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조’ ‘런던클라우드’ ‘유저’ “우리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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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트레이드쇼 안에서 각기 다른 개성 펼쳐

2016-03-24 오전 9:07:59



'웨스턴 사무라이' 컨셉이 드러난 '도조'의 남성복.



트레이드 쇼 둘째 날인 지난 23일, 전날보다 많은 사람들로 대선제분 공장이 북적였다. 12시 정오가 되자 '도조' '런던클라우드' '유저'의 패션쇼가 열리는 GN쇼장 출입구로 하나 둘 모여들었고, 이내 쇼장은 촬영을 위해 핸드폰을 들고 무대를 바라보는 사람들로 가득찼다.


조동욱 '도조' 디자이너는 2016 F/W를'웨스턴 사무라이'라는 주제 아래 펼쳤다. 이는 조동욱 디자이너가 오랫동안 옷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테마라고. 2016년 현재까지 웨스턴 시대가 유지되었다면 어떤 형태로 존재할까. 이 황당한 상상은 동서양을 묶어버렸다. 사무라이 복장을 연상케 하는 펄럭이는 팬츠와 스커트를 자유분방하면서도 포멀하게 풀어냈다. 직선으로 이뤄지는 패턴과 굵은 띠들이 엣지를 더했다. 컬러는 블랙을 바탕으로 레드, 블루 등 강렬한 색이 부딪혀 경직되면서도 장엄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조동욱 디자이너는 초성인 ㅈㄷㅇ 을 의미하는 브랜드 로고 'X=O', '정답은 없다'의 자율성 아래 시크한 웨어러블 룩을 제시해왔다. '도조'는 '퓨처리즘, 왜곡, 스포티즘, 웨어러블'이라는 다양한 콘셉 아래 매 시즌 특정한 주제로 기대감을 자아낸다. 기존의 기성복을 다른 시간으로 접근해 왜곡, 변형하며 다양한 소재와 컬러 배합의 여정을 통해 유니크함을 추구한다. 


'도조'의 의상에서 굵은 띠를 내려뜨린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여성성을 잘 표현한 '런던 클라우드'

'런던 클라우드' 특유의 레이어링으로 개성을 더했다.



'런던클라우드'의 이번 컬렉션은 론칭한 지 2년이 안된 신진 디자이너의 결과물이다. 그러나 여러 페어에 자주 모습을 보이면서 스스로의 영역을 넓혀왔다. 런던 하늘 위 구름사이로 내리쬐는 햇빛에 반해 브랜드명을 지었다는 '런던클라우드'. 브랜드명처럼 이번 컬렉션 역시 구름 위도 걸어다닐 수 있을 것 같은 연약한 여성을 표현했다. 스커트 아래 움질일 때마다 색다른 디자인을 만들어냈다. 심플한 디자인과 연한 컬러가 지배적이었지만 특유의 레이어링이 컬렉션에 개성을 불어넣었다. 코트 아래 나풀거리는 스커트 끝자락은 걸음 걸음에 리듬감을 부여했다.


이수현 디자이너가 바라는 대로 '런던클라우드'의 이번 컬렉션은 여성들에게 조금만 용기를 내면 입을 수 있는 옷, 옷장에서 버리고 싶지 않은 옷들로 소유욕을 자극했다. '런던클라우드'에게 쇼는 디자이너의 일방적인 외침이 아니라 소통의 장이라고 전했다.


21그램. 5센트 동전 5개, 벌새 한 마리, 초콜렛 바 한 개 그리고 영혼의 무게라는 21그램이 '유저'가 2016 F/W 컬렉션에서 하고 싶은 말이다. 동양적인 북소리에 맞춰 모델들이 등장했다. 항공점퍼는 무릎까지 늘어지고 어깨라인은 팔까지 쳐졌다. 이것이 디자이너가 말한 삶의 무게가 반영된 모습일까. 또 남성에게 스커트를 입히고 여성 스커트에 체인을 달아 성의 경계를 허물면서 동시에 남성성과 여성성을 조화시켰다. 21그램을 상징하는 메시지는 생각보다 직접적으로 드러났다. '초콜렛'은 자켓 위 로고로, 5센트 동전은 팬츠의 단추로 박혔다.


영화 <21그램> 속 주인공들은 이 극히 작은 21그램의 영혼을 가지고 엄청난 삶의 무게에 짓눌려 살아간다. 그래서인지 '유저'의 이번 컬렉션은 아빠 옷처럼 과장되게 큰 옷들이었다. 큰 사이즈의 옷이 무거워 보일 수 있으나 오래 경력을 쌓아온 디자이너의 장난기 담긴 메시지로 갑갑함에서 탈출하며 여유로운 감각을 뽐냈다.



'유저'는 이번 쇼에서 남성성과 여성성의 경계를 허물었다.

'21그램'을 주제를 의상에 직접적으로 표현했다.


강하나 기자
khn1@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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