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정 휴컴퍼니 상무(왼쪽) 디안느싯봉 CD |
지난 16일, 서울 강남 휴컴퍼니 빌딩 1층의 엑스마켓181 카페가 풍성한 금발머리에 파란 눈을 한 여성과 검은 단발 머리 여성의 유쾌한 웃음소리로 가득찼다.
언어는 달라도 눈빛만으로도 소통할 수 있다는 두 여성은 프랑스 컨템포러리 브랜드 ‘에이프릴메이’의 CD 디안느싯봉과 휴컴퍼니의 디렉터 정미정 상무다.
◇ 콜래보로 디자인 차별화 꾀한다
디안느싯봉 CD는 정미정 상무와 함께 ‘보니알렉스’의 콜래보레이션 작업을 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5년전 후즈넥스트에서 만난 것을 인연으로 친구가 된 두 사람이 함께 비즈니스를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상무는 차분하게 디안느싯봉 CD와 함께 협업을 하게 된 경위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어떻게 하면 ‘보니알렉스’를 구매해 주시는 고객분들을 더욱 만족시키고 기쁘게 해드릴 수 있을까 고민해 왔어요. 해답은 차별화된 디자인에 있는데, 아무래도 내부에서 찾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 같았죠. 그때 디안느가 딱 떠오르더라고요. 그녀는 디자인을 즐기면서 하는 친구에요. 그래서 그녀의 컬렉션은 남들과 다른 독자적 감성이 묻어나죠. 디안느에게 콜래보레이션 이야기를 하자 흔쾌히 ‘오케이’라고 해서 고마웠어요.”
디안느 CD는 정 상무의 제안에 망설일 필요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나는 정 상무에게 ‘드디어 우리가 함께 일을 하는구나’라고 말했어요.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던 거죠. 사실 난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녀가 나와 통할거란 걸 한 눈에 알아봤어요. 패션에 대한 열정적인 에너지가 넘쳐났거든요.”
◇ 믹스매치로 입는 재미 높인다
디안느싯봉 CD는 이미 디자인팀들과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디안느 CD는 주요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키아이템을 3월부터 선보일 예정이다. 올 S/S 시즌은 테스트 기간으로 전체 상품의 10% 정도만 디안느 CD가 담당하게 된다. 이후 F/W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콜래보레이션 라인을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디안느 CD는 이번 콜래보레이션을 통해 여러 형태로 믹스매치할 수 있는 옷을 제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연스럽고 입기 손쉽지만 자신만의 개성을 충분히 드러낼 수 있는 옷을 선보인다는 것. 또 어느 정도 소비자와의 교감이 이뤄진 뒤에는 조금 더 독특하고 펑키한 스타일을 제안해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기쁜 마음으로 이번 콜래보레이션에 임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제가 만든 옷을 입은 소비자들도 저와 같은 기쁨을 누리기를 바라요.”
◇ 리테일이라는 새로운 영역으로의 도전
휴컴퍼니의 다른 브랜드는 올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을까. 정 상무는 ‘보니알렉스’를 디자인 차별화로 새롭게 다듬는다면 편집숍 ‘X마켓181’은 브랜드 인큐베이팅 창구로써 입지를 굳힐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주변에서 ‘X마켓181’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던 것 잘 알고 있어요. 이렇게 경기가 어려운데 왜 수익도 안나는 사업에 무리하게 투자를 하는지 의문이었겠죠. 하지만 이미 예상했던 과정 중의 하나였을뿐이에요. 리테일이라는 게 지금까지 해온 것과는 완전 다른 비즈니스 모델이잖아요. 그러다보니 시도를 해봐야만 실패도 겪고 그 실패를 통해 노하우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한 거죠. 몇 년간 그 과정을 거쳤으니 올해부터는 꽃을 피우기 시작하지 않을까요.”
정 상무는 ‘X마켓181’이 신규 브랜드 발굴과 인큐베이팅의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X마켓181’을 통해 ‘어드바이저리’ ‘로드사인’ 등의 브랜드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독립 전개하고 있는 중이다. 향후에는 대형 유통을 갖고 가는 브랜드보다는 이처럼 정확한 타깃층을 보유하고 있으며, 작지만 효율있는 브랜드들이 각광받을 것이라는 것이 정 상무의 생각이다.
다른 브랜드들도 효율을 중심으로 구조를 개편할 계획이다. 중국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크럭스’는 국내 유통을 정리하고 글로벌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대신 ‘어스앤뎀’을 휴컴퍼니의 대표 브랜드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그 중심에는 리테일 버전인 ‘어스앤뎀 콜렉트’가 있다. ‘어스앤뎀 콜렉트’는 단일 브랜드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PB와 콜래보레이션 상품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이 많은 일들을 정 상무는 어떻게 해낼 수 있는 걸까. 혹시 워커홀릭이 아니냐고 묻자 정 상무는 밝은 웃음으로 화답했다.
“절대 저 혼자 일하는 게 아니랍니다. 직원들이 항상 곁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어요. 어떨 때는 직원들과의 유대감이 돌파구가 되어줄 때도 있다니까요. 가족들도 많은 힘이 되어줍니다. 자녀들이 벌써 대학교 1학년과 고등학교 3학년이 되었는데 이 아이들의 의견이나 반응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죠. 또 저도 디안느 CD처럼 일을 즐기는 편이에요. 아마 1년의 안식년이 주어진다고 해도 저는 고객으로 돌아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 데 집중하고 말 거예요.”
최은시내 기자
cesn@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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