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소 부림광덕 ‘젠’ 전무 |
‘정장 1벌에 9만8000원’, 과연 가능할까 싶은 의문이 들 정도로 파격적인 가격정책을 내세우며 국내 신사복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브랜드가 있다. 바로 부림광덕에서 전개하는 신사복 브랜드 ‘젠(ZEN)’.
최근 중저가 남성복 시장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경기불황과 가치소비 확산 등 시장 환경에 변화가 일고, 소비패턴 역시 이에 발맞춰가는 흐름을 보이고 있어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왔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서 직접 기획, 생산, 유통 등 모든 과정을 일괄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남성복 시장에 진출한 ‘젠’은 론칭 1년여가 지난 현재 꾸준한 팝업스토어와 25개에 이르는 직영점 및 대리점 운영을 통해 발전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다. 수트 SPA를 넘어 9만8000원이라는 가격으로 ‘Smile Price Apparel’을 추구하는 ‘젠’을 전개하는 최병소 부림광덕 전무를 만났다.
◇ 연 150만착 생산 가능한 자사 공장 보유
“누구나 싸게 팔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좋은 제품을 싸게 파는 것은 어렵지요. 부림광덕은 미국, 캐나다, 일본 등의 신사복 판매 점유율 1위 회사들을 비롯, 세계적인 백화점의 프라이빗 라벨(Private Label), 유명 스페셜티 스토어(Specialty Store)의 신사복을 제조해왔습니다. 다른 나라 소비자에게 100달러, 1만엔에 팔 수 있는 제품을 바이어에게 공급하는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국내 소비자에게도 해당 가격대의 제품이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에 지난 수십 년간 쌓인 다양한 신사복 제조 노하우를 담아 좋은 품질의 남성 정장을 싼 가격인 9만8000원에 제공하는 ‘젠’을 론칭했습니다.”
이렇게 남성복 시장에 진출한 ‘젠’의 강점은 무엇보다 가성비. 단순히 저가 제품이 아닌 유통마진을 최대한 줄이고 다양한 연구개발을 통해 기획된 제품이라는 점에서 가성비가 뛰어나다고 자신할 수 있다.
낮은 가격에도 높은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바탕에는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운영하고 있는 자사 신사복 제조 공장이 있다. 1962년 설립된 부산의 (구)광덕물산의 신사복 공장 설비를 인수하여 인도네시아 반둥 지역으로 확장 이전, 단일 규모 세계 최대의 신사복 공장을 만들어 운영해 오고 있는 것. 부림광덕의 인도네시아 공장인 PT.광덕월드와이드(PT. KWANGDUK WORLDWIDE)에서는 4000명의 인도네시아 현지 근로자들이 한국인 기술자들과 함께 일일 6000착, 연간 약 150만착의 신사복을 생산하고 있다.
“자사 공장에서 직접 생산, 직접 유통이라는 SPA 시스템의 강점을 통해 제조 및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줄였습니다. 신사복 제조에 최적화된 최첨단 기기와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세계 최고 품질의 신사복을 제조하기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가장 빠르고 가장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입니다.”
◇ 가성비 높은 브랜드로 입소문
이러한 강점은 소비자들에게도 확실하게 어필돼 ‘젠’이 시장에 안착하는 원동력이 됐다. 브랜드 론칭 1년 차에 명동과 양재동에 위치한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만 월 평균 7000만원 가량의 매출이 발생한 것. 특히 별다른 마케팅을 하지 않았음에도 제품을 먼저 경험한 소비자들의 입소문이 큰 힘이 됐다.
“신사복은 제대로 만들지 않으면 입는 사람이 남의 옷을 빌린 듯한 어색한 핏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젠’의 가격에 의문을 가졌던 소비자분들도 일단 한 번 입어보면 품질에 대해 확신을 가지시더군요. 당연히 재방문, 재구매하는 충성고객의 비율이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분들이 주변 분들에게 추천해 함께 매장을 방문하시는 경우도 함께 늘었고 자연히 매출 신장으로 이어졌지요.”
‘젠’은 매 시즌 다양한 신사복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정통 신사복 스타일에 맞춰 포멀한 실루엣과 디테일을 살린 제품은 물론, 유행에 민감한 젊은 고객들이 자신만의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도록 세련된 실루엣의 제품도 함께 공급하고 있다. 특히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기능성 원단을 사용해 편리함을 높인 제품으로 소비자에게 어필하고 있다.
최근 소비자들에게 가장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제품은 이번 2016 S/S 신상품으로 선보이는 ‘이지 액션 수트’. 겉감과 안감 모두를 스트레치 소재로 구성한 제품으로 특히 움직임이 많은 자켓의 어깨와 팔꿈치, 바지 무릎 부분의 안감에는 상하좌우 스트레치가 가능한 파워넷 안감을 더해 편리한 활동성뿐만 아니라 형태 복원력이 뛰어나 착용 후 관리까지 쉬운 것이 특징이다.
◇ ‘유니클로’ 등 글로벌 SPA와 맞짱
수트 SPA 브랜드에 걸맞게 ‘젠’은 인도네시아 현지의 자사 신사복 제조 공장을 기반으로 제품 기획 및 생산, 매장 입고까지 15일이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는 유통망 확장에 따른 추가 물량 공급 및 리오더가 자유롭다는 이점으로 이어진다. 가성비가 탁월한 제품 기획, 자유롭게 운용 가능한 물량은 공격적인 영업활동이 뒷받침될 경우 유통망 확장 및 매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젠’은 올해 공격적인 유통망 확장을 통해 인지도를 높일 계획이다. 가두를 기반으로 백화점에도 진출해 현재 25개인 매장을 연말까지 50개 이상으로 확장하고 마케팅 및 다양한 프로모션 활동으로 매출 신장을 도모할 예정. 이를 통해 글로벌 SPA의 시장 독식을 저지하고 경쟁력을 높여 국내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글로벌 SPA ‘자라’나 ‘유니클로’가 공급하고 있는 수트 제품의 가격대가 10만원대 후반에 형성되어 있습니다. 신사복이 필요한데 국내 중고가 브랜드의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분들이 글로벌 SPA 브랜드가 아닌 국내 브랜드의 제품을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젠’의 목표이자 존재이유입니다. 생산 기반을 갖춘 ‘젠’만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고, ‘젠’이 만들어서 공급하지 않으면 점유율을 넘겨줄 수밖에 없는 시장입니다. ‘자라’ ‘유니클로’가 국내 시장을 치고 들어올 때 국내 브랜드로 방어하는 기능과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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