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라벨의 천국 이탈리아가 ‘카피의 천국’이란 오명을 쓰고 있다.
유럽의 대표적 관광지로 해마다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는 이탈리아는 럭셔리 브랜드와 패션 브랜드의 집결지라는 국제적 명망이 무색하게 「구찌」 「샤넬」「루이비통」 등의 카피 메카로서 악명을 떨치고 있다. 이탈리아를 찾는 관광객들은 진품과 거의 비슷한 럭셔리 라벨의 카피품을 은밀하게, 심지어 거리 한 귀퉁이에서도 구입할 수 있어 럭셔리 브랜드의 또 다른 메카, 프랑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최근 드골 공항에서 카피품을 구입하는 관광객들도 법적인 처벌을 받는다는 간지를 전달하고 항의 데모를 펼친 바 있는 프랑스 럭셔리 라벨과 65개의 하이엔드 의류업체로 구성된 ‘꼴베르 위원회(Colbert Committe)’에서는 이탈리아에 광고에 ‘위조 라벨을 제조, 판매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광고를 싣고 나서 본격적 ‘代이탈리아 反카피 전쟁’을 시작했다.
프랑스를 분노하게 하는 것은 카피품을 판매·구매하면 금고나 벌금형에 처해진다는 경고에도 관광수입을 노리는 이탈리아 정부가 이를 슬그머니 눈감아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로마 거리 한복판에 카피 디자이너 백을 펼쳐놓아도 경찰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저작권 보호에 소홀한 데 분노하는 것.
그러나 럭셔리 카피 사업이 ‘전망 좋은 사업’으로 떠오른 이탈리아에서는 프랑스 디자이너들의 분노와 경고에도 유럽의 ‘카피 명가’로서 해마다 생산량을 늘리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프랑스 럭셔리 라벨의 대다수가 가죽제품의 명산지인 이탈리아 투스카니에서 제작되는 만큼 이탈리아산 카피품은 품질과 디자인 면에서 인기가 최고라고. 심지어 일각에서는 하청 공장에서 대놓고 카피품을 추가 생산하고 있어 따지고 보면 진품이라고 해도 무난하다고 설명할 정도다. 프랑스 업계가 이탈리아의 처사에 분노하고 있는 것도 바로 ‘내 집안에 도둑이 있다’는 이 같은 상황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탈리아 디자이너 라벨은 안전할까? 그렇지 않다. 「조르지아아르마니」 「구찌」 역시 국내에서 카피되어 유럽으로 수출(?)되는 황당한 상황에 처해 있어 이탈리아 카피 산업의 또 다른 피해자로 떠올랐다. 이탈리아 카피 산업은 50∼70억달러 규모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이 중 60%가 럭셔리 패션 라벨 카피품이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외 디자이너업계의 불만이 쌓이자 이탈리아는 ‘反위조협회’를 구성해 로마, 베니스, 나폴리 등에서 ‘위조품 추방’ 캠페인을 열고 중국과 한국 등 위조품을 ‘수입’하는 국가에 협조를 요청하는 등 이탈리아의 카피 산업은 유럽과 아시아 모두의 문제로 자리잡았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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