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단체들의 해체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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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09 오전 10:50:38

1979년을 기점으로 청년 디자이너들이 모여 결성된 조직. 이름하여 패션아카데미. 그 시절 지역 패션계는 대화 없는 양장 형태의 낙후된 의식으로 기성복 시대에 밀려나기 시작한 암흑기였다. 새로운 유통 시대에는 새로운 시스템이 필요했다. 그 이름의 사상적 지주와 유래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학생운동 모체인 아카데미에서 출발했다. 가난한 무명 청년 디자이너들은 조직의 에너지에 동참하면서 성공가도를 달리게 된다. 순수한 작품활동과 우정을 다져 오면서 지역 패션의 발전에 공헌도 했다. 성장기를 거쳐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디자이너의 다양한 삶이 표출되고 세대 교체와 각기 다른 삶의 모습을 추구하게 된다. 청년시절의 욕망과 희망을 이룬 그들은 80~90년대를 풍미했다. 그러나 신은 그들에게 숙제를 준다. IMF와 혹독한 경쟁력을 요구했다. 게다가 조직과 경영 숙제도 포함되었다. 이것은 과거 아날로그적인 형태의 조직이 디지털 시대를 맞아 혁신하지 못한 사태다. 다시 말해 대화의 초점이 흐트러지고 시대적 다양한 콘텐츠 출현에 시기를 놓친 ‘추억의 집단화’가 화근이 되었다. 타인들의 호메니식 접근, 사회적 환경의 변화, 이기적인 검증, 낡은 사고, 질투들이 뒤범벅되어 시대에 변화하지 못한 집단으로 해체를 선언하기에 이른다. 이것은 시대적 변화였다. 지금 한국을 대표하는 패션 단체들이 널려(?) 있다. 그러나 그들의 수명이 다된 것 같다. 낡은 코드를 들고 고집하며 생존하려 하지만 조직의 족쇄가 풀리고 있다. 스스로 모였으면 스스로 해체하고 변화의 시대에 응집된 조직으로 혁신해야 할 것이다. 해체 속에서 얻어지는 것과 잃은 것에 스스로 책임을 통감하고 새로운 조직으로 변화를 서둘러야 한다. 디자이너 집단과 경영자 집단으로 대치되는 듯한 이기주의가 횡행한다. 원자력연구소 장인순 박사의 말이 기억난다. “소인은 타인의 흉을 보며 보통사람은 과거 추억에 집착하고 대인은 꿈을 꾸는 자다.” 가난한 노동자의 푸념은 “인간은 배가 부르면 자유롭고 싶고 조직 이탈을 꾀하고 독재의 꿈을 꾼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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