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개성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왼쪽부터) 하보배 ‘bpb’ 대표, 김예림 ‘레미콘’ 대표, 홍지연 ‘HOC’ 작가. 이들은 우정을 나누며 함께 사업의 시너지 효과도 일으키고 있다. |
깜찍발랄한 컬렉션으로 소녀들의 취향을 저격하고 있는 패션 액세서리 브랜드 ‘bpb’. 특히 2016 S/S 시즌에는 ‘해피버스데이 마이 걸’이라는 테마로 생일을 맞은 소녀를 위한 파티를 그려내며 주목을 받았다. 고깔 모자, 조각 케익, 생일 초 등을 모티브로한 가방과 지갑, 그리고 이를 더욱 돋보이게 한 것은 ‘HOC(House of Collaboration)’의 클레이 아트 제품이었다.
평소에도 친하게 지내던 하보배 ‘bpb’ 대표와 홍지연 작가를 포함한 HOC팀은 의기투합해 이번 컬렉션의 배경이 되는 소녀의 생일 파티를 생생하게 그려내 룩북에 담아냈다. 또한 하 대표는 절친인 아이스크림 브랜드 ‘레미콘’의 김예림 대표와도 콜래보레이션을 준비 중이다.
친구와 비즈니스 파트너를 넘나드는 하보배 ‘bpb’ 대표와 김예림 ‘레미콘’ 대표, 홍지연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는 가로수길의 ‘bpb’ 쇼룸에서 진행됐다. 마치 제집을 찾아오는 듯 자연스럽게 쇼룸의 문턱을 넘어서는 김예림 ‘레미콘’ 대표와 홍지연 작가의 모습에서 하보배 ‘bpb’ 대표와의 친분이 얼마나 깊은지 짐작할 수 있었다.
Q : 서로 다들 아시는 사이인가요?
김예림(김): 홍 작가님은 저도 오늘 처음 봬요. 그런데 지난번 ‘bpb’와 콜래보레이션을 재밌게 지켜봤었고 앞으로 친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하보배 언니와는 짬을 내서 얼굴 보는 사이고요.
하보배(하): 예림이랑은 한 달에 한 두번씩은 만나서 같이 점심도 먹고 수다를 떠는 것 같아요. 그렇게 하면 잠시나마 일에 대한 스트레스를 털어버릴 수 있어서 좋아요. 재작년에 예림이가 가로수길에 레미콘 매장을 준비하면서 부터는 더욱 자주 봤던 것 같네요.
김: 그러고 보니 보배 언니와의 인연은 꽤 오래전부터 시작됐네요. 제가 독립 매거진 <노네임>의 편집장을 할 때 인터뷰를 하면서 처음 만났는데 꽤나 말이 잘통해서 금세 친해질 수 있었어요. 그때 제가 스물 하나, 언니가 스물 셋이었죠?
하: 아마도 그럴 꺼야. ‘bpb’를 론칭할 무렵이었으니까. 그리고 지연이는 자매이자 같이 ‘bpb’를 전개하고 있는 하보미를 통해서 만났는데 이야기가 잘 통해서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특히 지연이의 작업실은 항상 특별하게 꾸며져 있어서 자주 놀러가는 편이에요. 전에 북촌 한옥마을에 있었을 때도 그렇고 지금 해방촌 작업실도 너무 예쁘거든요.
Q : 세 분 모두 20대에 창업을 시작한 청년 창업가들이네요. 각자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설명해주시겠어요?
하: 전 원래 일러스트를 그리면서 저만의 유토피아인 ‘bpb월드’를 만들고 있었어요. 입술과 눈동자로 이뤄진 ‘캐롤라인’, 손가락 나무 ‘노아’, 토끼 귀를 가진 강아지 ‘밤버피’등 여러 캐릭터들이 그 세계에 살고 있고요. 그런데 어느날 이 친구들을 세상 밖으로 꺼내오고 싶어 패션 아이템으로 만들기 시작했죠. 예상했던 것보다 좋은 반응을 얻었고 이제는 주얼리, 가방뿐만 아니라 의류까지 출시하며 카테고리를 넓혀가고 있어요.
김: ‘아이스크림을 브랜딩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에서 레미콘 아이스크림을 만들었어요. 트럭 팩토리와 실험실을 콘셉으로 인테리어를 꾸미고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맛이 일품인 솜사탕을 올린 아이스크림 ‘썬더맘’ 등 캐릭터가 있는 메뉴를 출시했죠.
