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글, 영문, 숫자, 기호 등이 디자인이 된다? 얼핏 고개를 갸웃거릴 수 있는 이야기를 현실화시킨 디자이너가 있다.
바로 전문 서체 디자이너로 활동해온 최미진 디자이너. 윤디자인그룹 출신의 최 디자이너는 지난해 말 독립해 타이포그래피 디자인 제품을 제작하는 스튜디오 겸 브랜드 ‘투타입세트(Two Type Set)’를 론칭했다.
“회사에 몸담고 있는 동안 클라이언트가 요구하는 서체를 디자인하는 업무를 담당했어요. 제가 혼신의 힘을 다해 창작한 그 서체들이 클라이언트사의 간판, 홈페이지나 책자 등 일부에서만 사용되고 마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일상 생활 가까이에서 글자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생각에 독립해서 브랜드를 론칭하게 됐어요.”
‘투타입세트’는 ‘간직하고 싶은 글자’라는 브랜드 슬로건을 바탕으로 ‘글자’ 그 자체를 특별하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재탄생시키고 있다. 곁에 늘 존재하지만, 특별하게 생각하기 어려웠던 ‘글자’를 모티브로 삼아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것.
현재 소비자와 만나고 있는 서체는 블랙컬렉션의 ‘블랙러버’와 ‘블랙라이크’ 서체. 이 두 서체를 통해 포스터, 액자, 문구, 화분케이스, 캔들케이스 등 다양한 타이포그라피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제안하고 있다. 한글, 영문, 숫자, 기호를 바탕으로 직관적인 표현을 통한 심플하고 세련된 미를 표현하는 것.
“글자는 다른 어떤 디자인보다 직관적이예요. 전달하고 싶은 바를 돌리지 않고 가장 명확하게 전달하는 특성이 있지요. 외국에서는 영자를 의류, 장식용 포스터, 배너 등 라이프스타일을 표현하는 디자인으로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는데, 디자이너로서 한글은 아직 그 정도로 활용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저부터 한글의 디자인적 아름다움이 다양한 분야에서 이용될 수 있는 데 기여하고 싶어요.”
이를 위해 최 디자이너는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식물 연구소 ‘플로라랩’, 시들지 않는 꽃 ‘플로바리스’와 함께한 타이포 힐링 플렌트(healing plant)를 선보였다. 이외에도 쥬얼리 브랜드 ‘두컨셉’과 알파벳 오브제를 통한 쥬얼리 제품을 제작하기도 했다.
“초성·중성·종성으로 이뤄진 한글은 동일한 글자라도 문장이 전달하는 뉘앙스를 점 하나, 선 하나를 연결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든지 표현할 수 있어요. 이러한 한글의 장점을 활용해 의류나 다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와도 협업해 폭넓은 분야에서 일상 생활 곳곳에서 한글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나갈 예정입니다.”
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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