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크무늬에 대해 알아가다 보니, 비단 타탄 체크뿐 아니라 얼마나 다양한 모직물과 면직물이 영국, 그 중에서도 스코틀랜드에서 시작되었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그만큼 영국의 양모 생산과 수요가 많았다는 의미일 것이다.
16세기말부터 영국은 모직물 공업이 발전하기 시작하면서 양털 수요가 폭증했다. 그러자 지주들은 땅을 목장으로 만들기 위해 그 땅에서 농사를 짓던 소작농들을 내보내게 된다.
자유로워진 농민들의 일부는 스코틀랜드의 하일랜드, 즉 고원의 초지에서 농사를 짓는 대신 양을 방목하고 키우는 양치기가 되었고, 대다수의 소작농들은 도시로 이동해 도시의 저렴한 임금 노동자의 조상이 된다. 값싼 노동력은 도시로 대량 유입되어 영국의 산업화를 촉진시켰다.
즉, 하일랜드(Highlands)가 양을 키워 그 재료를 공급하던 곳이었다면, 로우랜드(Lowlands)는 그러한 양모를 가지고 공장에서 직물을 짜던 곳이었다. 이러한 배경을 토대로 다양한 패턴을 넣은 모직물이 영국에서 발달할 수 있었다. 물론 모든 체크 무늬가 영국에서 만들어지게 된 것은 아니다.
드 피나(De Pinna)는 알프레드 드 피나에 의해 1885년 설립된 고급 남성복과 여성복 의류회사였다. 영국 출신인 드 피나는 미국을 기반으로 활동했으며, 은퇴 후 2세대인 그의 아들이 회사를 물려받게 된다. 드 피나의 1933년 봄 남성복 컬렉션에서 하운드 투스 체크를 선보이게 된 것이 하운드 투스 체크의 기원이다.
하운드 투스라는 독특한 이름이 붙은 이 체크 패턴은 반복되는 형태가 사냥개의 이빨처럼 보인다는 데서 유래된 이름으로 바탕색과 반복 무늬, 두 종류의 색상이 사용되며, 경사에 밝은 색 네 줄과 어두운 색 네 줄을 교대로 배치해 짜이며, 그래서 사선의 동세를 갖는 무늬가 된다. 패턴이 아주 작을 때는 퍼피 투스(Puppy tooth)라고도 부른다.

한편 이 하운드 투스 체크 패턴이 일부 들어가는 체크로는 글렌 체크(Glen che ck)가 있다. 글렌 체크는 글렌 어콰트 체크(Glen Urquhart check)의 약칭으로, 스코틀랜드의 어콰트 협곡 근처에서 제직 된 체크이다. 작은 무늬와 큰 무늬를 섞어서 짜며 본래 청색과 백색의 주된 배색이었으나 오늘날에는 검정과 백색이 많이 쓰인다.
늙수그레한 아저씨의 신사복이나 점퍼에 주로 쓰였던 이미지의 글렌 체크와 하운드 투스 체크는 이제 디자이너들에 의해 크기와 색이 변형되어 젊은 감각으로 재탄생되어 사랑 받고 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2009 FW ‘알렉산더 맥퀸’이 선보였던 하운드 투스 체크가 새로 변해 날아가는 드레스는 결코 잊지 못할 명 장면으로 기억될 것이다.
고학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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