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재(왼쪽), 정호진(오른쪽) '카오스프롬언더마인드' 대표 |
지난 헤라서울패션위크 제너레이션넥스트 서울에서 한 부스가 바이어들의 발길을 끌었다. 부스를 가득 채운 다크웨어룩이 문래동 대선제분 폐공장과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낸 ‘카오스프롬언더마인드’. 사람들이 이곳에 주목한 것은 비단 분위기 때문만이 아니었다.
“홍콩 편집숍의 바이어가 오더니 순식간에 여러 벌의 의상을 수주했어요. 패션쇼를 따로 진행한 적도 없었는데 신기했죠. ‘카오스프롬언더마인드’가 다크웨어룩을 좋아해주시는 해외 마니아층을 저격한 것 같습니다.”
조영재, 정호진 ‘카오스프롬언더마인드’ 대표는 지난 제너레이션넥스트 서울에 참가해 홍콩, 캐나다 등 해외 바이어들의 눈도장을 받으며 주변 사람들의 부러움을 샀다.
두 대표는 가톨릭대학교 의류학과 선후배 사이로 처음 만났다. ‘릭오웬스’ ‘그로테스크’를 좋아하는 비슷한 취향 때문에 대학시절부터 붙어 다니며 자연스럽게 ‘같이 브랜드를 만들자’는 계획을 하게 됐다.
지난 2014년 첫 선을 보인 ‘카오스프롬언더마인드’는 론칭과 동시에 ‘요지 야마모토’ ‘릭 오웬스’ ‘가레스 퓨’ 등의 브랜드를 취급하는 영국의 ‘원투쎄븐 브릭레인’ 편집숍에 입점되며 안정적인 유통망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곳에 당당히 진입할 수 있었던 것은 영국에서 바잉어시스턴트로 일했던 조영재 대표의 인연이 있었기 때문.
“제가 영국에서 일했던 편집숍이 ‘카오스프롬언더마인드’의 첫 해외 유통망이 됐어요. 그때 장난스럽게 ‘내가 나중에 한국에서 브랜드를 론칭하게 되면 함께 일하자’고 했던 것이 이렇게 빠르게 실현될 줄 몰랐네요.”
유통망이 생긴 후 사업은 순조롭게 흘러갔다. 탄탄해진 포트폴리오를 토대로 서울패션창작스튜디오에 들어온 두 대표는 작업에 더 몰두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 탄생한 그들의 다크웨어룩은 확고한 마니아층을 형성했고 영국 ‘언컨벤셔널’ 및 미국 ‘Velvitvault’ 등 온·오프라인 숍에 입점하기 시작했다. 국내는 온라인 편집숍 ‘알레테에나’에서 판매되고 있다.
‘카오스프롬언더마인드’는 조영재 대표가 대학시절 좋아했던 심리학개론의 주제 중 트라우마에 대한 생각을 ‘다크니스이즈 서브컨셔스’라는 주제로 풀어낸 브랜드다. 모든 의상에 있는 아일렛 구멍은 인간이 갖고 있는 내·외면의 갈등과 공존을 이야기한다. 여기에 한복의 두루마기 허리띠를 변형하는 등 한국적인 실루엣과 디테일을 조화시켜 독창적인 다크웨어룩을 선보이고 있다.
독특한 콘셉은 해외시장에서 반응이 좋았다. 다크웨어룩은 국내보다 해외 마니아층이 더 두터웠고 이를 좋아하는 해외 고정 바이어도 정해져 있었다. 이에 두 대표는 앞으로 해외 유통망 확대에 더욱 힘을 쏟을 계획이다.
올해 처음 참가한 ‘프리미엄베를린’ 국제 패션 박람회에 이어 오는 6월에는 파리에서 열리는 ‘보이드쇼룸’에 참가해 다방면으로 비즈니스 기회를 넓힐 방침이다.
“우리가 좋아하는 옷으로 사업을 하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 주로 이탈리아 양가죽을 쓰고 특수한 원단으로 제작하다 보니 공장이나 샘플업체를 찾기 힘들었죠. 국내에서 다크웨어룩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지 않았고요.”
좋아하는 옷으로 호기롭게 시작한 사업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가죽을 원단으로 사용하는 어려운 옷을 선택한 까닭에 첫 시즌 의상은 가봉 작업을 여러 번 하는 일도 있었다.
그러다 졸업을 코앞에 두고 듣게 된 ‘캡스톤 디자인’ 수업을 통해 두 대표는 한 단계 발전할 수 있었다. 브랜딩부터 시제품 제작까지 경험할 수 있었던 이 수업에서 우영미, 조극영 디자이너를 멘토로 만나게 된 것. 멘토들은 수준 높은 가죽 및 패턴 공장을 모두 소개해줬고 실질적인 지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지금도 어려운 일이 생기거나 새로운 공장을 찾을 때 조언을 구하는 사이다.
“영국에서 일할 때 신진디자이너들의 쇼를 볼 기회가 많았는데 바이어와 프레스들이 신진디자이너들에게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고 해외시장을 먼저 공략하기로 결정했어요. 해외에서 ‘카오스프롬언더마인드’만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지켜나가며 독보적인 한국발 다크웨어룩으로 인정받고 싶어요. 처음 계획이 해외에서 브랜드 입지를 다진 후에 국내로 돌아오는 것이었어요. 더 강해져서 돌아올 테니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 드립니다.”
'카오스프롬언더마인드'의 2016 F/W 룩북 |

강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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