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주요 패션 박람회인 CHIC에서는 유독 한국 브랜드들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중국 및 해외 바이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브랜드에 대해 짚어봤다.
① 한국관 베스트 브랜드
"‘모스에디션이 뭐지?’하는 순간 빠져듭니다"
김용식 ‘모스에디션’ 대표
(오른쪽부터) ‘모스에디션’ 김용식 대표, 김아연 VMD, 박지훈 팀장 |
강렬한 비트의 음악, 화려한 조명, 안이 비칠듯 말듯한 불투명 카보네이트 벽면에 호기심이 동한 바이어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김용식 ‘모스에디션’ 대표의 궁금증 유발 작전이 적중한 것이다.
“세계 각국의 수많은 바이어들이 참관하는 CHIC 전시회에서 주목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수많은 고민과 연구를 거듭해 나온 부스입니다. 이번에는 부스 내부에 구획을 나눠 컬러별 상품 구성을 선보였고 이를 통해 상품의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김용식 ‘모스에디션’ 대표는 동대문에서만 15년째 의류 사업을 이어온 베테랑이다. 도매 상가에서도 상위권 매출을 자랑하며 국내는 물론 중국 상인들에게도 호평을 받아왔다. 그런 그가 본격적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2년에는 상하이에 법인을 설립했고 다양한 패션 박람회에 수주회에 참가해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지난 봄 CHIC에 첫 선을 보여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며 이후 선전 등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뒀다.
“이번 CHIC에서는 바이어만 500여 명이 다녀간 것 같아요. 수주 일지를 작성해두고 있는데 벌써 세권째일 정도라니까요. 그 중에 중국 1위 캐주얼 브랜드 ‘매터스본위’ 등 굵직한 바이어도 포함돼 있지요.”
특히 이번 행사에는 미국은 의류브랜드 ‘엣지마인’과 콜래보레이션 라인을 함께 전시하는 등 더욱 다양해진 상품 라인으로 바이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내달에는 상하이에서 ‘모스에디션’ 패션쇼를 열어 홍보에 박차를 가할 계획입니다. 조만간 서울에서도 쇼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 날까지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립니다.”
② 한국관 베스트 브랜드
"이제 ‘오블레스’를 기억해주세요!"
정인화 ‘오블레스’ 대표

“‘루키버드’의 핸드백 브랜드가 지난 6월부터 ‘오블레스’라는 새로운 명칭으로 국내외 소비자들을 만나게 됐습니다. 브랜드 명칭을 새롭게 만든 만큼 상품도 다양한 소재와 금액대를 적용해 선택의 폭을 넓혔죠. 작년보다 더욱 많은 바이어들을 만나 ‘오블레스’로의 새로운 시작을 축하받은 기분입니다.”
많은 바이어들의 방문으로 북적거리는 틈에서 정인화 ‘오블레스’ 대표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소감을 전했다. 이 곳을 찾은 바이어들은 “가방 컬러가 예쁘다”, “디자인이 독특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더욱 다양해진 ‘오블레스’의 상품을 살펴 보았다.
‘오블레스’는 제품 기획부터 디자인, 생산, 유통까지 자체적으로 진행하며 높은 퀄리티를 고수해 브랜딩을 다져왔다. 이번 전시회에는 천연가죽만을 고집하던 기존의 상품 체제에서 벗어나 가죽의 질감을 최대한 살린 피혁 제품부터 면, 타이벡 소재까지 적용해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였다.
“이번에는 지난 시즌보다 중국 내수 바이어분들이 많았다는 점이 눈에 띄었어요. 작년에 저희 부스를 찾아왔던 바이어분들을 다시 만나 반갑기도 했고요. 해외 전시회는 특히 자주 나와서 눈도장을 찍어야 신뢰가 생기는 것 같아요. 또 디자인과 가격대가 다양해지다 보니 의류 매장을 수백 개씩 운영하는 분들이 매장 구색을 맞출 아이템으로 많이 찾아주셨어요.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한지 10년 정도가 됐는데 참 넓고 매번 새로운 곳이 바로 중국 시장이죠.”
