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브랜드의 고객관리는 시작되었는가?” 이 질문은 잘못된 것이다. 고객이 선택하지 않으면 그 브랜드는 존재가치가 없다. 관리나 선택의 주도권이 고객에게 있고, 고객이 브랜드를 관리하는 것이지 브랜드가 고객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 패션 브랜드는 과거를 반성하고 겸손해질 필요가 있다. 브랜드가 고객을 관리하는 수동적인 방법이 아니라, 고객이 브랜드를 관리하는 피동적인 방법으로의 인식 변화를 통해 그에 적합한 프로세스와 인프라 구조를 구축해야 경쟁사회에서 살아 남을 수 있다.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이란 무엇인가? CRM이란 말 그대로 ‘고객관계 유지’다. 기업의 입장에서 새 고객을 이끌어 유치하는 것은 기존 고객을 보유하는 것보다 10배나 더 많은 비용을 초래하기 때문에 항상 보다 높은 고객만족도 및 보다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서 기존 고객을 붙잡아두는 것이 기업 입장에서는 이익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고객들은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기업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기업은 고객관계를 좀더 효율적으로 관리, 유지할 필요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에는 고객관계 마케팅이 필요한 것이다.
최근까지 패션 브랜드의 CRM을 보면 그 출발이 잘못된 예를 자주 보게 된다. 이는 잘못된 인식에서 오는 문제가 가장 큰 요인일 것이며, 역시 이러한 잘못된 인식에서 출발된 고객관리 프로세스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패션 브랜드의 CRM 현황과 문제점
A브랜드의 경우, 어떤 상품을 구매했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구매액의 일정 비율을 마일리지로 적립해 준다. 구매 이력에 상품이 제외되어 실질적인 고객의 이해에는 이미 접근이 제한된 매우 잘못된 출발이다.
B브랜드의 경우, 전국 어디서든지 통일된 관리방식과 운영원칙, 고객 서비스를 강조하면서 고객관리는 전 지점이 통일되어 있지 않은, 즉 고객관리 네크워킹의 부재가 문제다. 이 경우 고객관리의 일관된 정책 부재로 고객 서비스를 제한하는 느낌을 주게 되며 이는 전국 브랜드라는 인식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C브랜드의 경우, 고객 마일리지 관리만 하고 누적 마일리지 사용방법을 제한하는 방법으로 고객 권리를 제한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고객 혜택이 경쟁 브랜드의 진입장벽(재구매유도:타사 브랜드의 구매를 억제하는 효과) 역할을 할 수 있음에도 그 사용을 제한해 실망감과 고객 이탈을 가속화시키는 빌미를 제공한다. 한 마디로 무늬만 고객관리인 경우다.
D브랜드의 경우, 고객관리에 안정된 모습을 보이지만 고객에게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는 경우다. 이는 고객관리의 단계별 관리 수준이 있는데, 더 이상 진전이 없는 제자리 고객관리 모습이다. 고객의 부가적 가치를 활용해 전사적 공유단계로 진행하지 못함으로써 장기적 관점의 투자를 막고 고객관리의 효과에 대해서도 스스로 의구심에 빠지게 만들어 결국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 식이 되어버린 경우다.
그럼 왜 이런 잘못된 고객관리 프로세스를 가지게 되는 것일까? 이는 서두에서 언급한 것처럼 고객관리의 주권이 마치 브랜드에 있는 양 인식하는 문제와 이런 관점이 장기적 투자 관점이 아닌 비용 관점으로 생각되어 적정 수준의 모양새만 갖추면 고객을 속일 수 있다는 얄팍한 상술에서 기인한 것이다.
사례1:고객과의 연결 키워드 ‘상품’ 부재
A브랜드의 경우는 자사의 투자 마인드가 결여된 모습이다. 왜 구매액에만 마일리지를 부여하는 방법을 택했을까? 그 부분은 인프라 구조의 투자를 외부에 위탁했기 때문이다. 현재 카드사와 여러 가맹점 중간에 PG(Payment Gateway :결제 대행사)사가 자리하고 있다. PG사는 한마디로 각 점에 단말기를 설치, 카드사와 연결되어 결제를 대행해 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예전에는 신용카드전표를 하나하나 모아 은행에 가서 처리하던 부분이 현재는 자동이체방식으로 관리되는 것이다. 이런 PG사가 현재의 인프라(카드 단말기와 전용선)를 이용매출금액에 대한 일정 비율을 적립해 주는 방식을 취하면서 신용카드결제 외에 고객관리의 영역까지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구매액에 일정 비율을 적립하는 것이 고객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물론 추가적인 마일리지 포인트가 적립된다는 것은 안 주는 것보다 나을 것이다. 또한 합리적 소비자일수록 판단 기준에 영향을 줄 수도 있으며 재구매를 유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이 고객관리라고 말할 수는 없다. 이는 단순한 판촉(Sales Promotion)에 불과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구매 제품에 대한 이해 없이 무슨 방법으로 고객과의 관계를 맺을 것인가? 가입한 고객을 위해 브랜드는 무언가 체험이 될 만한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해야 하지 않는가? 등의 문제점 때문이다
권혁민<「니」 e마케팅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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