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 만든 옷'으로 커리어우먼들에게 사랑받아온 '미샤'가 올해 20주년을 맞았다. 부침이 많은 패션시장에서 긴 세월 동안 여성복 대표 브랜드 굳건히 자리를 지켜왔기에 20주년이 갖는 의미는 남다를 터. '미샤'는 국민 여배우 전지현을 모델로 기용하고 패션쇼를 여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단순한 마케팅 전략의 변화만은 아니다. '미샤'는 패션 제조업에서 콘텐츠 사업으로 비즈니스의 구조를 개혁을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2세 경영인 신동휘 전무가 있다. 지난 6일 '미샤'의 20주년 기념 패션쇼가 열린 서울 광화문 포시즌 호텔에서 만난 신 전무는 조심스럽지만 확신에 찬 어조로 브랜드의 미래 청사진을 밝혔다.
"저성장시대로 돌입하면서 국내 패션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게다가 가성비를 앞세운 글로벌 SPA 브랜드들의 등장으로 많은 브랜드들이 설 자리를 잃었죠. 그래서인지 혹자는 상품보다 가격이 중요하다 말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이럴 때 일수록 상품력과 디자인으로 승부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양질의 상품만으로는 수익성을 올리는데는 한계가 있다. 부가가치를 더해 소비자와 교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에 패션의 미래가 있다는 것이 신 전무의 설명이다. 이에 '미샤'는 독자적인 브랜드 테이스트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변화의 시작은 디자인에서 엿볼 수 있다. '미샤'는 이번 2016 F/W 시즌 캐릭터가 강한 '스튜디오 컬렉션'과 '스페이스 캣 컬렉션'를 새롭게 론칭했다. 스튜디오 컬렉션은 '미샤'에서 가장 진보적인 컬렉션으로 메인 컬렉션에서 지속적으로 추구해 온 관능적 여성미와 시크한 세련미를 보여주는 것은 물론 다양한 최신 트렌드를 접목해 '미샤'만의 실험적인 디자인을 제안한다.
스페이스 캣 컬렉션은 '미샤'의 새로운 캐릭터인 고양이 '샤샤'를 내세운 라인이다. 신세계백화점 팝업스토어를 통해 소개될 이 컬렉션은 시즌별 트렌드를 반영해 콘셉과 컬렉션 이름을 바꿔 진행할 예정이다. 기존 컬렉션보다 자유분방하며 캐주얼한 무드가 강조된 것이 특징이다.
전지현은 달라진 '미샤'의 모습을 효과적으로 알리고 있다.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 최고의 배우로, 또 이제는 수많은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의 러브콜을 받는 월드 스타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전지현 효과'는 국내외에서 뜨겁게 일어나고 있다.
벌써 중국에서는 SNS를 통해 전지현이 등장한 광고 영상을 공유해서 보고 있다고 한다. 태국 등 동남아국가에서 문의 전화까지 이어질 정도. 내달이면 전지현 주인공의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이 방영될 예정이어서 전지현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세계인의 관심에 부응하기 위해 '미샤'는 이달 온라인 스토어를 열었다. 해외에서의 구매 문의가 이어져 역직구가 가능한 사이트를 구축한 것이다. 그렇다면 '미샤'의 글로벌화 작업이 시작됐다고 봐도 되는 것인가. 기자의 질문에 신 전무는 고개를 갸웃했다.
"글쎄요. 사실 제법 규모 있는 중국 기업 여럿이 중국시장 진출에 대한 제안을 해왔습니다만, 과연 지금이 적기일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특히 '미샤'는 다소 고가이기에 접근이 조심스러운 경향이 있습니다.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에 앞서 '미샤'만의 확실한 색을 갖춰 가격에 상응하는 가치를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신 전무는 강력한 콘텐츠와 플랫폼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한다. 절대적인 단일 유통 신화는 깨어진지 오래고 옴니채널은 이제 일상이 됐기 때문이다. 온라인 셀렉트숍 '인터뷰스토어'를 시작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자신만의 테이스트를 지닌 여성 소비자들을 위한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대다수의 온라인 몰이 10~20대를 타깃으로 하고 있지만 그 이상의 연령층들의 수요도 분명 존재하거든요.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상품을 구성한 결과 트래픽도 늘고 외형도 좋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인터뷰 말미에 신 전무는 의외의 고백을 남겼다. 유학시절 경영을 전공하면서도 패션에 관심을 두지 않았고, 10년전 회사에 합류할 때도 자의 반 타의 반이었건만 요즘들어 조금씩 사업이 재미있어졌다는 것이다.
"패션의 재미를 발견했냐고요? 아니요. 하나의 비즈니스로써 그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거든요."

최은시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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