한국관에서도 눈에 띄는 인기를 끈 ‘오블레스’는 이번 전시회에서 10만불 가량을 수주 받았다. 그간 쌓인 노하우와 바이어들과의 신뢰감으로 얻은 결과다.
새로운 브랜드 명칭으로 모습을 드러낸 ‘오블레스’는 퀄리티 대비 합리적인 가격의 상품을 선보이는 브랜드로 국내외 시장에서 더욱 공고히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이다.
③ 한국패션협회 - 인디브랜드 공동관
“한국의 인디 브랜드, ‘베리 굿’이래요~”
한국패션협회 인큐베이팅 수혜 디자이너 중국서 호평
인디브랜드 공동 부스에는 다수의 바이어가 몰려 활발한 상담을 벌였다. |
인디브랜드페어를 통해 독창성과 시장성을 검증 받은 브랜드들이 이번에는 중국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들은 CHIC에 연합 부스관을 선보이며 자신들의 끼와 열정을 마음껏 펼쳐보였다.
중국 바이어들은 특히 남성복에 많은 관심을 표했다. 그 주인공은 이영곤 디자이너의 ‘노이어’와 조오련 디자이너의 ‘제이리움’.
‘노이어’는 독특한 소재감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남성복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부드러운 소재인 비스코스와 린넨, 레이온, 큐프라를 혼합한 소재 등으로 컬렉션을 제작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제이리움’ 또한 니트웨어 전문이라는 독특한 콘셉과 탁월한 컬러감으로 바이어들에게 어필했다.
여성복에서도 좋은 소식은 이어졌다. 정재선 디자이너의 ‘제이청’, 정다운 디자이너의 ‘다엠’ 등은 페미닌하면서도 개성 강한 디자인으로 현장에서 수주 계약을 성사시키는 쾌거를 이뤘다.
미니멀한 디자인의 주얼리 브랜드 ‘에이치아렌’에게도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울퉁불퉁한 독특한 텍스처의 크로커다일 라인과 이니셜을 모티브로한 컬렉션으로 바이어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이엔드의 감성을 간직한 캐주얼 의류를 선보이는 ‘디안티도트’에는 겨울 시즌 아우터에 관심을 보이는 바이어가 많았다. 외부는 물론 내부에도 풍성한 퍼를 장착해 도매와 소매 문의가 빗발쳤다. 또한 합작으로 컬렉션을 제작하는 문의도 이어졌다.
한국패션협회는 인디브랜드페어를 통해 발굴된 인디브랜드들의 해외 시장 진출을 돕고 있다. 이번 CHIC 참가 지원을 비롯해 국내외 패션전문가과의 멘토링을 추진하고 있으며, 뉴욕트레이드쇼 등의 참가 지원도 전개한다. 아울러 일본 파르코톼 반탄이 공동 주관하는 아시아패션컬렉션 참가 기회도 제공한다.
원대연 한국패션협회장은 “인디브랜드와 유통업체, 패션업체간 상담을 통한 비즈니스 전시회인 인디브랜드페어 육성과 다양한 지원을 통해 인디브랜드들의 비즈니스 성장기반 구축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④ 한국패션산업연구원 - 크리에이티브 디자인 스튜디오
대구 10개 브랜드, 확고한 콘셉으로 눈길
온라인몰·쇼룸 등 새로운 플랫폼에서 러브콜
인디브랜드 공동 부스에는 다수의 바이어가 몰려 활발한 상담을 벌였다. |
대구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은 크리에이티브 디자인 스튜디오 사업을 통해 ‘스위치 팩토리’ ‘이즈딥’ ‘Y.F.S’ ‘워크웨어’ ‘북온더파크’ 등 10여 개 브랜드의 CHIC 참가를 지원했다. 이들 브랜드는 대부분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을 통해 지난해 10월에 이어 연속으로 전시회에 참가하며 경력을 쌓았다.
