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실에서 거리로 나온 ‘레트로 마린룩’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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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Future No. 30

2016-06-21 오전 11:44:35


Chloe


지난해 여성복 여름 패션은 ‘레트로 마린’ 스타일로 가득했다. 이들은 올 여름 어떻게 전개되고 있을까. 1920년대와 30년대의 프랑스 해변을 연상시키던 세일러 스타일과 스트라이프룩은 올해에도 변함없이 출시돼 소비자를 기다린다.

또 올해에는 파자마 스타일이 본격적으로 출시되며 색다른 이미지를 빚어낸다. 파자마 가운이나 파자마 셔츠가 레트로 마린룩과 만나 더 나른하고 한가한 리조트의 여유를 불어넣는다.

파자마 트렌드는 슬립 드레스의 유행과도 맞물려 있다. 서양에선 흔히 이런 트렌드를 부두아르(Boudoir) 트렌드라 부르는데 부두아르는 여성의 내실(內室), 즉 서양에선 여성이 코르셋 등을 벗어던지고 속옷차림으로 편하게 휴식을 취하는 공간을 의미한다.

최근 파자마와 함께 슬립 드레스 또한 인기를 모으면서 마린 트렌드가 부두아르 트렌드와 뒤섞여 새로운 리조트 룩으로 변모하고 있다.


Givenchy

Milly


서양에서 해변이 새로운 휴식과 놀이 공간으로 각광받게 된 것은 빅토리아 시대의 일이다. 이 당시 ‘수영복’과 ‘해수욕장’이란 개념이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해변에서 남녀의 혼욕은 금지되고 있었다. 그러다 곧 남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해변이 등장하면서 한여름의 해변은 부르주아들에게 가장 낭만적인 공간이 되었다.

이 때문에 1920년대와 30년대를 돌아볼 때, 상류층에겐 가장 로맨틱한 휴가를 즐길 수 있는 곳이었고 대중들에게 해변이란 아직은 누구나 즐길 수 없는 고급스러운 선망의 대상이었다. 또 이 시기부터 니트웨어가 발전하면서 수영복과 비치 웨어들은 현대적인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오늘날 유행하는 레트로 마린룩은 이 시대의 비치웨어에서 영감을 얻은 것들이다.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모든 F/W 컬렉션에서 레트로 마린룩은 빼놓을 수 없는 트렌드였다. 이는 시장의 인기를 반증하는 것으로 지난 몇 년간 그만큼이나 마린룩이 사랑받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올해에도 이같은 인기는 변함없을 것으로 보여진다.

지난해에는 교복같은 스타일의 세일러복이 많았다면 올해에는 넓고 루즈한 세일러 칼라와 와이드팬츠, 스트라이프 티셔츠가 보여주는 보다 복고적인 마린 스타일이 주를 이룬다.


Mario Dice

Preen by Thornton Bregazzi

Beach wear in 1930s


레트로 마린 트렌드를 잇는 또 하나의 새로운 트렌드는 레트로풍의 스포츠룩이다. 현재 레트로 마린룩이 포커스를 두는 1920년대와 30년대는 현대 스포츠가 자리잡던 활발한 시기였다. 이 당시에는 ‘라코스테’와 ‘수잔 랑랑’이라는 테니스 스타가 큰 인기를 모았고 올림픽과 같은 아마추어 스포츠들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고 있던 때였다.

해양스포츠도 사실 이들 중 하나였다. 그래서 당시의 마린룩은 동시대의 승마나 테니스룩과 상당히 유사한 형태를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 시즌 미국의 캐주얼 브랜드 ‘라코스테’에서는 ‘렉트로 액티브’를 주제로 복고풍의 스포츠룩을 제안했다. 스트라이프에 대해서도 마린룩의 시각보다는 그저 폭넓은 스포츠 캐주얼의 관점으로 바라본다.

아동복에서도 이런 스타일이 부쩍 늘었다. 마린룩과 테니스룩이 혼합된 스타일이나 마린룩에서 영감을 얻은 애슬래저 캐주얼들이 그것이다. 특히 여아복에서는 테니스복 같은 스타일의 ‘폴로’ 드레스들도 많이 늘어났다.

아동복 브랜드 ‘피티 빔보’의 지난 컬렉션에서는 특히 스트라이프를 활용한 니트나 원피스가 부쩍 늘었다. 이들은 마린룩에서 모티프를 얻기도 하고 테니스복이나 복고 풍의 스포츠 캐주얼에서 영감을 빌어온 것들이 대부분이다.


Lacoste

Miss grant in Pitti Bimbo collection

Kenzo



파자마 트렌드가 뉴욕 패션지에 오르내리기 시작한 것은 2013년 무렵부터이다. 당시 2011년 ‘셀린느’  리조트 컬렉션에서 스트라이프 파자마를 선보인 이래 서서히 파자마에 관심을 가지는 스타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2013년에는 제시카 알바나 리한나 등의 스타들이 여러 행사에서 실크 파자마를 입고 등장해 화제가 됐다. 이 트렌드는 2014년과 2015년에 더 확대되면서 이제 스타들뿐 아니라 거리의 멋쟁이들에게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스타일이 됐다.

유럽의 스트리트에서는 주로 드레시한 파자마 수트들이 촬영되는 반면 뉴욕에서는 캐주얼한 파자마 셔츠가 인기를 모은다. 지난해에는 H&M 스튜디오 컬렉션에서 파자마 스타일의 캠페인을 진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H&M 스튜디오 컬렉션은 H&M의 서브라인 중 가장 고급라인을 파리 패션위크 패션쇼를 통해 소개하는 것이기도 하다.

현재 파자마 트렌드의 흐름을 보면 초기에는 실크 소재의 슬리핑 가운 스타일이 주를 이루었지만 최근에는 한층 캐주얼한 셔츠 스타일이나 배스 가운 스타일로 변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지난 2016년 F/W 컬렉션에서도 다양한 파자마룩이 전개된 바 있다. 현재의 확산속도로 볼 때 앞으로 한동안은 파자마 셔츠의 인기가 줄어들지 않을 것 같다.

또한 많은 브랜드들이 2016년 봄을 겨냥하며 란제리 풍의 슬립드레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들은 모두 여성의 속옷에서 영감을 얻은 옷들로 섹시한 이브닝 웨어로도 연출이 가능하지만 안에 셔츠나 티셔츠 등을 레이어드해 캐주얼한 형태로도 연출이 가능하다.

특히 최근 선풍적 인기를 얻고 있는 ‘베트멍’의 슬립드레스는 독특하고 언밸런스한 플레어 실루엣으로 인기를 모은다. 마치 판초처럼 한쪽이 늘어지게 재단된 드레스는 지나치게 속옷처럼 보일 수 있는 디자인을 멋지게 보완해준다. 이밖에도 ‘나스티갈’ ‘앨리스앤올리비아’ ‘자라’ 등 많은 스트리트 브랜드들이 유사한 란제리 슬립 드레스들을 선보이고 있다.

공통점으로는 블랙 컬러에 약간의 레이스 장식이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스타일은 블랙의 가죽 재킷이나 카디건 등과 코디하면 거리에서나 클럽에서나 모두 돋보일 수 있는 의상이 된다. 아직까지 한국의 슬립 드레스들은 캐주얼한 레이어드룩으로 주로 나타나지만 곧 더 섹시한 감각의 란제리 풍으로 전환될 조짐도 있다. 


Pajamas trend in street

H&M Studio collection

Rochas


김소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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