올 봄과 여름에는 기존의 관습과 남성성에 얽매이지 않는 젠더리스 트렌드가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때 여성들의 전유물이었던 반바지와 핑크색, 시스루가 올해 남성 트렌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됐다. 또 여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스트라이프와 남성 패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체크 패턴도 눈에 띈다. 각 브랜드에서 선보이는 생동감 넘치는 패턴도 주목해 볼 만 하다.
◇ 무릎 위로 성큼 올라선 남자의 바지
이번 여름에는 길거리에서 반바지를 입은 남성들을 자주 마주치게 될 것 같다. 많은 패션 브랜드들이 다양한 스타일의 반바지를 내놓았기 때문. 그 중에서도 허벅지를 살짝 가리는 짧은 길이의 반바지가 눈에 띈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엠포리오 아르마니'다. 이 브랜드는 다양한 스타일의 반바지 스타일링을 컬렉션 무대에 올렸다. 특히 짧은 반바지와 긴 양말의 조화를 세련되게 표현했다. 꽃무늬 일러스트가 그려진 블랙 팬츠와 화이트 민소매 셔츠, 그리고 선글라스가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드리스 반 노튼'은 루즈한 핏의 짧은 반바지에 트렌치코트를 매치해 트렌디한 반바지 패션을 보여줬으며, 해체주의 패션으로 유명한 '메종 마르지엘라'는 남자를 위한 니트 소재의 스윔수트를 컬렉션에 올렸다. 스윔수트와 보머 재킷, 레이스업 부츠의 만남은 꽤나 파격적인 모습이다.
왼쭉부터 '메종 마르지엘라' '조르지오 아르마니' '조르지오 아르마니' '디젤' |
◇ 올해도 이어지는 '핑크 사랑'
지난 가을과 겨울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핑크의 인기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연한 빛의 분홍부터 진한 분홍까지 다채로운 톤의 핑크 컬러가 등장했다. '메종 마르지엘라'는 핑크 컬러의 수트와 검정색 보머 재킷을 매치해 시선을 끌었으며,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핫핑크 컬러를 네이비와 대비시키면서 핑크를 격식있는 비즈니스 캐주얼 룩의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디젤'은 블랙골드 라인을 통해 핑크 컬러로 화사함을 더한 캐주얼 수트를 출시했다.
왼쭉부터 '드리스 반 노튼' '드리스 반 노튼' '메종 마르지엘라' '메종 마르지엘라' |
◇ 남성복의 은밀한 유혹, 시스루
시스루가 남성복에 등장할 줄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하지만 이번 시즌 컬렉션에 등장한 시스루들은 이러한 생각이 편견에 그쳤음을 증명해 보였다. '드리스 반 노튼'은 다양한 종류의 시스루 의상을 선보였다. 얇은 면이나 실크 소재를 사용해 속이 다 비치는 의상을 보여줬다. 앞서 '포스트모던 시대에 남성들의 연약함을 숨길 필요가 없다'고 말했던 '메종 마르지엘라'는 남자의 역할이 모호해진 이 시대를 과감한 시스루 패션으로 표현했다.
왼쪽부터 '엠포리오 아르마니' '조르지오 아르마니' '폴 스미스' '드리스 반 노튼' |
◇ 컬러의 성역(性域)을 넘나드는 체크와 스트라이프
남성복을 대표하는 체크와 스트라이프도 변화를 맞이했다. 남성복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다채로운 컬러로 확장되면서 더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폴 스미스'는 빨강, 주황, 노랑, 초록, 보라 등 무지갯빛이 시선을 사로잡는 체크 보머 재킷을 선보였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푸른 바탕에 붉은 컬러의 체크 무늬 재킷으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폴 스미스'는 브랜드 트레이드마크인 스트라이프 패턴에 옐로, 그린, 레드 등 원색을 더해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극대화했다. '라르디니'는 클래식하면서도 캐주얼 느낌의 윈도우 페인체크를, '메종 마르지엘라'는 트렌치코트에 체크 무늬를 적용해 신선함을 선사하기도 했다.
최은시내 기자
cesn@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