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쇼 코드] 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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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움직이는 FASHION & SHOW!

2015-09-03 오후 6:57:04


MC.Q.A.McQueen




여름 내 푸르름과 원색으로 가득했던 세상은, 가을이 되면서 새로운 색으로 옷을 갈아입기 시작한다. 능소화의 주황색, 해바라기의 노란색, 숲의 짙푸른 초록색처럼 순수한 원색이 한여름의 색이었다면, 가을은 전반적으로 깊이감이 느껴지는 색으로, 그리고 겨울로 갈수록 휘발된 색으로 변한다. 달리 말하면 가을은 명도가 낮아지고, 겨울은 명도는 높고 채도가 낮아지는 것이다.


같은 노랑, 빨강이라도 가을의 국화와 코스모스, 붉게 타오르는 단풍, 황금색 들판과 은행잎 등은 그 깊이감이 다르다. 그리고 겨울을 준비하기 위해 낙엽이 지는 추운 계절이 오면서 세상의 색도 점차 물이 빠지기 시작한다.


단풍처럼 색이 변하는 것은 생존본능이 반영된 결과이다. 단풍이 드는 것은 기온이 내려가면서 온도에 약한 엽록소가 파괴되고 그 아래 가려져 있던 안토시아닌, 카로틴, 크산토필, 타닌 같은 다른 색소들이 나타나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안토시아닌은 빨간색으로, 카로틴은 당근 같은 주황색을, 크산토필은 은행잎처럼 샛노란색, 그리고 타닌은 이파리를 회갈색으로 물들이는 색소들이다.


MC.Q.A.McQueen


낙엽이 지는 것도 마찬가지로 생존을 위한 변화이다. 겨울에는 땅이 얼어 뿌리를 통해 수분을 얻기 힘들어지기 때문에 잎 속의 양분을 줄기로 이동시키고 수분 증발이 쉽게 이루어지는 잎사귀를 떨어트린다. 이렇게 떨어진 낙엽은 뿌리를 덮어주어 뿌리가 어는 것을 방지해 주고, 거름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단풍과 낙엽을 보면서 살아남기 위한 식물의 눈물겨운 생존 본능보다는 아름다운 이미지나 계절에 따른 색의 변화 등 감성적인 면에 더 치중한다. 디자이너들은 가을의 이미지를 재현하기 위해 낙엽이나 색이 바라기 시작한 잔디 등을 공수해와 런웨이에 깔아 두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자연의 색의 변화는 패션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개 S/S와 F/W 시즌 컬렉션에 유행하는 색은 매년 비슷하다. 올해 새로운 가을 트렌드라고 패션 잡지에서 말하는 깊이감 있는 색들인 마젠타 계열, 청록색 계열, 머스타드 같은 노랑 계열은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10년 전 가을에도 유행했던 색이다. 조금 더 추워지면 다양한 회색과 갈색이 주를 이루는 것도 매년 똑같다.


Moncler


계절이 변해감에 따라 푸르던 식물의 이파리에 단풍이 들고 낙엽으로 지는 것처럼 매년 F/W 컬렉션이 되면 패션계도 가을 색으로 물든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에 가을이 되면 단풍의 색이, 겨울에는 낙엽의 색이 본능적으로 끌리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Moncler


고학수 기자
marchber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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