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세대에 있어서 취미의 의미는 무엇일까? 1990년대 일본의 ‘오타쿠 족’이 세간의 이슈가 되었을 때 이들 삶의 중심이 전통적인 가치에 있어서의 ‘직업’이나 ‘가정’에 있지 않고, 자신의 취미생활에 있다는 것에 적지 않게 놀랐다. 마니아를 넘어 취미생활을 통해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인하는 이들에게 직장은 취미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에 불과했다. 만화 주인공의 의상과 행동을 따라하고, 튜닝한 오토바이로 밤거리를 질주하고, 피큐어 등 수많은 수집품 가운데 생활하는 이들에게 ‘왜?’라는 질문을 하면, ‘좋아서’라는 대답으로 돌아왔다.
인디세대에게 ‘오타쿠 족’과 같은 성향은 짙게 나타난다. 공통적으로 남과 어울리기보다는 혼자서 할 수 있는 취미활동을 하며, 이를 더 깊이 즐기기 위한 커뮤니티를 형성한다.
회사원 박모 씨(29)는 일이 끝나면 가능한 곧바로 집에 들어온다. 주말에도 사람들을 만나기보다 혼자 배울 수 있는 취미생활을 한다. 그는 “직장에서도 중요하지만, 퇴근 후와 주말에는 내 생활을 전적으로 보장받고 싶다.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면 내가 원하는 것보다 남들이 원하는 대로 따라가야 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그건 곧 스트레스”라고 설명한다. 박씨는 온라인상에서 마라톤 동호회에 가입해 있지만 자신의 달리기 경험을 올리고 다른 사람의 글을 읽을 뿐 오프라인 모임에 굳이 가지 않는다. “사람들을 모으려면 번거로운 준비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굳이 오프 모임을 갖기보다 서로 온라인상에서 이야기하는 걸 더 즐긴다”고 한다.
취미생활에 대한 인식 변화
평범한 회사원인 이모 씨(28)는 퇴근 후의 시간과 주말을 혼자 보내는 경우가 많다. 한가한 시간대에 혼자 영화를 보고 영화관 근처 패스트푸드점이나 식당에서 식사를 한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서점에 들러 책을 읽는다. 휴가기간에는 중국, 태국 등으로 혼자 해외여행을 떠난다. 물론 여행 중 사귀는 친구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날씨가 좋으면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거리를 달리는 재미에 빠져 산다.
모든 활동에 디지털카메라는 필수이다. 저녁 때 자신의 원룸에 돌아와 하루 중 찍은 사진을 자신의 미니 홈피에 올리며 시간을 보낸다. 현실과 가상의 세계에 자신만의 공간이 있다는 것에 매우 만족한다. “인터넷에 모든 정보가 있어 굳이 사람들과 어울릴 필요가 없고, 아무 시간대나 편하게 움직일 수 있어 좋다”는 게 이씨가 혼자 지내는 이유다.
신입사원 면접을 하다보면 면접 후반에 질문을 할 기회를 주게 된다. 이때 먼저 듣게 되는 질문은 주 5일 근무를 하느냐는 것이다. 혹은 야근을 많이 하냐는 질문도 종종 듣는다. 인디세대에게 있어서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다.
자신의 취미와 일치하는 직업을 잡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런 상황이 아닌 인디세대에게는 취미생활을 영위할 시간이 다른 조건만큼이나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조사에 의하면 수입을 위해 일을 더 하기보다는 여가시간을 더 갖는 것이 좋다고 응답한 사람은 52.5%,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시도한다는 응답이 40%, 다른 사람에게 마니아라고 불리는 분야가 있다는 응답은 42.1%로 나타났으며, 독립생활 때 가장 필요한 것으로 49.6%가 취미생활을 꼽았다. 또한 그 종류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인디세대의 취미생활
인디세대의 취미활동은 이들의 독립적 성향과 무관하지 않다. 이번 조사에서도 자신이 즐겨하는 취미활동에 대해 집에서 혼자할 수 있는 활동이 64.5%, 인터넷·통신·게임이 59%, 자기계발이 12.8% 등으로 나타났다. 자신만의 특별한 취미활동이란 응답이 15.8%로 높게 나타났으며 요리, 파티, 미팅이란 응답도 있었다.
즐겨하는 운동에 있어서도 ‘수영, 피트니스, 요가, 댄스 등 혼자할 수 있는 운동’이라는 대답이 47.8%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남성의 경우에는 당구, 볼링, 골프, 테니스 등 2∼3명이 할 수 있는 운동이 가장 높게 나타났지만, 혼자 하는 운동도 40% 정도로 높게 나타났다.
즐겨하는 운동이 없다고 응답한 사람은 13.9%로 낮게 나타나 Well-being 열풍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즐겨하는 문화활동으로는 영화가 90% 이상을 차지해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 다음이 대중음악 콘서트로 나타났으며 뮤지컬, 미술관·전시회 관람, 연극 등 대중화되지 않은 문화활동을 즐기는 사람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를 제외한 나머지 문화활동은 비슷하게 나타나 다양한 활동을 즐기는 것을 알 수 있다.
취미생활을 위한 준비로 무엇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인터넷을 통한 정보수집이 66.5%, 주위 사람에게 물어보기가 44.5%, 동호회 가입이 41%로 나타나 문화산업에 있어서 인터넷의 중요성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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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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