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젠쥔 부썬 회장(왼쪽)과 협업을 진행하는 홍성정 ‘파인딩스코프’ 대표 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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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떨어져 있으면 한 방울에 불과하다. 하지만 함께 모이면 우리는 바다가 된다.”
협력의 효용과 파급력에 대해 표현하고자 할 때 자주 인용되는 문장 중 하나다. 패션 산업에 종사하는 이들 대부분은 한국 패션 브랜드의 강점으로 기획력을, 중국 패션 브랜드의 강점으로 제조와 유통을 꼽는다. 이 두 물방울이 결합하면 시너지가 극대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을 하면서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사례는 흔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최근 한국 브랜드와의 협력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중국 패션 기업이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 남성복 기업 부썬(Busen). 지난해 10월 중국 CHIC 전시회에서 만난 한국 남성복 브랜드 ‘파인딩스코프’와의 콜래보를 위해 한국을 찾은 왕젠쥔 부썬 회장을 만났다.
Q. 부썬에 대해 소개한다면?
부썬은 지난 1985년 설립된 패션 기업으로 ‘부썬옴므’ ‘부썬셀렉션’ ‘BSG’ 등의 남성복과 ‘부썬유니폼’ ‘부썬교복’ 등의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1년 상장했으며, 중국 국내에 700여 개 매장, 유럽·미국·중동 등 해외에 약 2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 약 7억 위안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Q. 한국은 어떤 계기로 방문하게 됐는지?
중국 패션 시장은 늘 한국 패션의 흐름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남성복, 여성복, 아동복을 막론하고 한류, 한풍, 한국 스타일이 유행이지요. 이러한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와 협력을 진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같은 아시아권 국가다 보니 중국 소비자들에게도 잘 맞고, 한국 패션의 완성도가 중국보다 앞서고 있어 중국 시장에서도 잘 받아들여질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한국 패션 시장이 경쟁이 매우 치열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많은 패션 브랜드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에 놀랐습니다. 중국 패션 산업은 한국 패션을 롤모델로 삼아 배워야 할 것이 많습니다.
Q. 중국 브랜드로서 한국 브랜드와 가장 원하는 협력방식이 있다면?
바로 지금 홍성정 ‘파인딩스코프’ 디자이너와 협력하고 있는 방식입니다(웃음). 지난해 가을 상하이 CHIC 전시회에서 홍 디자이너의 옷을 처음 봤는데 남성 정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협력을 진행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중국 기업 입장에서 한국 디자이너의 특별한 아이디어, 소재, 디자인 등에 많은 도움을 받고 싶습니다. 그게 바로 한국 패션의 강점이니까요. 다만 원활한 협력을 위해서는 브랜드나 디자이너가 서로의 아이덴티티에 대해 이해하려는 의지가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Q. 구체적으로 어떤 협력이 진행되는지?
한국에서 제작한 ‘파인딩스코프’ 상품을 사입하는 방식, 홍 디자이너의 디자인을 기반으로 ‘파인딩스코프’와 부썬이 콜래보하는 방식, 홍 디자이너의 디자인을 부썬에서 구매하는 방식 등 다양한 방식을 진행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습니다. 아직 한?중 브랜드 간 콜래보의 구체적인 성공 사례가 없다 보니, 어떤 방식이 가장 효과적인지에 대해서 직접 경험해가며 파악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Q. 디자인과 제조가 모두 한국에서 진행되는 것과 디자인은 한국에서 제조는 중국에서 진행되는 방식에 대해 논의가 있는데, 어떤 방식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지?
중국에서 유통을 진행하는 입장에서는 당연히 중국에서 생산하는 방식을 더 선호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류, 세금 등 비용 면에서나 납기를 확보하는 것에서 훨씬 더 유리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상품을 한국에서 생산하는 것도 경쟁력이 있습니다. ‘메이드인코리아’라는 게 중국 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원가와 질을 조율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생산과 운송비용이 과도할 경우에는 ‘디자인바이코리아’를 표기하는 것도 방법이겠지요.
Q. 중국과 한국 간의 패션 협력이 활발하게 진행되는가?
중국 기업과 한국 브랜드가 협력을 통해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아직은 많이 이뤄지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니즈가 큰 만큼 얼마든지 활발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여집니다.
Q. 콜래보를 통한 매출 기대치는?
사실 지금 시점에서 매출 규모를 예측하기에 쉽지 않은 측면이 있습니다. 일단 현재 가장 심화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아이템은 남성 셔츠입니다. 셔츠는 기본적으로 만 벌 정도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셔츠 외에 남성복 전체 라인으로 확장되면 규모가 더 커질 것입니다. 상품이 많이 팔리면 많이 팔릴수록 서로에게 좋은 일이니 함께 지속적으로 노력해야겠지요.
Q. 한국의 브랜드나 디자이너에 바라는 바가 있다면?
한국의 패션 산업 종사자들이 자신의 능력을 더 끌어올리고 현실화시켜서 중국 소비자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고,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도 적합한, 잘 팔릴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함께 만들어나가길 바랍니다.
박상희 기자
psh@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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