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쇼 코드] 마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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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움직이는 FASHION & SHOW!

2015-06-17 오후 5:31:55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신경 쓰지 않았던 재채기를 할 때 지켜야 할 매너가 사회적으로 학습되고 있다. 재채기가 나오려고 하면 팔꿈치 안쪽으로 입을 가리고 하라는 것이다.

손수건이나 휴지를 갖고 다니다가 순간적으로 입을 막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팔꿈치가 가장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대안이다. 그냥 맨손으로 막는 방법도 있겠지만, 이후에 손에 묻은 바이러스가 손길을 따라 다시 곳곳으로 퍼질 염려가 크다.

실제로 서양에서 재채기를 할 때 이렇게 입을 가리지 않으면 굉장히 무례하고 못 배운 사람으로 눈총을 받게 되며, 어린 아이일 때부터 교육을 시킨다. 심지어 재채기를 하면 주위에서 ‘god bless you’라며 행운을 빌어주고, 본인은 ‘Excuse me’라며 주위에 양해를 구한다.

서양에서 이렇게까지 재채기에 대한 예의범절이 발전한 것은 그들이 사회가 선진적이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역사적 사건에서 비롯된 것이다. 바로 페스트, 흑사병(Black Death) 때문이다.

페스트균에 의해 감염되는 이 전염병으로 유럽에서는 14세기부터 무려 300여 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죽음의 공포에 시달려야 했다. 야생 다람쥐나 들쥐로부터 생겨난 이 균은 쥐의 벼룩을 통해 인간에게 옮겨왔다. 환자의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타인에게 옮기며, 이러한 증상이 페스트의 증상이기도 했다.

별다른 치료법이 없었던 시대에 재채기는 곧 죽음을 예고하는 의미였고, 당시의 교황이 재채기를 하는 사람 옆에 있는 사람이 하느님의 은총을 기원해 주라는 법안을 통과시켜 시행된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온 것이라고 한다.

특히 유럽의 패션 컬렉션에서 실제 고딕 양식과는 완전히 다르지만 고스족, 또는 고딕 스타일이라는 이름으로 검정색 죽음의 정령 같은 이미지의 패션을 선보이는 디자이너가 많은 것도 실제 대량의 죽음을 겪은 시기와 고딕 양식이 나타나던 시기가 겹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는 생각도 든다.

어쨌거나 재채기로 옮겨지는 전염병인 만큼 감염예방 마스크가 필수 예방 용품으로 팔리고 있다. 이러한 시국에 패션성을 따지는 것이 무의미할 지 모르지만, 혹시라도 감기를 비롯한 메르스 같은 호흡기 질환이 장기화, 일상화되면 터틀넥을 입까지 끌어 올리거나, 스카프나 복면 스타일로 입을 가리는 패션들이 많이 나타나지 않을까? 디자이너들의 대안은 무엇일까 새삼 궁금해진다. 



고학수 전문기자
marchber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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