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호 데코앤이 대표
박장호 데코앤이 대표가 가벼운 캐주얼 차림으로 나타났다. 이틀 전 한중 충칭 비즈니스 파트너 사업 설명회 및 협약식에서 비장한 표정으로 충칭샹멍실업유한회사(이하 샹멍패션그룹)와의 MOU 체결 소식을 알릴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옷의 무게 만큼이나 고민도 덜어낸 것일까. 그는 이제 첫 걸음을 뗐을 뿐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저도 처음 중국 진출을 계획할 때는 당연히 베이징이나 상하이부터 공략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지난 5월 신세기 동방그룹과 상하이 자유무역지구에 합자투자법인을 설립하기도 했고요. 그러다 우연히 들른 충칭에서 샹멍그룹의 당쥔차이 회장을 만나고 ‘아! 우리가 가야할 곳은 충칭이구나!’ 깨닫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 좋은 기회를 혼자만 알고 있을 수 없어 증권 및 패션 관련 기자들을 초청하고 더 많은 기업들에게 알려주십사 부탁드린 겁니다.”
샹멍그룹은 충칭시 패션 기업들이 시장 영향력 강화 및 집중 육성을 위해 발족한 연합체다. 이들은 충칭시 파남구 내 5400억원을 투자해 170만㎡ 규모의 ‘샹멍 FEU 산업단지’를 조성 중이다. 생산부터 판매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한 패션 클러스터로 단지 내 디자인 센터를 갖춰 인재 양성까지 해낸다는 방침이다. 충칭시 또한 대지와 자금을 제공하는 등 이번 프로젝트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 중국 전역으로 뻗어갈 온오프 플랫폼 구축
최근 몇 년 사이 중국 각지에서 상업 지구를 건설하고 한국 패션 기업을 유치한다는 소식은 수없이 날아들었다. 그런데 아직까지 딱히 성공적이다 할만한 사례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대표는 왜 충칭 프로젝트에 주목한 것일까. 그는 지금까지의 상업지구들과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충칭 프로젝트는 그 출발부터가 다릅니다. 여타 중국 상업지구 개발은 정부와 부동산업자들이 중심으로 기획 돼 한국 기업들의 입점이나 투자, 더 나아가 독점 계약 등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충칭 프로젝트는 해당 지역의 패션 기업인들의 지역과 패션산업의 발전을 위해 시작한 일입니다.”
사실 샹멍그룹의 회원사들은 이미 많은 부를 축적했다. 연매출 300~500억원의 브랜드 한 두개는 기본으로 갖고 있을 정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중국 패션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회원사들은 패션사업을 단순한 수익 수단이 아니라 자존심이자 대대손손 지켜가야 할 유산으로 여긴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이다.
“무엇보다도 이 프로젝트가 온오프라인 B2B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샹멍그룹은 편집숍 ‘멍한상품’을 열어 서남지역권에 한국 주요 브랜드를 유통할 것이며, 온라인 폐쇄몰을 통해 B2B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충칭시는 빠른 속도로 1인당 GDP가 성장하고 있는데다 샹멍그룹이 1500여 개 업체의 바이어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구매력이 보장된 상태라고 봐도 무방하죠.”
◇ 적은 투자금과 리스크로 중국 진출 가능
충칭은 중국에서도 손에 꼽히는 교통 요충지여서 전역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3개의 철로가 충칭시에서 만나며 이 길은 독일 뒤스부르크까지 연결된다. 또 상하이와 이어지는 뱃길과 107개 취항도시가 있는 항공을 보유했다.
“그간 한국 패션기업이 중국에서 브랜딩 사업을 펼쳤다면 충칭시에서는 샹멍그룹이 확보해 놓은 유통망에 콘텐츠만 탑재하면 되는 수출 사업입니다. 이말인 즉슨 한국기업의 위험 부담이 극히 적다는 것이죠. 또한 우리는 더 많은 한국 패션기업을 소개해달라는 샹멍그룹 측에 ‘우선 이 비즈니스가 가능한 것인지 매출로 증명해 보여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러니 최소한의 비용으로 중국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테스트 해보고 싶다면 이번 충칭 프로젝트가 제격이지 않을까요? 많은 국내 패션기업이 이번 기회를 통해 중국에서 글로벌 브랜드의 꿈을 펼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최은시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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