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은 시간 싸움이잖아요.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에 맞춰 한 달 단위로 최소 12종의 신상품을 숍에 입고시키는 것이 목표예요. 제품이 다 팔리고 나면 원단이나 디테일에 변경을 주거나, 컬러를 바꾸는 등 새로운 상품을 공급하고 있어요.”
남성 탑(top) 전문업체 파인딩스코프가 독보적인 성장세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홍성정 파인딩스코프 대표는 2015 S/S 시즌에 맞춰 중저가 보급형 남성 상의를 출시하는 ‘파인딩스코프’와 테일러링이 가미된 디테일이 강한 셔츠를 선보이는 중고가 브랜드 ‘디테일팩토리’를 론칭했다. 이 두 브랜드는 패션 시장은 물론 국내 산업 전반에 찬바람을 몰고 온 지난해 메르스 사태에도 ‘에이랜드’에서 굳건하게 전월대비 50~300%의 성장세를 유지했다.
홍 대표는 가장 큰 성공 요인으로 ‘리테일 시대에 적합한 제품 공급’ 방식을 꼽았다. 항상 새로운 디자인을 원하는 소비자의 니즈와 짧은 시간 안에 새 제품으로 로테이션을 원하는 숍의 요구에 맞춰 글로벌 SPA 브랜드의 방식을 도입해 브랜드를 전개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을 선택한 데는 한국보다 앞서 리테일 시대가 도래한 미국에서 패션산업을 경험했던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LA에 자리한 인더스트리 메뉴팩처링 회사에서 경력을 쌓았어요. 회사 시스템상 트렌드를 파악해 70여 개의 최종 디자인을 선택하고 생산하기 위해 한 주에 수백장을 스케치해야 했죠. 그렇게 몇 년 동안 선진 시장 한 가운데서 변화의 흐름을 직접 경험하고 나니 한국 패션 시장도 곧 그런 형태로 변할 것이라고 예상됐어요.”
그렇게 한국에서 브랜드 론칭을 결정한 홍 대표는 자본력이 부족한 신진 디자이너가 처음부터 토털 브랜드로 시작하기 어려운 현실을 받아들여 과도한 욕심을 버리고 남성 상의에 집중하기로 했다. 마침 한국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기본 와이셔츠 외에 신선한 스타일을 찾는 니즈가 높아지고 있는 현상을 파악, ‘비싸지 않으면서 멋 낼 수 있는 셔츠’를 선보이기로 결정한 것이다.
소비심리와 가격저항을 고려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는 한편, 높은 퀄리티의 마감과 디테일 등 옷의 기본에 대한 디자이너의 고집은 지켜냈다. 이렇듯 가성비를 높인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가 두드러지게 상승하는 것은 당연했다. 신상품이 나올 때마다 아이템별, 색깔별로 컬렉션하는 소비자까지 있을 정도다.
이렇듯 파인딩스코프는 소비자 취향저격에 성공한 디자인과 기존 홀세일 브랜드에서 시도하지 못했던 새로운 공급방식으로 경기 침체를 넘어서는 성과를 입증, 불과 1년 반만에 리테일업체에서 먼저 러브콜을 보내는 곳으로 급부상했다.
홍 대표는 지난해 파인딩스코프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심혈을 기울인 만큼, 론칭 2년 차인 올해는 브랜드 인지도와 시장 입지를 높이는 시기로 삼을 예정이다. 이를 위해 ‘파인딩스코프’ ‘디테일팩토리’ 두 개 브랜드에 더해 신규 고급라인을 추가 론칭할 계획도 마련했다.
“‘파인딩스코프(Finding Scope)’가 ‘한계를 찾다’는 의미잖아요. 완벽한 남성복 디비전을 구축해 남성 탑 제품은 다른 곳에서 찾을 필요 없이 파인딩스코프에 오면 다 해결할 수 있다는 인식이 소비자들 사이에 생겼으면 좋겠어요.”
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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