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원을 알아보러 유럽에 들렀다 경유한 홍콩에서 인생이 바뀌었어요. 음악가의 미래를 꿈꾸다 홍콩에서 디자이너로 변신했고 지금은 태국 방콕, 싱가포르 등에서 사랑 받는 한국 브랜드 ‘서울시크바자’의 주인이 되었네요.”
이지희 대표가 이끄는 여성복 브랜드 ‘서울시크바자’는 지난 2013년 태국 방콕에서 유통을 시작해 연예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싱가포르, 한국 등으로 유통망을 넓혀가고 있다. 이 대표가 해외에서 브랜드를 론칭하고 인정받기까지 남다른 스토리가 있었다.
“유럽에서 돌아오는 길에 공항이 폐쇄돼 경유지인 홍콩에 잠깐 머물렀는데 우연히 가방 브랜드 ‘안드레로스(Andre ross)’에서 모델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어요. 모델 일을 하면서 패션에도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그곳에서 가죽 고르는 법, 스케치하는 법 등을 배웠죠. 그러다 저와 콜래보레이션한 백 ‘제이라인’을 출시했는데 대박이 났어요.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하나씩 긍정적으로 흘러갔고 그때 ‘디자이너가 내 길인가’ 싶었어요.”
이 대표는 숙명처럼 온 기회들을 적극적으로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나갔다. 홍콩 생활을 잠시 접고 한국에 돌아온 그녀는 애견 의류 디자이너로 변신했다. 홍콩에서 일본 브랜드는 자주 접했지만 한국의 애견 의류 브랜드는 거의 볼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럭셔리 애견 브랜드를 콘셉으로 ‘핀업독’이라는 브랜드를 론칭한 후 갤러리아 백화점에 입점시켰다. 그녀는 남다른 실력을 인정받아 지난 2010년 ‘MCM’과 콜래보레이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현재도 ‘핀업독’은 백화점과 온라인 몰에서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어요. 그러나 애견 의류도 지난 2014년 경제위기를 피하지는 못했죠. 당시 좀 더 다양한 고객층을 만나고 싶기도 했던 터라 여성복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이 대표는 트렌디한 패션을 모토로 세계 각국의 소비자를 위한 옷을 만들기 시작했다. 컬러와 프린트를 다채롭게 사용하며 여성이 자신의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크롭 티셔츠, 드레스, 스커트 등을 제작했다.
한국이 아닌 방콕에 처음 숍을 오픈한 이유는 컬러풀한 옷을 선호하고 노출을 꺼리지 않는 태국 사람들을 공략하기 위해서였다. 이후 스트리트 브랜드가 많은 방콕의 ‘터미널 21’에서 ‘서울시크바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스트리트 감성과 런웨이에서 받은 영감을 풀어낸 그녀의 옷들은 현지의 영한 고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한국 브랜드로는 최초로 센트럴 그룹에서 운영하는 젠 백화점에 단독 매장을 열게 됐다.
“특히 ‘서울시크바자’의 옷들은 태국의 연예인들에게 어필됐어요. 연예인들이 입고 무대에 섰을 때 독특한 프린트와 색상이 빛을 바랄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옷들이 방송을 타면서 급속도로 1만 명 이상의 SNS 팔로워들도 생겼죠.”
국내에서는 지난 2014년 롯데백화점 입점을 시작으로 두타 디콤마존, 믹샵 등에 입성하며 유통망을 구축해 나갔고 니콜, 손나은, 허가윤, 솔지 등 걸그룹 멤버들이 입고 나와 유명세를 탔다.
지난해 ‘서울시크바자’는 싱가포르에서 열린 디지털 패션위크에서 패션쇼 런웨이에 서며 한국 브랜드로서 입지를 다졌다. 패션쇼 후 고가 브랜드가 들어서 있는 싱가포르 탱스 백화점 입점도 바라보고 있다. 이어 파리 후즈넥스트와 캡슐 페어에 참가하며 또 다른 해외 시장을 향해 문을 두드리고 있다.
“사업을 해외에서 시작하려고 하니 힘든 점이 많았어요. 당시에는 태국에 한국 옷을 가지고 오는 사람도 별로 없었고 해외에서 외국인이 사업장을 열기도 까다로웠죠. 직접 부딪치면서 혼자 하나씩 배워나가야 했어요. 동남아에도 원단을 저렴하게 소싱할 수 있는 곳이 많았지만 ‘한국인이 한국에서 만든 제품’이라는 자존심을 지키고 싶었어요. 다행히도 태국에서 한국 브랜드의 퀄리티를 높게 평가해줬네요.”
태국, 싱가포르, 한국 등을 오가며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는 이 대표는 지친 기색 없이 향후 계획을 말했다.
“올해는 한국, 두바이, 유럽 등으로 글로벌 유통망을 넓힐 생각입니다. 처음 홍콩에서 숙명처럼 디자이너가 돼 여기까지 온 것처럼 향후 이곳들에서 벌어질 ‘서울시크바자’의 예측 불가능한 미래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설렙니다.”
'서울시크바자' 2016 S/S Dahlia 라인 시트 |
INSPIRATION
INSPIRATION - 마일즈 데이비스

트럼펫 연주자 겸 작곡가다. 일반적으로 재즈라고 하면 딱딱한 것 같지만 곡선에 따라 흐르는 연주 법이 놀랍다. 노을 지는 모습을 보며 마일즈 데이비스의 재즈를 듣고 있노라면 바에 와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PLACE - 보그 라운지

방콕 도심에 위치한 보그라운지는 보그 타일랜드에서 운영하는 장소다. 뉴욕 맨하튼 거리를 연상 시키는 이 곳은 뉴욕 스타일의 인테리어로 방콕에 거주할 때 평소 친구들 여럿이 모여 기분전환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MAGAZINE - Interiors

평소 인테리어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 편이다. 특히 색감, 재질에서 영감을 받아 패션과 접목시키곤 한다. Interiors은 요즘 한창 즐겨보는 인테리어 매거진으로 세련된 인테리어 감성을 엿볼 수 있다.
BEST ITEM
Dahlia Lace Set Ivory

꽃을 소재로 한 ‘서울시크바자’ 2016 S/S Dahlia 컬렉션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아이템은 바로 ‘Dahlia Lace Set Ivory’. 플라워 프린트가 돋보이는 이 의상은 전 아이돌그룹 카라의 니콜이 K-CON 재팬에서 착용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강하나 기자, 사진 심겨울 기자
khn1@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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