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쇼 코드] 디스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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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움직이는 FASHION & SHOW!

2015-08-06 오전 9:12:46

 






90년대의 어느 평범했던 초등학생의 여름 방학, 아직 비디오 가게가 있던 그 시절, 오빠가 만화 영화를 빌려왔다.


만화라면 그 때까지 디즈니 만화 동산이나 TV에서 방영하는 만화처럼 아름답고 즐거운 세계만 보아왔던 나의 기대와는 달리, 어둡고, 암울하고, 폭력적이며 자극적인 영상들이 눈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결국 초등학생이 보기에 난해한 이 영화를 나는 끝까지 보지도 못했던 것 같다. 그리고 왠지 기분이 다운되고 침잠되었던 잔상만 남았다.


그 방학 동안 오빠는 계속 비슷한 류의 일본 애니메이션을 빌려왔는데, 지금에서야 돌이켜보면 그것은 바로 공각기동대나 아키라 같은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담은 애니메이션이었다.







영화 <매드맥스>가 크게 흥행을 하면서 나는 지금까지 내가 받아들이지 못했던 암울한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열광시키고 흡입력이 있는지 조금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가진 영화나 문학작품이 얼마나 다양한 장르와 역사를 가지고 있는지도 알게 되었다.


유토피아의 반대어인 디스토피아는 이상향을 그리는 유토피아와 달리, 부정적인 암흑 세계를 그려냄으로써 현실을 비판하는 역할을 한다.


디스토피아 영화는 공통적으로 어떤 보이지 않는 세력과 힘에 의해 통제 된 사회를 살고 있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폭력, 가난, 억압, 질병 등이 난무해 살기 힘든 세상에서도 순응하여 살아간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 시스템에 불만과 의문을 품는 주인공이 등장해 세상을 바꾸려고 하는 줄거리를 갖는다.





 

한편 기술의 발전으로 인간이 만든 기계에 의해 인간 세상이 통제되는 ‘사이버펑크’라는 장르도 있다. 매트릭스가 대표적인 영화이며, 어린 시절 나를 충격에 빠트린 아키라나 공각기동대가 여기에 속한다.


대부분의 디스토피아 영화는 아주 먼 미래이거나, 지금의 지구 환경과는 바뀐 세계를 보여주는데, 그렇기 때문에 환경에 밀접한 영향을 받는 흥미로운 패션이 많이 등장하기도 한다.


매드맥스에서는 사막과 모래 폭풍에서의 질주신 같은 살아있는 액션과 함께, 핵전쟁으로 사막화 된 세계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의상과 장식들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영화 <매드맥스>처럼 유독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연상시키는 컬렉션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는 디자이너들이 있다.


멀고 먼 미래, 또는 또 다른 행성 어딘가의 생명체들을 위한 옷처럼 릭 오웬스, 니콜라스 K, A.F. 반더보스트, 가레스 퓨, 알렉산더 맥퀸의 패션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불안한 기운을 내뿜으며 영화가 그렇듯 마니아들을 끌어 당기고 있다.



고학수 기자
marchber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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