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라거펠트, 디지털과 바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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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13 오전 9:28:11

핸드폰, 디카, MP3 등 각종 디지털 기기가 생활 필수품 또는 패션 액세서리로 자리잡은 지금, 어패럴업계는 파워풀한 구매력의 젊은 층을 고객으로 포섭하고 더 나아가 어패럴 테크놀로지가 융합되는 시대 흐름에 맞춰 디지털 기기 관련 아이템 개발에 분주하다. 특히 단순한 디지털 기기가 아닌 ‘생활 그 자체’라고 할 만한 핸드폰과 MP3 플레이어 혹은 iPod 등은 패션계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패션 액세서리’라고 한다. 패션과 디지털의 밀월여행을 살펴보자. 밀라노나 파리에서 최근 열린 패션쇼에는 패셔너블한 MP3 플레이어나 iPod 백이 등장하면서 패션과 디지털의 이종교배가 시작되었다. 여기에 핸드폰을 넣을 수 있는 포켓 달린 재킷과 팬츠, 베스트, 가방은 이미 각 브랜드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라고 한다. 디자이너와 디지털업계가 손잡고 만든 ‘패션 핸드폰’은 패션과 테크놀로지의 만남이 이뤄낸 대표적인 형태인 셈이다. iPod 마니아, 칼 라거펠트 디지털 바람에 동참하려는 패션계 몸짓은 럭셔리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밀라노 컬렉션에 참여한 「펜디」는 빵 상자 크기의 직사각형 백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는데, 미닫이 방식으로 열고 닫는 이 제품은 실은 휴대용 디지털 플레이어 iPod를 담는 백이었다. 화려한 멀티컬러 천으로 라이닝한 「펜디」 iPod 백-일명 ‘주크박스’-은 쉬크하고 모던한 멋을 표현, 젊고 역동적인 「펜디」의 이미지를 연출했다. 이 백은 미국내 「펜디」 매장에서 만날 수 있다.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가 디자인한 이 주크박스는 위쪽이 아니라 옆으로 밀어 여는 방식으로 헤드셋 코드를 탈부착할 수 있고 화려하고 장식적인 핸드 스트랩이 달려 있어 앞서가는 뮤직박스 같은 느낌을 주는데, 40여 개의 iPod를 갖고 있는 디지털 기기 마니아 칼 라거펠트가 갖고 있는 앤틱 풍 iPod 레더 케이스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원형 디스크의 부드러움과 주크박스의 딱딱함을 믹스한 퓨전형 뮤직박스라 할 펜디의 주크박스는 칼 라거펠트의 ‘럭셔리 포터플 스테레오 시스템’이라 할 만하다. 6만여 개의 컴팩트 디스크 음악을 iPod 저장 시스템에 옮겨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자신의 저택에서 원하는 음악을 마음껏 들을 수 있도록 배치해 놓은 칼 라거펠트는 디지털 기기가 갖고 있는 모던하고 날카로운 금속성을 주크박스 외에도 「펜디」 컬렉션 곳곳에 반영시키는 열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2004 봄 「펜디」 액세서리 컬렉션의 분위기에서도 이를 감지할 수 있다. 메탈릭블루, 아쿠아블루, 그린 등 아찔한 전기의 감흥을 느끼게 하는 색상과 컴팩트 디스크를 연상시키는 라운드 & 서클형 프레임, 이국적인 새틴 조각과 가죽, 레이스, 아일릿 등이 절묘하게 결합된 각종 액세서리 백, 메탈릭 이브닝 클러치는 디지털 기기에 매료된 라거펠트의 감성을 느낄 수 있다고. 음악과 디지털 기기, 디자인 감성을 믹스하는 칼 라거펠트의 젊은 감각 등은 「펜디」 스튜디오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구찌」 역시 가죽 트리밍과 실버 닫힘장치가 돋보이는 iPod 슬링백을 선보였고, 「푸치」 「디올」 「샤넬」 「코치」 등 경쟁 럭셔리 하우스도 앞다퉈 iPod 백 생산에 나서면서 iPod 백은 값비싼 럭셔리 패션의 필수 액세서리가 되어가는 느낌이다. 재미있는 점은 iPod와 사랑에 빠진 칼 라거펠트의 마음과 달리, 들고 다니는 주크박스라고 할 만큼 크기가 큰 그의 iPod 백은 실제 구매자들이 많지 않다고 한다. 그렇지만 깜찍한 사이즈의 iPod 백은 럭셔리 액세서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일정 부분 호응을 얻고 있어 적절한 사이즈와 디자인만 받쳐준다면 액세서리의 값어치를 충분히 해낼 것으로 분석된다. 더구나 디자이너들이 iPod에 대해 시대를 앞서가는 패션 아이콘으로 인식하고 있고, 더불어 핸드폰 케이스와 액세서리 생산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디자이너들의 디지털 사랑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 유명 브랜드의 핸드폰 액세서리 출시 바람 iPod 백이 아직까지 디자이너들의 기대만큼 매출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데 반해, 유명 어패럴 브랜드가 내놓은 핸드폰 액세서리는 상대적으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중년층에게 자동차가 신분을 알려주는 이름표가 되듯 핸드폰은 젊은 층의 생활수준(?)을 알려주는 뚜렷한 장치인 만큼 플래티넘 백금을 씌우거나 이국적인 가죽(악어나 타조가죽)을 덧입힌 ‘럭셔리’ 핸드폰을 구입할 경제력이 없는 사람들은 액세서리를 통해서 자신의 가치나 개성을 드러내려고 하기 때문이다. 값비싼 핸드폰을 구매하기 부담스런 소비자들은 디자이너 브랜드, 혹은 럭셔리 브랜드의 로고가 선명한 핸드폰 액세서리를 통해 자신의 품격을 높이고, 남과 다른 ‘이미지’를 심어주자는 욕망을 키우게 된다. 독특한 로고를 전면에 부각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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