한현재 ‘이즈딥’ 디자이너는 “지난 7월부터 중국에서 진행되는 전시회에 매월 참가해왔다. 중국 비즈니스를 키우려다 보니 브랜드와 색깔이 잘 맞는 전시회를 선택하기 위해 경험을 많이 하려고 했다. 개인적으로는 상해와 대련에서 열리는 전시회가 잘 맞는 것 같아 CHIC에는 지속적으로 참여할 생각”이라며 “내년 1월에는 프리미엄 베를린에 참가가 예정돼 있어 해외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강진주 디자이너의 ‘워크웨어’는 밀라노, 파리 등을 거쳐 중국에서 열린 수주회에는 처음으로 참가했다. 163닷컴 등 온라인 플랫폼 바이어들의 문의가 이어지는 것을 보고 중국도 온라인과 모바일로 판도가 바뀌고 있음을 체감했다고.
그는 “중국 전시회에 처음 참가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이 배웠다. 전시장이 워낙 넓다보니 일반인, 학생들과 같이 바이어가 아닌 사람들의 참여가 많아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중국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CHIC와 같은 중국 전시회에 꾸준히 도전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독특한 패턴 프린팅으로 눈길을 끈 ‘Y.F.S’도 온라인몰, 쇼룸 등의 비즈니스를 진행하는 바이어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글로벌 브랜드부터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까지 한 곳에 모은 멀티 온라인 스토어 ‘요호바이’와 같은 중국에서도 트렌디한 패션 플랫폼의 관계자들이 ‘Y.F.S’에 관심을 보였다.
남성복 ‘북온더파크’는 화려한 그래픽 디자인으로 중국 바이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박부건 ‘북온더파크’ 디자이너는 향후 중국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펴보고 그래픽을 특화한 세컨 라인을 별도로 내놓을 방향에 대해서 고민하겠다고 전했다.
⑤ 르돔
“패션에 문화적 코드를 접목하면 패션한류 문제없죠”
양혜진 모드크리에이티브컨설팅 대표

“이번 CHIC에서 ‘르돔’ 소속 디자이너 브랜드 다수가 수주를 성사시켰어요. ‘NNA’ ‘은주고’ ‘스크류롤’ ‘크로쉐’ ‘디자인바이김재우’ 등이 그 주인공이지요. 그만큼 우리 디자이너들이 가진 잠재된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겠지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패션에 문화적 코드를 접목하면 패션 한류도 이뤄낼 수 있을 겁니다.”
르돔의 해외 비즈니스를 담당하고 있는 양혜진 모드크리에이티브컨설팅 대표는 애정어린 시선으로 소속 디자이너 브랜드 상품을 보여주며 설명을 이어나갔다.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선별한 만큼 ‘르돔’에는 훌륭한 브랜드가 많습니다. 지난 3월 CHIC에도 참가해 수주를 성사시키며 디자인과 품질력에 대해 인정을 받았지요.”
이후에도 ‘르돔’은 활발한 해외 활동을 벌여왔다. 프랑스 ‘후즈넥스트’와 러시아 ‘CPM’ 등 해외 패션 박람회에 참가해 수주의 기회를 넓혔으며,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도 쇼룸을 선보인 바 있다.
“올해만 ‘르돔’ 공동관으로 8번의 패션 박람회와 수주회에 참가했습니다. 아무래도 공동 부스로 참가하다 보니 ‘르돔’이 검증한 브랜드라는 인식이 있어서 첫 바잉이 쉽게 결정되는 경향이 있더라고요. 혼자서 디자인부터 영업까지 많은 업무를 해내야하는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디자이너들이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만큼 ‘르돔’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최은시내 / 이슬 기자
cesn@fi.co.kr / is@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