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BNB12’ 박정상·최정민 대표 |
“불나방한테 시비 걸지마!”
서울 동교동에 위치한 디자이너 유니섹스 캐주얼 브랜드 ‘BNB12’의 쇼룸 윈도우에 쓰여진 문구다. 최정민·박정상 듀오 디자이너가 전개하는 ‘BNB12’가 불나방의 알파벳 약자와 브랜드 론칭 해인 2012년도의 12를 따와 재치있는 문구로 탄생시킨 것.
그들의 기발한 발상만큼이나 컬렉션도 독특한 소재와 실험적인 디자인의 옷들이 가득하다. 이번 서울패션위크 GN무대에서 보여준 15 F/W 컬렉션은 지난 시즌에 이어 한국의 친근한 놀이문화인 고스톱을 콘셉으로 화투패에 세겨진 이미지들을 ‘BNB12’만의 위트로 재해석했다.
“죽을 줄 알면서도 자기가 좋아하는 불을 향해 뛰어드는 불나방의 그 무모함이 너무 좋았어요. 브랜드 명에 멋진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지만 우리가 좋아하는 것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며 우리가 가졌던 자신감을 함께하고 싶은 것이 우리에게 더 맞는 것 같아요(웃음).”
회사 직장동료였던 두 대표는 각자의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회사에 나왔다가 같은 생각을 공유하며 브랜드 ‘BNB12’를 론칭했다.
“이번 GN무대는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Go! NEVER STOP’을 콘셉으로 한 고스톱을 풀 시즌으로 전개했어요. 고스톱 시즌 2인 만큼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고스톱의 알록달록한 그림들을 재해석했고, S/S와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F/W 콘셉에 맞게 표현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컬렉션을 준비했죠.”
‘BNB12’의 모든 컬렉션은 인상적인 프린트가 들어있다. 이 프린트가 옷으로 제작되기 까지의 모든 작업은 두 대표의 손을 거쳐 이루어진다. 처음엔 콘셉에 맞는 텍스타일을 풀어 그림을 그리고, 포토샵과 일러스트를 통해 아트웍을 만들어 낸 후 패턴에 맞게 그림을 앉힌 뒤 디지털 프린트를 한다. 그 다음 패턴에 맞게 자르고 무늬에 맞춰 꿰매는 작업까지 손수 작업한다.
“론칭 후 처음 컬렉션을 전개할 당시에는 정체성 혼란이 왔었어요. 독특한 디자인으로 주목을 받긴 했지만, 그것이 판매로 이어지진 않았고 입점된 셀렉트숍에서도 어두운 옷들 앞에 우리 상품이 얼굴마담으로 걸려졌어요. 거기에서 디자인과 세일즈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됐었어요.”
2012년 론칭 이후 국내 여러 셀렉트숍에 입점돼 있던 ‘BNB12’는 2013년 12월 입점된 모든 상품을 정리하고 두타 단독 매장 오픈을 결정했다.
“국내 세일즈를 시작하면서 시스템에 대한 문제점을 느꼈었어요. 국내 셀렉트숍 대부분이 위탁시스템을 진행해 상품관리가 되지 않는 부분이 컸죠. 물론 콘셉이 잘 맞는 곳이라면 입점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선 국내 셀렉트숍에는 입점이 꺼려지게 되는 것 같아요.”
디자인과 세일즈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했던 그들은 여러 차례의 시도 끝에 현재는 ‘BNB12’만의 명확한 색깔을 가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브랜드와 디자이너 브랜드 사이에서 고민을 많이 하다 결론을 내린 것이 ‘브랜드 색깔을 유지하되 우리만의 색깔이 확실한 브랜드를 만들자’라는 것이었죠. 앞으로도 ‘BNB12’의 유쾌함과 기발함이 돋보이는 컬렉션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BNB12’는 올해 홍콩패션위크, 후즈넥스트, 심천국제패션 브랜드페어 등 다양한 국내외 행사에 적극 참여해 나갈 계획이며, 다음 시즌 준비와 함께 마지막 GN무대 준비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작업실에서 패턴에 맞춰 원단을 오리고 있는 박정상 대표와 직원들. |
I Like Freedom
GARDEN

작년 3월 이사 온 쇼룸 겸 작업실. 사무실 옆 한가로운 골목에서 처음 퀵보드 타며 동네분들과 담소를 나눌 수 있는, 봄이 되면 씨앗 뿌리고 모종도 심어 허브랑 고추, 토마토 그리고 예쁜 수국을 잔뜩 심고, 복닥복닥 사람들이 꼬이고, 모이는 우리 사무실이 아주 좋습니다.
CAFE

평소 쇼룸 이외엔 동대문을 자주 가는 편이예요. 동대문에서는 매장과 종합시장만 돌아다니는데, 두타 지하2층 ‘카페인 버스’ 라는 곳을 추천하고 싶어요. 시끌벌적한 동대문에 차분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GO STOP!

브랜드를 시작하면서 우리 두 사람은 옷에 ‘FUN’이라는 소재는 반드시 넣고 싶었어요. 올해는 고스톱의 한 해였죠. 천박한 게임이라고 경시됐던, 그러나 전 국민이 사랑하는 고스톱의 익숙한 그림들을 재해석하고 재배치해 기분 좋은 미소를 짓게 했던 작업이였어요.
Best Item

‘BNB12’의 15 F/W 시즌 컬렉션은 고스톱의 두 번째 시리즈 ‘Go! NEVER STOP’으로 진행됐다.
화투패의 알록달록한 그림들을 그들만의 감성으로 재해석한 것이 특징. 이 프린트가 옷으로 제작되기 까지의 모든 작업은 두 대표의 손을 거쳐 이루어진다.
사진은 화투패의 이미지가 들어가 있는 ‘BNB12’ 15 F/W 컬렉션 의상들.
노지영 기자
njy@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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