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분을 칭구(?)라 한다. 사랑이 그리우면 약속 없이 지나치며 만난다. 바텐에서 맥주 시켜놓고 주절주절 토론에 들어간다. 사람이 그리워 연신 전화질해서 인간들을 모은다. 자리가 비좁아도 사람들이 그를 찾아드는 것은 마음속에 향기를 뿜어 살기에 말이다. 어둔할 듯한 단어로 설교가 시작되면 재미가 있다. 나는 그분보다 훨씬 나이가 어리지만 칭구(?)가 되어주신다.
그는 순진하고 낙천적인 사람이다. 수십억짜리 공사를 해도 작업이 마음에 걸리면 사라지는 그의 고뇌 속에는 방황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그의 방황벽 덕분에 오픈하는 날짜를 잡은 주인은 분통 터지지만 그가 인테리어를 한 가게는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카메라가 칭구(?)가 된다. 그분의 주제는 리사이클이다. 추억들이 날강도를 당하는 이 시대에 기록된 그의 흔적은 위대하다. 그분의 작품이 웹사이트에 올려져 만날 수 있는 것이 다행스럽다. “최 선상! 홈피지 열어봐요”라고……. 홈페이지 개설에 기쁨을 전해 받고 아이 같은 천진함에 은혜를 받는다. 박재봉 선생은 한국이 낳은 천재 인테리어 작가다. 그는 일찍이 시골풍경에 심취하여 수십 년 동안 사라져가는 시골 흔적을 카메라에 담아왔다. 그의 잠적 기행은 그를 아는 지인들에게는 별일이 아니나 사업자측은 놀라운 사건이 되곤 한다. 그는 이 시대의 마지막 로맨티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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