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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퉁불퉁하고 삐죽삐죽 정리되지 않은 자연의 선, 광원과 화가의 주관적인 눈에 따라 계속해서 변화하는 자연의 색상을 견딜 수 없었던 몬드리안은 조형과 색을 단순화시켜 진리를 추구하고자 했다.
그래서 그는 자연을 단순화하고 추상화해 가장 근본이 되는 요소들을 추출해 냈다. 그것이 조형적 요소로는 직선과 직각이었고, 색으로는 삼원색과 무채색이었다. 신조형주의의 탄생이다.
모든 색의 기본이 되는 삼원색인 빨강, 노랑, 파랑과 명도를 조절할 수 있는 검정과 하양만으로 그는 세상을 표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색을 만드는 과정에서 이 다섯 가지 재료만 있으면 어떤 색이든 조색해 낼 수 있다.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으로 탄생한 그의 작품은 근·현대 미술사를 공부하는 미술학도뿐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 중 하나가 되었다.
그러나 1900년대 초 등장한 몬드리안의 주장 중 색에 관한 부분만큼은 사실 동양에서 사용하는 오방색과 똑같다.
기원전부터 동양인들의 삶을 지배해 온 세계관이었던 음양오행 사상은 우주만물은 음양과 오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요소들이 서로 상호작용하여 균형과 통합을 이루어야 세상 만물이 질서를 유지한다는 사상으로 삶에 있어 어느 때라도 음과 양의 조화로움을 추구하고자 하는 조상들의 염원이 담겨있다.
결국 몬드리안의 색이나 오방색이나 관념으로 탄생한 색이다. 다른 점이라면 몬드리안의 색이 자연을 형성하는 수많은 색들에서 빼기를 통해 추출된 결론의 색이라면, 오방색은 세상 만물의 기원이 되는 색으로 서로 더해지면서 조화를 이루어 나가고자 하는 시작의 색이라는 점이다.
음양오행 사상에서 유래한 오방색인 빨강, 노랑, 파랑, 하양, 검정은 현대적 표현으로 하자면 색채 디자인이 필요한 패션과 건축뿐 아니라 음식, 나아가 한 사람이 태어나 죽을 때까지 모든 의례에 녹아 들게 된다.
패션에 있어서 아이들을 위한 색동옷뿐 아니라 의례를 위한 혼례복과 상복은 음양오행에 담긴 의미에 따라 색상이 지정되었으며, 평소의 옷차림에서도 액세서리를 선택하는데 있어 오방색이 조화롭게 들어가도록 신경 썼다.
건물 지붕의 단청이나 비빔밥과 신선로 같은 음식의 색, 새롭게 아기가 태어났음을 알리기 위해 걸은 금줄에서부터 장례를 위한 상여에 이르기까지 오방색은 현재까지도 우리의 삶 곳곳에 남아있다.
최근 들어 4대 컬렉션에는 한 벌의 옷에 사용하면 촌스럽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전에 없이 선명한 삼원색과 흑·백으로 이루어진 의상들이 등장하고 있다.
너무도 강렬해 때로는 원시적으로 보이기까지 하는 오방색은 세계적인 경제 불황에 우울해진 패션계를 살릴 주술적인 힘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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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학수 전문기자
marchber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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