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세대의 자화상, `배드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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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08 오전 11:37:33

‘정통 클래식은 지루하다’,‘미니멀리즘은 너무 단조롭다’,‘모더니즘은 차갑고 닫혀 있다’,‘빈티지는 너무 흔하다’. 스케이트보드와 레이브 댄스, 텍스트 메시지, 리얼리티 TV에 심취한 Y세대가 패션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X세대에 이어 1978년 이후 태어난 가장 제멋대로이고 자기중심적인 세대로, 섹스와 머니에 심취하고 폭력에는 관대한 이들 Y세대는 패션에 대한 욕구도 이제까지 세대와 달리 파격적이다. Y세대의 ‘배드 패션’에 대해 알아보자. 1965∼1977년 사이에 태어난 X세대가 컴퓨터와 인터넷, 번지점핑과 케이블TV, 마돈나를 좋아했다면 Y세대는 섹시한 외모에 덩치 큰 남자를 한 방에 때려눕히는 사라 미셀겔러(TV 시리즈 <Buffy the Vampire Slayer>의 주인공)나 여자처럼 예쁜 외모에 16세나 연상인 데미 무어와 약혼한 애쉬톤 커처 등 고정관념을 깨고 파격을 넘나드는 인물을 좋아한다. 특히 애쉬톤 커처는 고학으로 공부하던 대학시절, 학비가 모자라면 피를 팔고 그 돈으로 햄버거를 사먹었다고 할 정도로 의외의 엽기성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고정관념을 싫어하고 파격과 엽기, 이기적인 면이 강한 Y세대가 좋아하는 패션은 바로 ‘배드 걸(Bad Girl)’ 혹은 ‘Bad Fashion(배드 패션)’이다. 과도한 노출과 거리의 여성을 연상시키는 본디지 디테일, 성적인 상상력을 부추기는 메시지가 가슴 한복판에 적힌 티셔츠도 과감히 입고 타투(문신)를 섹시한 액세서리 정도로 여기는 것, 바로 Y세대가 갖고 있는 ‘배드 걸’ 감성이다. 힙합과 로우라이즈 사이즈에 대한 통념을 깨트리는 거대한 팬츠와 재킷, 앞 뒤를 뒤집어쓴 야구모자, 바닥까지 끌릴 듯 늘어뜨린 벨트로 대변되는 힙합 패션, 엉덩이의 절반이 드러날 정도로 밑위가 짧은 타이트한 진, 가린 곳보다 노출되는 곳이 더 많은 크롭드 톱, 눈썹과 혀, 배꼽 등에 주얼리를 피어싱하는 일은 Y세대가 좋아하는 ‘배드 패션’의 일부분이다. 처음 등장할 때 힙합과 랩의 영향에 따른 일시적 유행으로 치부되었던 ‘힙합 패션’은 이제 젊은이들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라 할 만큼 어번&스트릿웨어로 자리잡았고, 성공한 힙합 래퍼들은 어패럴 라인을 런칭하는 게 공식화되었을 정도로 Y세대들은 힙합에 열광하고 있다. 사회 파괴적인 가사, 여성 비하적인 가사, 인종차별과 폭력조장, 혹은 성적 문란을 조장하는 가사들은 Y세대의 부모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정작 Y세대들은 성인들을 놀래키고 기겁하게 만드는 힙합의 파괴적 성향을 ‘자유’로 인식하고 힙합 래퍼들의 자유로운 의상 ­힙합 룩이나 물질 과시적인 ‘핌프 룩(Pimp Look)’이나 거리의 여자 같은 ‘후커 룩(Hooker Look)’­ 을 여과없이 받아들인다. 또한 이기적인 만큼 또래집단에 대한 소속 욕구가 강한 이들은 대담한 옷차림을 통해서 그들만의 세계를 만들어내고 ‘이래야 한다’는 아는 체하는 패션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낸다. 터프한 밀리터리 카무플라주 팬츠에 속이 비치는 섹시한 프린트 시폰 탱크 톱을 걸치는 것은 섹시함과 터프함을 동일하게 인식하는 Y세대의 속성을 잘 드러내는 코디네이션. 따라서 힙합 패션의 매출이 20억 달러를 넘는 미국의 경우 어패럴 업체는 미국 패션 전반을 뒤흔드는 Y세대의 파워를 어떻게 반영할지에 따라 ‘브랜드 생명줄이 달려 있다’는 의식을 갖고 있다. 더불어 Y세대가 심취해 있는 ‘섹스코드’를 어떻게 배치할지도 늘 고민하는 부분이다. 베이직 아이템을 생산하면서도 소프트 포르노를 연상시키는 카탈로그를 통해 매시즌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아버크롬비앤피치(Abercrombie & Fitch)」는 섹시 코드를 통해 Y세대를 사로잡은 대표적인 업체라 할 수 있다. 백인중심의 인종차별적 경영시스템, 유색인종 차별 문구가 쓰여진 아이템, 포르노를 연상시키는 카탈로그 등 「아버크롬비앤피치」의 ‘나쁜(Bad)’ 성향은 사회적 시스템에 순응하는 종교인과 부모들의 반발을 사고 있지만 섹스와 자유를 동일시하는 Y세대들은 ‘솔직하고 재미있는’ 브랜드로 인식, 즐겨 찾고 있다. 사회적인 판단보다는 순간적인 재미와 쾌락에 민감한 Y세대의 속성은 나쁘면 나쁠수록 더 흥미롭다는 이상심리를 보일 정도로 과격해지는 양상이다. 피어싱과 타투 힘과 자기애(自己愛), 자유로움을 중시하는 Y세대가 매력을 느끼는 또 다른 소재는 피어싱과 타투다. 신체의 일부에 구멍을 뚫어 주얼리나 금속, 플라스틱을 끼우는 피어싱과 오랜 시간 고통을 거쳐 몸에 문자나 그림을 새기는 문신은 극단적인 자기애와 자기표현 욕구가 뒤섞인 심리적인 장치로서 타인에게 자신의 파워를 과시하고 부각시키는 효과적인 액세서리다. 심리학자들은 ‘고통을 동반한 피어싱과 타투가 권력과 섹스를 상징한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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