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엔진보 중국 ‘홍칭팅’그룹 회장

창의적이고 참신한 감각과 뛰어난 디자인 실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본과 마케팅 능력이 없다? 만약 그렇다면 시장에 진출하는 것에서부터 성공하기까지 수없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자본과 마케팅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인큐베이팅 시스템이 마련된다면 어려움을 겪지 않고 자신의 제품을 시장에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된다.
최근 몇몇 국내 패션기업과 유통기업에서 시도하고 있는 디자이너와의 상생을 통한 협력에 중국 패션 기업도 손을 내밀기 시작했다.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은 중국 내 제화업계 3위에 해당하는 규모의 ‘홍칭팅(Red Dragonfly)’ 그룹. 최근 한국을 찾은 치엔진보 ‘홍칭팅’그룹 회장을 만나 그가 생각하고 있는 한-중 패션의 새로운 협력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Q : ‘홍칭팅’에 대해?
지난 1987년 신발 산업에 몸을 담기 시작했습니다. 1995년에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면서 설립한 회사가 ‘홍칭팅’입니다. 2015년 기준으로 매출 50억 위안(약 1조원)으로 중국 구두 시장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기업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홍칭팅’은 한국어로 고추잠자리라는 뜻입니다. 저는 어린 시절 시골에서 깨끗한 냇가, 흔하게 볼 수 있던 자연의 생물들과 더불어 자랐습니다. 특히 그곳에서 같이 뛰어놀던 친구들에 대한 향수가 있습니다, 그 중 고추잠자리가 대표적인 추억의 매개체라 회사 이름도 ‘홍칭팅’이라고 지었습니다.
Q : 20년 동안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기반은?
무엇보다 가장 기본이 된 것은 꾸준히 ‘장인정신’을 잊지 않고 구두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바탕으로 구두사업을 진행해 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대부분의 기업이 본래 사업보다는 부동산 등 빠른 시간 안에 부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규모를 키워온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산업이 내실 있게 발전하고 성장하려면 산업 자체의 힘을 키우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계속해서 집중한다면 분명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 마련입니다. 그러한 믿음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한 우물을 파 온 것이 지금의 성공의 밑거름이 된 것 같습니다.
Q : 한국을 찾은 이유는?
지난해 ‘홍칭팅’이 증시에 상장된 후 미래 20년을 이어갈 수 있는 새로운 사업 모델 마련의 필요성을 느끼고 많은 변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빠르고 새로운 기획력을 적용시키면 어떤 사업이 가능할지에 대한 시장조사를 위해 한국을 찾았습니다.
Q : 어떤 사업 모델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중국은 매우 큰 기회의 땅입니다. 전세계 모든 이들에게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한국에서 패션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분들에게는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게다가 한국은 패션 산업에 매우 많은 자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러한 자원을 어떻게 좋은 시스템과 결합시킬 수 있는가일 것 같습니다. 패스트 패션 분야에서 한국의 자원과 중국 시장의 제작환경이 결합해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Q : 어떤 시스템이 경쟁력이 있을지?
기본적으로 소비자들은 제품 구매에 높은 비용을 지출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적절한 가격에 공급한다면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그러한 제품은 재고의 부담을 줄이면서 사업자에게 이익을 안겨줍니다.
아직 규모는 작지만 능력 있고 가능성 있는 디자이너와 협력해 제품을 제작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향일 것 같습니다. 자본과 생산 능력이 출중한 기업이 한국의 훌륭한 디자이너 브랜드에 투자해서 한국 시장과 중국 시장에서 동시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키우는 시스템이 효과적일 것 같습니다.
Q : ‘홍칭팅’ 그룹은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훌륭한 디자이너가 있으면 디자이너에게 직접 투자하거나, 좋은 상품과 디자인이 있으면 한국에 회사 설립을 알아볼 계획입니다. 디자인을 사서 직접 제작해서 향후 운영 예정인 자사 편집숍에 넣거나 다른 유통채널을 통해 B2B 유통을 진행하는 역할을 하는 것을 고려 중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작은 디자이너나 제작 업체는 홍보와 마케팅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홍칭팅’ 그룹은 홍보와 마케팅 분야에 도움을 주고 디자이너와 브랜드를 중국 시장에 안착하는 역할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Q : 사업을 이끌어가는 경영 원칙이 있다면?
신발을 파는 것이 아니고 인재를 육성해서 소비자에게 좋은 제품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경영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사업이 20년 이상 지속되기 위해서는 생산기반, 인재, 유통, 홍보, 마케팅이 모두 갖춰져야 합니다.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미래를 위해 투자 단계에서 성과가 바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미래를 믿고 투자를 이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 향후 목표가 있다면?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좋은 인재와 콘텐츠를 엮어서 좋은 제품을 공급하는 역할을 해주는 구성원이 필요하지요. 자원이 많아도 결합할 기회가 없으면 성과를 실현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홍칭팅’의 역량을 기반으로 인재를 육성해 제가 몸담고 있는 신발 산업의 성장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홍칭팅(Red Dragonfly)' 그룹의 제화 광고 장면 |

박상희 기자, 사진 심겨울 기자
psh@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