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재 선도기업으로서 모든 스트림에 기여하며 실질적인 오더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중소형 벤더를 포함한 모든 국내외 엔드 바이어를 만나려고 합니다."
삼일방직(회장 노희찬)의 노현석 상무를 만나 소재 기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 봤다. 지난 2007년 삼일방직에 합류한 노상무는 국내외 영업ㆍ마케팅 총괄 본부장을 맡고 있다.
"오는 22일부터 '유니클로' 매장에서 삼일방직이 개발한 '쿨(Cool) 시리즈'로 만든 티셔츠 등 의류가 판매될 예정입니다. 앞서 '유니클로'가 지난해 10월 한국과 일본 내 일부 매장에 급하게 내놓은 '쿨 시리즈' 한정판이 모두 완판됐어요" 라고 노 상무는 밝혔다.
삼일방직은 모달ㆍ텐셀ㆍ레이온 등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다. 2000년에 '무라다 볼텍스 스피닝(Murata Vortex Spinning)'기계를 도입해 모달이나 레이온 섬유에 맞도록 노즐과 부품을 바꿔 여러 차례 시도한 결과 보푸라기가 없는 양질의 에어젯트 방적사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이에 무라타社는 'MVS-861 Type'을 내놓고 삼일방직의 노고를 인정해 2005년부터 독점 사용권을 부여했다.
이에 삼일방직은 '에코실'이라는 대표 브랜드를 만들고 2년에 걸쳐 미국 등 17개국에 상표와 디자인 등록을 마쳤다. 이러한 전략과 함께 삼일방직은 필링성(보푸라기 발생)을 해소한 프리미엄 레이온으로 '소프트한 터치'를 내세우며 2008년부터 2010년까지 MVS 호황기를 이끌며 이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이 시장에 인도네시아와 중국이 뛰어들며 경쟁이 날로 치열해졌고 2013년에는 결국 제 값을 못 받는 어려운 상황에 몰렸다.
이에 삼일방직은 2014년 '본질로 돌아가자'는 모토로 '에코실 트루 네이쳐(True Nature)'를 내놓는다. 이어서 '까칠까칠한 터치'의 강연사(강한 꼬임이 있는 실) 시장에 주목하며 2015년 4월 마침내 '쿨 방적사'를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이 원사는 보푸라기를 개선했고 청량감과 흡한속건 기능까지 갖춰 티셔츠, 이너웨어, 스판 바지, 양말용으로 적합하다.
노 상무는 "새로 개발한 '쿨 방적사'를 가지고 모 벤더를 통해 '유니클로'에 프리젠테이션을 했어요. 이를 본 '유니클로'는 '히트텍' 원단을 생산한 홍콩 대형 원단 업체에 '쿨 방적사'를 보내 원단을 만들어보자고 하더군요"라고 말했다. 6월부터 홍콩 대형 원단 업체에 공급한 '쿨 시리즈' 레이온 70%, 텐셀 30%의 프로 비스코스 원사는 편직과 중국 봉제를 거쳐 8~9월에 5만장 의류로 바뀌어 10월에는 '유니클로' 일부 매장에 깔렸고 완판됐다.
이에 '유니클로'는 '쿨 시리즈' 베이직 아이템을 확산시킬 방침을 세웠다. 일반 베이직 아이템을 개선한 폴리에스터 50%, 레이온 50%의 원사를 모 벤더에 공급해 10월에 의류가 양산되기 시작했다. 삼일방직이 제공한 72만 Kg의 원사는 100만장의 의류로 바뀌어 오는 22일 '유니클로' 전 매장에서 선보인다.
이 외에도 삼일방직의 '쿨 시리즈'는 여성 스판 바지와 티셔츠용으로 '제이 질(J. Jill)'에 기존 50만 Kg의 제품 대체용으로 개발 중이고, 최대 200만 Kg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최근에는 평상복에 기능성을 부여하는 '애슬레저' 트렌드에 따라 미국 대표 캐주얼 브랜드인 '갭'은 '올드네이비'와 함께 액티브 라인을 만들며 발열, 흡한속건 등 기능성에 대해 문의하고 있는 등 이 시장이 날로 커지고 있다.
"소재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가성비'가 우수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기획력과 판로를 개척하는 영업력이 필수입니다. 삼일방직은 파트너를 존중하며 역할 분담을 하고 있어요. 같은 원사를 여러 바이어에게 팔지는 않습니다"라고 노 상무는 말했다.
삼일방직은 2013년 뉴욕에 지사를 설립해 미국 바이어들과 실시간 상담에 응하고 있으며, 자체적으로 제직할 수 있는 파일롯트 시설도 갖춰 원단 영업도 병행하고 있다.
삼일방직은 '포렉실' '네번' 등 다양한 원사를 개발해 스포츠, 아웃도어는 물론 캐주얼, 이너웨어, 방화복에 이르기까지 모든 복종을 아우르고 있다. 텐셀의 장점인 흡한속건 기능을 살려 폴리에스터 80%, 텐셀 20%의 황금 비율을 적용한 기능성 방적사 '포렉실'은 국내 모 벤더를 통해 '언더아머'에 공급 중이다. 또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분위기에 맞춰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방적사를 개발하고 GRS 인증서를 부착해 납품하고 있다.
노 상무는 "삼일방직은 레이온 시장이 어려워질 것을 대비해 안전복을 위시해 탄소 복합소재, 부직포 등 산자용 소재 개발에도 몰두하고 있어요"라며 "특히 TPP 발효에 대비한 베트남 진출이나 FTA를 겨냥해 미국에 직접 또는 합자 진출도 고려하고 있어 올해는 바쁜 해가 될 전망입니다"라고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김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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