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현 네임컴퍼니 대표는 동대문 도매만 14년째 이어온 베테랑 상인이다. 그러나 그는 최근 브랜딩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며 고군분투 하고 있다.
“저는 일본 사례에서 동대문의 청사진을 찾았습니다. 일본 라포레는 원래 도매상들이 모인 연합과도 같은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 브랜딩에 성공한 브랜드만 남아있죠. 동대문 또한 앞으로 자기 브랜드를 갖고 독자적인 아이덴티티를 구축하지 못한다면 살아남기 힘들 것입니다.”
박 대표는 본격적인 브랜드 전개에 앞서 롯데백화점 PB를 통해 유통에 대한 노하우를 쌓기 시작했다. 여성복 브랜드 ‘네임’을 롯데백화점 편집매장 ‘올리브핫스터프’에 숍인숍으로 전개하는 것이다.
“지난해 롯데백화점 부산 서면점과 잠실점에 팝업스토어를 열었었는데 매출이 꽤 잘나왔거든요. 덕분에 ‘올리브핫스터프’ 벤더로 합류할 수 있었어요. 처음에는 다른 벤더들이 내셔널 브랜드를 대상으로 하던 규모가 큰 회사들이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아무래도 ‘네임’이 상품 공급 속도가 빠르다보니 즉각적인 반응이 돌아오더라고요. 지금은 ‘올리브핫스터프’ 내에서 매출 2위를 차지할 정도랍니다.”
‘네임’이 소비자의 손을 많이 탈 수 있는 것은 한 때 전국 소매 상인을 대상으로 사입자 역할을 했던 박 대표의 경력 때문이다. 상권별로 잘 팔리는 옷을 공급하기 위해 연구를 거듭해온 결과 트렌드를 읽는 눈을 길러냈다.
동대문 도매 시장에 진입한 이후에는 디자인과 품질력을 경쟁력으로 앞세워 지속적으로 회사의 규모를 키워왔다. 디자인연구소를 두고 직접 원단과 디자인 개발을 하고 있으며, 이 연구소를 통해 트렌드를 분석하고 이를 적용한 상품은 1주일이면 매장에 진열하는 신속함을 갖췄다.
호응 속에 ‘네임’의 유통망은 현재 24개점으로 늘어났다. 바이어들에게서는 연일 단독으로 매장을 전개하자는 러브콜이 들어오지만 박 대표는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이미 철저한 준비 없이 제도권 유통망에 뛰어들었다가 씁쓸한 후퇴를 결정한 주변 상인들을 많이 봐온 터였다.
“회사 시스템을 갖추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아직은 다수의 점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노하우를 다져야하는 시점이거든요.”
박 대표는 롯데백화점 외에도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등에도 진출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최종 목표는 로드숍이다. 백화점은 브랜딩을 다지고 인지도를 제고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로 전개하고 효율은 로드숍에서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내년에 오픈하는 대구 직영점이 그 첫 번째 스텝이다.
“제 꿈에 국경은 없습니다. 향후 해외 전시회와 페어에 참가하는 등 글로벌 시장의 문을 계속 두드릴 계획입니다.”
최은시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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