홍지연(홍): 원래는 혼자 사업을 하다 최근에 친구들과 HOC를 결성했어요. 미국 뉴욕 스쿨오브비주얼아트에서 파인아트와 설치미술을 전공한 뒤 게스트하우스를 열었죠.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예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게스트하우스 내에 있는 모든 가구와 소품도 직접 만들고 영화 상영도 하고요. 그러다 함께 유학생활을 했던 친구들과 뜻이 통해 그룹을 만들었어요.
Q :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새로운 영역을 구축했다는 공통점이 있네요. 많은 이들의 주목이 쏟아지며 더욱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신 것 같은데요.
김: 지금에야 해외 관광객들도 일부러 찾아올 정도로 인기가 많아졌지만 처음에는 주변에서 반대도 많았어요. ‘아이스크림이 되겠냐’, ‘그렇게 차가운 인테리어면 소비자들이 어려워한다’고요. 하지만 색다른 콘셉을 보여주고 싶어서 제 뜻대로 밀어부쳤고 이 전략이 잘 통한 것 같아요. 지금은 중국이나 중동에서 매장을 내자며 연락올 정도니까요. 콜래보레이션 제의도 제법 들어오고 있어요.
지난번에는 코스메틱 브랜드 ‘메이블린 뉴욕’과 협업하며 화제가 됐죠. 메이블린 뉴욕의 제품을 모델로 아이스크림 슬러시를 만들었고 이걸 든 CL의 사진이 인스타그램에 공개되며 많은 주목을 받았어요. 그밖에도 메뉴 하나하나를 콘텐츠로 여기며 브랜딩하고 있어요. 아이스크림이지만 하나의 문화사업으로 여기고 자부심을 갖고 전개하고 있죠.
홍: HOC 멤버 셋이 서로의 개성을 융합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고 있어요. ‘bpb’와의 협업에 이어 최근에는 살롱을 주제로 한 전시회를 진행하고 있어요. 현대의 살롱이야 머리를 하는 곳에 불과하지만 과거에는 예술인들이 모여서 문화를 향유하는 곳이었거든요.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소피마르소, 프리다 칼로 등 다양한 시대의 상징적 인물을 클레이로 만들어 보여주고 있답니다.
하: ‘bpb’는 해외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에요. 최근에 모드상하이에 나가서 중국에서의 반응을 점검해보고 왔죠. 2년 전부터 중국에서 러브콜이 많이 들어왔는데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최근에는 에이전시와 계약도 맺었고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에요.
Q : 사업을 전개하면서 어려운 점도 있지 않나요?
김: 왜 없겠어요. 특히 사업이 일상을 지배해버리는 게 고민이에요.
하: 저도 한 때 ‘bpb’와 제가 분리가 되지 않아 고생했어요. 어딜 가서 뭘 하든 ‘bpb’ 상품과 연결해 생각하는 제 자신을 발견할 때가 많았어요. 그래도 최근에는 일부러 화실을 다니며 키우는 강아지 그림을 그리는 등 저만의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Q :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하: 일단 중국 진출에 집중할 예정이고요, 세컨 라인도 준비 중이에요. 의류나 가방 등이 중심이 될 것 같아요. 또 레미콘 아이스크림과도 콜래보레이션을 해보려 해요. 아직 구체적인 방향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서로를 잘 알고 있는 만큼 기대 이상의 결과물이 나오리라 생각해요. HOC와의 콜래보가 그러했듯 말이에요.
김: 내년에는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고 싶어요. 차가운 건 해봤으니 완전 반대되는 걸로요. 그 중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것은 티샵이에요. 한국은 티문화가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고 중국은 너무 전통적인 것을 고수하더라고요. 이를 현대적으로 그리고 영하게 재해석해보고 싶어요. 또 중국에 매장을 내기 시작한 레미콘 아이스크림이 해외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잡길 바래요.
홍: HOC 멤버들과의 공동작업을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에요. 세 명의 색을 각자 담아낸 다양한 콘텐츠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요. 또 인테리어 소품 브랜드 론칭도 함께 준비할 예정입니다.
‘HOC’와 콜래보레이션한 ‘bpb’의 2016 S/S 룩북 |
최은시내 기자
cesn@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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