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들이 모여 손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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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09 오전 10:33:32

공통점이 전혀 없는 형태들이 하나의 덩어리로 어울리게 되면 그렇지 않은 형태들보다 조형적 인상이 대단히 강해진다. 형태의 이미지가 유사해서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 형태의 이미지가 너무나 달라서 대비되기 때문이다. 디자인을 오래 한 사람들이나, 혹은 표현에 대한 욕심이 많은 디자이너일수록 무난한 형태보다는 어울리기가 힘든 형태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많다. 모양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벽돌은 벽돌이다. 지금까지는 대부분 비슷한 모양들, 부분적으로 유사한 점이 있는 형태들, 그리고 기하학 형과 같이 속성을 공유하는 형태들을 정리하는 것에 관해 살펴보았다. 모양이 다르게 생겼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 유사점이 있는 형태들은 정리해 주기가 낫다. 공통점이 있는 쪽으로 몰아서 정리해 주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통점이 전혀 없는 형태들, 예를 들어 물 위에 둥둥 떠 있는 기름 모양이라든지 삼각자, 대나무나 주사위 같은 것들은 무척 어렵다. 어디로 몰아주어야 할지 방향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디자이너들은 공통점이 없는 형태들을 정리해야 할 경우가 더 많다. 아니, 어쩌면 의도적으로 그런 형태를 선호한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왜냐면 공통점이 조금이라도 있는 형태들은 이미 서로간에 일치되는 부분이 선재하므로 정리해 놓더라도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마치 물만 넣고 끓이기만 하면 되는 인스턴트 요리처럼 어느 정도 정리되어 있는 형태들은 결점이 잡히지 않게 정리하기는 쉽지만 허를 찌르는 감각적인 조형의 맛을 주기에는 부족하다. 반면에 서로 공통점이 전혀 없는 형태들이 어울리게 되면 대단히 강한 조형적 인상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따라서 디자인을 오래 했다든지, 혹은 표현에 대한 욕심이 많은 디자이너일수록 무난한 형태보다는 어울리기가 힘든 형태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많다. 상식적으로 모양이 전혀 다른 형태들은 서로 반발력이 클 것 같지만, 그 다름의 정도가 커지게 되면 조형적인 대비가 심해지기 때문에 오히려 결합력이 높아진다. 이것은 마치 자석의 다른 극이 서로 강하게 달라붙으려고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인데, 이처럼 조형에서도 극과 극은 통한다. 이렇게 본다면 서로 비슷하지도 않으면서도 대비되지도 않는 그런 어정쩡한 상태가 가장 안 좋은 것일 수가 있다. 차라리 비슷하거나 똑같게 되면 단조롭더라도 정리는 되지만 이도저도 아니게 되면 가장 최악의 조형적 상태를 만들게 된다. 조형에 대한 경험이 적은 디자이너들은 욕심은 있지만 자신이 없다보니 대부분 이도저도 아닌 이런 상태를 만들기 쉬우니 조심해야 된다, 조형적 효과가 크다고 하더라도 공통점이 없는 형태요소들을 하나의 형태로 명확하게 정리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워낙 다양한 경우가 있을 수 있어서 좋은 방향을 정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같은 조형요소라고 하더라도 어떻게 정리되는가에 따라 디자인의 조형적 인상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획일적인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어렵다. 그렇다고 모든 경우가 다 좋다고 할 수도 없다. 이럴 경우에는 어떤 획일적인 법칙보다는 많은 경험에 의지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사실 모든 창조적 학습은 경험을 중심에 놓고 귀납적으로 접근한다. 아래의 형태요소들을 정리해 보면서 서로 다른 형태들을 정리하는 감을 읽어내도록 하자. 형태 정리하기 <그림 1>과 같이 서로 공통점이 없는 형태들이 있을 때 어떻게 이들을 안정된 하나의 형태로 정리할 수 있을까? 기본적인 방법은 앞에서의 경우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주어진 형태들은 서로 형태적으로 전혀 유사점이 없지만 기하학 형태를 조화시키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형태들을 조율해 줄 수가 있다. <그림 2>는 그러한 방법으로 정리해 본 하나의 예이다. 각각의 형태요소들을 따로따로 볼 때는 어려워 보이지만 정리된 형태를 보면 형태가 저절로 맞추어진 것처럼 쉬워 보인다. 정리된 결과만 본다면 어렵지 않아 보이지만 정리되는 과정은 그리 쉽지가 않다. 부분을 살펴보면 그 사실을 확인할 수가 있다. <그림 3>을 보면 전체 형태는 T자를 중심으로 왼쪽에 둥근 형태가, 오른쪽에는 뾰족한 형태가 연결되어 있다. 이렇게 전체적으로 대칭구조를 보이면서 부분적으로는 각각의 조형요소들의 특징을 고려하여 크기와 위치가 조절되어 있다. 둥근 형태는 T자의 귀의 둥근 부분과 흐름이 연결되고 있으며, 뾰족뾰족한 형태는 T자의 몸통과 세로로 연결된다. 긴 점선은 T자의 몸통과 비슷한 각도를 이루면서 바짝 붙어 있기 때문에 T자와 견고하게 결합되면서도 변화를 준다. 이렇게 해서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형태들은 마치 퍼즐처럼 하나로 결합되는데, 무엇보다 이렇게 구성된 형태의 전체 실루엣을 보면 안정된 하나의 덩어리를 이

최경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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