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서 한국 신진의 힘 보여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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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ntier Designer 107 - 박지혜, 김진화 ‘에흐드쥬’ 대표

2016-05-18 오후 5:13:51


'에흐드쥬' 박지혜 디자이너(왼쪽)와 김진화 모델리스트 / 사진 심겨울 기자 sku@fi.co.kr



 “프랑스어로 ‘놀이터’를 뜻하는 ‘에흐드쥬’ 답게 즐기면서 어워드에 참가하게 됐는데 대상까지 수상하게 돼 영광입니다.”


지난 2015년 이탈리아 그라치아 넥스트글램어워드에서 한국의 신진 디자이너 부부가 이끄는 ‘에흐드쥬’가 대상을 손에 쥐었다. 박지혜 디자이너와 김진화 모델리스트는 이 자리에서 여성복 ‘에흐드쥬’의 정교한 입체패턴과 세련된 실루엣으로 전 세계 24개 팀의 신진 디자이너들 가운데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그라치아 매거진에서 주최하는 첫 번째 시상식이라 정보가 없었고 큰 행사인지도 몰랐어요. 그래서 재미있게 준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스케치와 포트폴리오를 보내고 기다리고 있는데 그라치아 쪽에서 ‘시상식 날 꼭 참석해달라’고 거듭 요청이 왔어요. 그리고 행사 당일 현지에서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조르지오 아르마니’를 비롯한 수천 명의 사람들을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 떨리기 시작하더라고요.”


두 대표는 수상 당시를 생각하면 아직도 꿈 같고 얼떨떨하다고. 수상 경험은 낯설었지만 그들이 만드는 ‘에흐드쥬’는 10여 년간 프랑스에서 쌓은 탄탄한 경력을 바탕으로 신진 디자이너 답지 않은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고 이러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는 데 한 몫 했다.


“상명대학교 의류학과에서 만나 공부와 연애를 병행하다 함께 파리로 건너갔어요. 처음에는 파리의상조합에서 같이 디자인을 공부하다 저는 ‘스튜디오 벨소’에서 디자인 공부를 계속 이어갔고 남편은 패턴에 관심이 많아 ‘아이쎄뻬’라는 모델리스트 전문 학교에 들어가면서 각자 영역이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디자인과 패턴사의 길을 정한 후 그들은 ‘발망’과 ‘마틴싯봉’에서 경력을 쌓고 한국으로 돌아와 지난 2012년 ‘에흐드쥬’를 론칭했다. 디자이너와 모델리스트가 함께 만들어내는 ‘에흐드쥬’는 미니멀한 디자인과 완벽한 핏으로 30~50대 여성들을 공략했다.


현대판 양장점을 지향하며 한남동 쇼룸에 찾아오는 고객을 위해 커스터마이징을 진행하는 것도 ‘에흐드쥬’의 매력이었다. 신체적인 특징으로 기성복에서 옷을 고르기 힘들었던 고객들에게 맞춤 옷을 제공하는 ‘에흐드쥬’는 그래서 단골 고객이 많다.


“‘에흐드쥬’는 마네킨에 옷을 입혀 가봉하는 머슬린 방식으로 옷을 제작해요. 맞춤 제작이라 시간이 오래 걸리고 손도 많이 가지만 ‘에흐드쥬’만의 차별성을 두고 싶었어요. 소비자들에게 공급이 조금 늦어지더라도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러한 ‘에흐드쥬’의 차별성은 연예인들의 러브콜로 이어졌다. 정지영 아나운서의 의상을 시작으로 김연아, 한효주, 이태란 등이 각종 드라마, 영화, CF에 입고 나오며 자연스레 ‘에흐드쥬’를 알렸고 매체를 탄 옷들은 해외 주문을 끌어들이기도 했다.


현재 자사 온라인몰과 더블유컨셉에 유통중인 ‘에흐드쥬’는 올해 해외 유통망 확대에 더욱 힘을 쏟을 계획이다. 지난해 그라치아 넥스트글램어워드 대상 수상을 계기로 올해 2월 열린 2016~17 F/W 밀라노 패션위크에 초청돼 프리젠테이션을 마친 상태. 수상 타이
틀이 생긴 후 이탈리아 브랜드 관계자들로부터 ‘에흐드쥬’의 유통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지금까지 유통을 적극적으로 넓히지 못했는데 올해를 기점으로 ‘에흐드쥬’도 해외 진출에 문을 적극적으로 두드려 볼 계획입니다. 프리젠테이션 이후 이탈리아의 바이어들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하며 상담 중이고 유학생활을 했던 프랑스 파리에 진출해 ‘에흐드쥬’를 평가 받고 싶어요. 지난 4월 참가한 모드상하이를 비롯해 해외 페어에도 자주 얼굴을 비칠 생각입니다. ”


동시에 국내에서는 ‘에흐드쥬’를 오뜨꾸띄르를 다루는 부티크 숍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부티크에 알맞은 액세서리나 잡화 등 제품군을 넓혀 ‘에흐드쥬’의 팬층을 확보할 예정이다.


“프랑스에서 공부하고 일하면서 배운 것들을 토대로 독립해서 브랜드를 운영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어요. 한남동에 있는 3년 동안 불황으로 문을 닫은 주변 숍들도 많았고요. 그러던 중 패션기업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와 한 두 달 같이 진행했는데 ‘힘들어도 우리 브랜드를 지켜야겠다’고 생각해 그만뒀죠. 그때 다시 의지를 다지고 묵묵히 지켰더니 이렇게 좋은 날이 온 것 같아 기쁩니다.”


'에흐드쥬'는 지난 2월 밀라노 패션위크에 국내 신진 디자이너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사진은 프리젠테이션 초대장


강하나 기자
khn1@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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