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말은 역시 명언이다. 톰 포드가 구찌와 결별을 선택하자 세상이 무너진 것처럼 히스테리를 보였던 패션계가 이제는 그 충격에서 벗어나 톰 포드 이후의 구찌 시스템에 흠뻑 매료된 모습이다.
2005 봄·여름 밀라노 남성복 컬렉션에서 비평가들에게 좋은 점수를 얻은 존 레이(「구찌」 남성복 수석 디자이너), 스테파노 필라티(「이브생로랑리브고시」 수석 디자이너)는 톰 포드와 구찌 그룹의 결별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 기회라고 선포하는 듯했다. 특히 마법의 손 톰 포드조차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해, 지나치게 화려하거나 난해하거나 혹은 비현실적인 모습으로 표현되었던 「이브생로랑」이 스테파노 필라티 손에서 제 방향을 찾았다는 분석이다.
톰 포드의 오른팔로 활약했던 필라티는 1970년대 「이브생로랑」 룩을 세련되게 재해석한 2005 봄·여름 남성복 컬렉션을 통해 세련되고 절제된 선을 창출했다는 평가를 얻었는데 피에르 베르제, 마크리 등 「이브생로랑」의 비즈니스 수장들이 전폭적인 지지와 만족을 표한 데 이어 이브 생 로랑 또한 ‘이제야 자유를 얻었다’라는 표현으로 필라티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감을 표시했다. 톰 포드의 화려한 카리스마에 휘둘려 시험과 실험을 거듭하며 적자에서 헤어나지 못한 「이브생로랑」이 이제야 임자를 만났다는 평가다.
스테파노 필라티는 경영진과 전설적인 디자이너의 호평에 자신을 얻어 「이브생로랑」 라벨의 전성기를 되찾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이에따라 올 10월 파리 컬렉션에서 첫선을 보일 그의 여성복 컬렉션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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