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쇼 코드] 커튼 (Curt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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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움직이는 FASHION & SHOW!

2015-04-15 오후 5:07:39





커튼이라니! 커튼의 구조를 옷으로 표현할 생각을 하다니, 역시 후세인 샬라얀이었다. 샬라얀은 자신의 2015 F/W 컬렉션에서 커튼이 달린 옷을 선보였다. 애거사 크리스티의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이번 컬렉션은 기차 창문에 달린 커튼과 바깥으로 빠르게 지나가는 터널이나 가로등의 불빛을 대각선으로 붙인 금속성 장식으로 형상화 한 듯 보였다.

옷과 커튼은 같은 원단임에도 불구하고 일상에서 양쪽의 기능과 목적이 너무나 거리가 멀어 둘을 연관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해보지 못했다. 물론 커튼을 뜯어 옷으로 바꾸는 경우는 영화에서도 익히 본 바 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스칼렛 오하라가 광택이 도는 초록 비단 커튼으로 드레스를 만들어 입던 장면이나,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마리아가 커튼으로 아이들에게 놀기 편한 옷을 만들어 주었던 장면 등은 너무나 유명하다.

하지만 커튼의 형태 자체를 의상에 그대로 차용한 경우는 처음이다. 엄밀히 말하면 샬라얀의 의상도 레일이나 봉을 이용한 커튼의 구조를 완벽히 모방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커튼의 머리 부분의 봉제 자국이나 일정한 간격을 두고 고리를 걸어 주름이 생기게 하는 것으로 커튼임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생각의 꼬리를 물고 커튼의 기원에 관한 궁금증이 커진다. 커튼이란 단어는 그릇, 덮개라는 의미의 라틴어 코르티나(Cortina)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커튼은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에도 있었다는 의미겠다. 기록에 의하면 고대 이집트 시대 천은 굉장히 귀한 재료였기 때문에 신이나 왕의 존엄을 나타내기 위해 벽에 걸어 왕좌의 배후를 장식하거나 주변을 구획하는 칸막이용으로 사용되었다. 중세 시대에는 고딕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처럼 빛이 들어오는 거대한 창문이나 환기용의 작은 것이었기 때문에 커튼이 필요 없었다. 오히려 침실에서 침대의 보온을 위해 커튼을 사용했다.

루이 14세 시기 유리 기술의 발달로 건축물의 창이 점차 커졌고, 로코코 시대를 맞아 장식적인 커튼의 전성기가 시작되었다. 이후 대량생산 시대에 이르러 직물이 흔해지면서 본격적으로 대중들에게까지 퍼졌다. 현대에는 천이 아닌 플라스틱의 블라인드나 버티컬부터 나무 소재, 암막 같은 기능성 중심 제품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샬라얀의 의상이 놀라운 것은 단순히 1차원적으로 커튼이 달린 것이 아니라 짧고 길게 층을 나누거나 몸을 가로지르는 식으로 변형함으로써 옷의 구조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기 때문이었다.




고학수 기자
marchber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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