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션인사이트·모라비안바젤미래연구소 공동기획
‘X세대’는 1990년대 초·중반 신문과 잡지의 지면을 떠들썩하게 장식했던 거대한 문화·패션의 소비층이었다. 10년이 지나 사회에 진출한 이들은 새로운 소비의 주역으로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디지털카메라와 폰카 등의 가장 큰 소비층을 이루며 본격적인 소비집단으로 출현하고 있으며 패션시장에도 지각변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패션인사이트와 모라비안바젤미래연구소는 이 세대를 ‘인디세대’로 명명하고 그들의 삶의 모습과 특성에 대한 연구를 통해 새로운 마케팅 인사이트를 모색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버디버디’라는 인터넷 사이트의 TV광고를 보자. 한 남자대학생이 학교에 갔는데 처음 보는 듯한 친구가 이름을 부르며 아는 척한다. 또한 식당에서 같은 일이 반복되고, 심지어는 출석을 부르는 교수님조차 첫 수업시간인데 자신을 알고 있다. 황당한 학생의 독백 같은 카피는 ‘어디서 봤더라?’. 물론 버디버디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은 상대방을 모르지만 자신을 아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다는 것을 재미있게 표현한 내용이다.
인디세대의 관계맺기(Relationship)는 복잡하다. 혈연, 학연, 지연으로 대표되는 전통적인 인간관계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가상세계(On-line)가 현실세계(Off-line)의 속도를 넘어서 있다. 인간관계의 주도권이 가상세계로 많이 넘어갔다는 것이다.
결혼에 있어서도 중매결혼 일색이던 전통적인 결혼관에서, 자유연애를 통한 연애결혼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했고, 미팅이나 헌팅 등의 더 적극적인 방법이 사용되었다. 요즘 주변에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나거나, 인터넷 동호회 사이트에서 만나 사귀고 결혼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심지어는 블로그를 통해 헌팅을 다니는 풍습까지 생기고 있다.
지연, 학연, 혈연 등의 관계에 있어서도 온라인은 그 관계를 유지시켜 주는 가장 중요한 도구가 되었다. 멀리 유학간 친구들과 날마다 소식을 주고받고, 지방으로 시집간 누나의 육아일기를 매일 확인한다. 잊었던 옛 친구를 인터넷에서 찾아내고, 심지어는 함께 나쁜 짓(범죄, 자살, 원조교제)을 할 사람도 인터넷을 통해 만난다.
인디세대의 인간관계는 기존의 것과 완전히 다르다. 온라인에 기반하고, 더 독립적이지만 네트워킹되어 있는 관계이다. 혈연과 지연보다 같은 라이프스타일이나 같은 동호활동이 더 중요한 관계의 이유가 된다.
인디세대의 결혼관
‘당신은 현재 결혼할 의향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89.9%가 ‘의향이 있다’라고 응답하였으며 현재의 가장 큰 관심사로도 12.2%가 결혼을 꼽아 결혼할 의향이 없는 사람들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며 이들이 ‘독신주의자’는 아님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결혼과 일 중 하나만 선택하라고 한다면, 결혼보다 일을 선택한다는 비율이 남성 62.7%, 여성 41.6%로 나타나 결혼이 절대적인 인생의 가치는 아님을 시사했다. 또한 ‘여자가 결혼을 하더라도 직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남자가 60.0%, 여자가 71.7%로 높게 나타났다.
사회에서 성공한 여성들이 사회 전반에 속속 등장함에 따라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여성상도 바뀌고 있었다. 과거의 여성스럽고 보호받아야 할 것 같은 여성에서, 당당하고 섹시하고 전문적인 여성이 사회적으로 선호된다. 이상적인 몸매로도 무차별 다이어트로 과도하게 마른 몸이 아닌, 적당한 근육이 잡힌 건강함이 화두가 되었다.
인디세대 결혼관은 결혼은 하겠지만 ‘삼종지의(三從之義)’ 등 종속적이거나 의존적이지 않고 독립적인(Independent), 그리고 동등하고 협력적인 부부관계를 원한다. 결혼적령기라고 생각하는 나이도 조금씩 상승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남성의 경우 평균 30.85세로 나타났지만, 32세 이상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42%나 되었으며, 여성은 평균 28.95세로, 30세 이상의 경우도 41%로 나타났다. 남자의 이상적인 결혼적령기와 여자의 생각이 점차 비슷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독립한 사람과 독립하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도 차이가 있었다. 독립생활자 중 34.6%가 32세 이상을 결혼적령기로 꼽은 반면, 비독립생활자 중에서는 8.6%만이 꼽았다.
과거 20대 후반의 남녀는 결혼 준비를 위해 소비를 줄이고 돈을 모으는 경우가 많았다면, 결혼적령기가 점차 늦어지고 일을 중시하며 독립적인 성향이 강한 인디세대는 그만큼 자신에 대한 투자가 많은 쪽으로 변화되었다. 인디세대를 타겟으로 한 새로운 패션시장이 형성되고 있으며 포화되어 있는 20대 전반의 시장에 비해 성장 가능성을 지닌 새로운 시장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 세대를 겨냥한 많은 패션 브랜드가 출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 이러한 추세를 반영한다.
배우자로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조건도 변하고 있
문상찬
moon@moravian.biz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